글로벌 OTT의 경기불황 해법 : 성공확률에 베팅하는 콘텐츠 IP 전략

글로벌 OTT의 경기불황 해법 : 성공확률에 베팅하는 콘텐츠 IP 전략

Jer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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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를 언급하는 모든 언론 기사에 ‘위기’ 라는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경기 불황기에 접어든 경제 상황에서 OTT들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가입자가 절대 ‘선’ 이었던 투자 가치는 이제 현금 흐름과 이익의 구조를 먼저 따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콘텐츠 투자를 줄이면 경쟁에서 도태

하지만 OTT 경쟁의 절대적 무기인 ‘콘텐츠’에 투입되는 투자를 줄이는 것은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되는 길이기 때문에 OTT 들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넷플릭스가 지난 4월 20만 가입자 손실을 발표한뒤  애니메이션 제작 중단과 450명 직원 해고가 있었는데요, 지난 주 미국의 빅2 미디어 기업 중 하나인 워너-디스커버리가 HBO MAX가 북유럽과 중부 유럽에서 제작하고 있던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HBO MAX 유럽 제작 중단

HBO MAX가 스웨덴 등 일부 국가에서 제작을 시도하던 오리지널 방식은 넷플릭스의 ‘글로컬’ 전략 즉 로컬에서 제작하여 현지 국가 및 글로벌에 동시 활용하는 전략을 따라하는 것이었는데요, 중단 의사결정은 새로운 콘텐츠 투자 기준 마련을 위한 일보 후퇴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경기불황기에 싼 가격으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경제적 서비스중 하나인 OTT는 그야말로 무한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죠. 누구도 콘텐츠 투자를 줄인다면 가입자 손실로 이어지는 벼랑 끝에 서 있습니다.

OTT들은 투자를 줄이지 않으면서,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향의 콘텐츠 전략을 짤 수 밖에 없습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즌 2 취소율 상승

재미있는 수치를 볼까요?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모든 작품은 시즌2로 제작되지 않습니다. 2019년 평균적으로 시즌2로 넘어가는 비율이 67% 였습니다. 그런데 2022년에 조사한 바로는 아래와 같이 42%로 줄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즌 2 취소율 / 출처 : What's on Netflix

프랜차이즈 IP 발굴을 지향하는 넷플릭스가 실제로 갱신 비율이 감소했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IP 발굴이 어렵다는 증거입니다.

특히 넷플릭스는 오리지널을 외부 플랫폼에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가입자 모객이나 유지에 기여하지 못하는 콘텐츠는 가치 없이 퇴출 되는 것이죠.

블록버스터 IP 를 OTT 경쟁에 활용

이와 달리 디즈니+, HBO MAX, 아마존 등 경쟁 OTT들은 영화와 레거시 TV에서 살아남은 블록버스터 IP 들을 OTT에 투입하여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해왔습니다.

특히 디즈니는 스타워즈의 ‘스카이워커’ 사가(saga)가 2019년 ‘라이브오브 스카이워커’를 끝으로 극장에서 종료한 시점부터 아예 스타워즈의 스핀오프 스토리를 디즈니+를 통해 풀어가고 있습니다. 만달로리안을 시작으로 오비완케노비에 이르기까지 극장을 통하지 않으면서도 OTT을 시작점으로 IP를 키우고 있는것이죠.

HBO MAX는 HBO가 만들어낸 TV 시리즈의 신화 ‘왕좌의게임’의 연결 작품은 ‘HOUSE OF DRAGON’을 HBO MAX용으로 제작 중이죠. 아마존은 인수가 마무리된 MGM이 보유한 프랜차이즈 IP를 OTT용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007을 TV에서 시리즈로 만날 수 있습니다.

