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 넷플릭스 영향력에 대한 불편한 시선

오징어게임 : 넷플릭스 영향력에 대한 불편한 시선

Jer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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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은 456억의 상금이 걸고 최후의 승자가 되기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데스 게임’ 이다. 넷플릭스 전세계 구독자를 매료 시키며 오징어게임은 미국 1위, 넷플릭스 진출 국가 83개국 중 66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오징어게임(감독 황동혁)은 넷플릭스 전세계 TV 프로그램 부문에서 3일 연속 1위를 거머쥐었다. 미국에서는 5일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스위트홈’이 미국 상위 10위 TV프로그램 부문 3위를 달성한 이후 한국 콘텐츠 사상 최고 기록이다.

한국의 드라마가 해외에서 호평을 받는 것에 대한 국내 유저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국뽕’ 이라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을 만큼 한국 드라마의 선전이 자랑스럽다.

미국 IMDB 사이트 유저 평점 통계로 8점대를 기록하는데 10대와 20대들의 평점이 높다. ‘틱톡’에는 달고나 뽑기와 총을 쏘는 클립을 이어 붙이는 영상 등 오징어게임 ‘밈’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쌓여가는 ‘넷플릭스 프리미엄’

이러한 해외 호평을 보며 유저들이 넷플릭스 미담을 쏟아낸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전파 역할은 일반인들에게 엄청난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이는 넷플릭스의 높은 충성도로 이어진다. 소위 ‘넷플릭스 프리미엄’이 쌓여가고 있다.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해 내고, 거기다가 한국의 상품을 해외에 널리 배포해주는 일 까지 담당해주니 이런 반응을 비판할 이유는 없다.

넷플릭스의 열광은 기존 미디어에 대한 반대급부적 반응이다. 기존 미디어에서 볼 수 없었던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2008년에 첫 구상한 오징어게임은 수년간 외면받아왔고 넷플릭스가 선택했음을 밝힌다. 그는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수위에 제약을 두지 않아서 창작자 입장에서 자유롭게 편안하게 작업했다” 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터뷰] ‘남한산성’ 황동혁 감독 ”모든 것을 걸고 쓰고 찍었다”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남한산성’은 조선 시대 병자호란 배경이다. ”사람들이 ‘다중이’ 아니냐고 그러는데, 나도 가끔 내가 이상하다(웃음). 내게 인간적인 지점과 차갑고 서늘한 지점이 둘 다 있는데, 나이 들면서 차갑고 서늘한 영화, 건조하지만 그 안에 끓는 지점이 있는 영화를 해보고 싶더라. . ”실제

혹시, 혹자는 그럼 왜 오징어게임을 한국의 지상파나, 케이블 등 다른 플랫폼들이 선택하지 않았냐고 물을 수 있다.


OTT 경제의 진실

2010년 미국에서 스트리밍을 시작한 넷플릭스는 “텔레비전의 종말” 을 자신들의 공격적 구호로 삼았다. 실리콘밸리의 작은 테크 기업의 이런 주장을 작은 프로덕션 수준으로 여겼던 미국의 미디어 산업은 ‘종말’ 은 아니더라도 ‘붕괴’의 수준을 맞이하였다.

기존의 텔레비전은 광고산업의 울타리에 가두어져 있다. 텔레비전 스스로 ‘관리된 환경’ 즉, 스스로 청정하다고 믿는 콘텐츠 제작 구역을 설정하였다. 프로그램의 시간 단위로 광고를 노출해야 하고 수많은 산업재의 광고들이 콘텐츠의 등급, 수위, 메시지 등과 연관되어 배치된다. 콘텐츠 시청 환경에 노출된 시청자의 영향을 고려하여 제작 규제를 만들었다. 담배피는 장면, 총기 등장, 살해 장면 등등 콘텐츠에 포함된 메시지들은 이러한 ‘관리된 환경’ 으로 통제되어 왔다.

넷플릭스의 수익은 고객이 지불하는 멤버쉽으로 발생한다. 콘텐츠 제작은 오로지 고객이 원하는 것, 고객의 넷플릭스 체류 시간을 늘리고 추가적 멤버쉽을 발생시키는데에만 몰입한다. 넷플릭스 뿐 아니라 경쟁 스트리밍의 등장으로 이들이 제작하는 콘텐츠들은 새로운 장르의 시리즈, 영화들로 자유로운 콘텐츠 실험이 이어졌다.

넷플릭스는 구독자가 늘어날수록 소위 ‘취향 집단’의 N 수를 늘려가고 이들로 부터 확보된 데이터로 장르성 콘텐츠를 무한히 증식시킬 수 있게 되었다.

OTT는 선택 매체로서 개인화를 장점으로 보편적 문화 인프라인 기존 텔레비전 매체의 영향권을 축소시켜 왔다. 스트리밍 서비스 총합의 이용 시간과 총 구독자 합이 미국의 케이블 전체 가입자의 수치를 넘보고 있다.

한국의 텔레비전은 미국의 그것 보다 표현의 자유도가 낮다. 하지만 유저들은 이미 문화의 인접 영역인 영화, 게임, 웹툰, 유투브, SNS등 각종 매체들로 부터 수준과 수위가 높은 콘텐츠들을 즐기고 있다. 오징어게임의 ‘즉결처분’ 총기 폭력도 주제를 강화하는 표현으로 큰 문제가 안될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콘텐츠에 내포된 폭력, 성, 자극적 언어들이 강해질수록 시청자들은 콘텐츠 표현에 점차 둔감해지고 오락은 더욱 극단화 된다. 규칙과 제도에 갇힌 기존 텔레비전은 점점 재미없는 매체로 전락한다.
그럼, 도대체 이게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Netflix Effect>를 논의해야할 때

넷플릭스가 텔레비전 산업을 붕괴시킬 첫번째 무기는 소위 ‘몰아보기(binge viewing)’ 라는 시청 방법의 혁신이었다.  이 기능이 오리지널 시리즈와 함께 등장하면서 유저들은 열광했다. 2017년 부터 미국에서는 소위 “Neflix Effect” 즉 넷플릭스가 사회와 이용자들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몰아보기로 인한 시청자의 피로도, 생활 일과의 불균형, 건강과의 상관관계들에 대해 연구하고 분석하는 일과 이로인한 시청자 경고등이 사회 단체들로 부터 시작되었다.

아울러 넷플릭스의 자극적 콘텐츠들이 청소년등 이용자들에 미칠 영향들이 문제제기 되어왔다. 2019년 경 “13 Reason why” 라는 청소년 자살을 소재로한 시리즈는 이 논쟁에 불을 붙였다. 고등학생의 자살과 그 동기를 밝혀가는 이 인기 시리즈가 실제 자살등 우울증에 빠진 미국 고등학생들에에 악영향을 주어 자살율 상승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언론의 지적과 사회 단체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2017년 첫 시리즈를 낸 넷플릭스는 2년뒤 시즌1의 주인공 자살 장면의 일부를 삭제 하는 등 사회적 문제제기로 스스로 자신들이 제작한 콘텐츠를 편집하기 까지 했다.

Netflix and Suicide: The Disturbing Example of “13 Reasons Why”
Many studies have linked portrayals of suicide in the media to increases in the suicide rate. Why did Netflix choose to ignore this?

*2019년 "13 reason why" 로 인한 사회적 이슈를 다룬 글

이처럼 다양성 뒤에 숨겨진 자극적 콘텐츠 소재들이 특정 집단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에 대한 경고는 미국, 영국, 아랍권 국가들에서도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되고 있다.

오징어게임은 한국의 고전 놀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계급사회의 인간의 도구화에