경기불황기에 스트리머들은 시청자들에게 익숙하고, 막강한 팬들을 보유한 프랜차이즈 IP에 의존하는 방법이 안정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에버그린 콘텐츠와 프랜차이즈 IP가 부족한 넷플릭스

아래 표에서 보는것과 같이 넷플릭스는 고품질 측면에서 경쟁사들을 앞질러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는 양적 측면은 토종OTT들에 뒤져있고 질은 높습니다)

출처 : Reelgood

양적으로도 아마존과 훌루와 유사합니다. 하지만 미국 시장만 놓고보면 넷플릭스의 약점은 프렌즈, NCSI 와 같은 구작등 꾸준히 시청자들의 시간을 장악하고 있는 ‘에버그린’ 콘텐츠 수가 적고 강력한 프랜차이즈 IP가 경쟁사들에 비해 부족합니다.

현재 넷플릭스는 구독자를 늘리는 마케팅 보다 지키는 마케팅도 중요한데요, 이미 팬층을 확보하여 수요가 집중된 콘텐츠에 보더 더 투자를 늘리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점에서 넷플릭스도 오징어게임, 기묘한 이야기등 흥행이 검증된 IP에 보다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프랜차이즈 IP 의존은 창의성 부족

이렇게 모든 OTT들이 위험이 적은 검증된 콘텐츠에 집중하는 전략을 비판하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특히 디즈니의 프랜차이즈 전략을 ‘재활용 사업’으로 비꼬기도 하는데요, 이런 IP 전략은 결국 디즈니의 창의성 고갈을 가져와 장기적으로 ‘독’이 된다는 비판입니다.

디즈니의 위기 : 리더쉽 부재, 창의성 증발 그리고 느린 거북이
디즈니가 위기라고? 제가 내린 결론은 아닙니다. ‘디즈니’의 위기라는 주제로 4부에 걸쳐 긴 분석 을 게재한 금융 전문 미디어BENZINGA의 아티클입니다. 저는 작년에 시중에 출판한 <디즈니플러스와 대한민국 OTT 전쟁> 에서 미디어 제국 디즈니의 기업사를 정리한 바 있는데요, 이 분석 기사를 보면서 디즈니의 역사는 되풀이 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OTT의 치열한 경쟁과 글로벌 확장을 위해 매년 10% 이상 콘텐츠 투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출처 : Variety VIP+

넷플릭스는 레거시 미디어의 투자까지 포함된 비교에서도 3위를 하고 OTT 단독으로는 당연히 가장 높은 베팅을 하고 있죠.

콘텐츠 투자는 늘지만 사용처가 많은 넷플릭스

그런데 레거시 미디어들이 자신들의 구작 콘텐츠 확보에 들어가는 비용이 낮은 대신 넷플릭스는 라이브러리를 확보하는데 돈이 들어갑니다. 특히 디즈니, NBCU, 워너 등 경쟁사들이 자신들의 콘텐츠를 수거해 가면서 소니와의 독점 계약 등 콘 돈을 쓰고 있죠. 거기다가 2022년 말부터 시작되는 광고 지원 상품을 위해 별도의 라인센싱 계약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투입되는 돈도 같은 보따리에서 풀게 되죠. 즉 그만큼 오리지널 투자는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창의적 아이디어의 베팅은 지속되어야..

결국 넷플릭스의 투자 우선 순위도 프랜차이즈 확장이 가능한 IP로 시즌을 이어갈 작품들을 찾게될 텐데요, ‘어세신크리드’ 처럼 게임 IP에서 확장된 새로운 시도들 그리고 K-콘텐츠 등 로컬의 새로운 IP 발굴에 이전 만큼 적극적으로 나서질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시청자들은 기존의 인기 작품을 리부트, 스핀오프, 속편 등으로 제작된 영화나 드라마들을 좋아합니다. 헐리우드와 미디어업계는 이 단맛에 익숙해져있고, 넷플릭스도 이 길로 가고 있는 것인데요, 새로운 아이디어에 투자가 감소한다면 OTT 산업의 활력도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창의적 아이디어에 베팅하는 투자가 줄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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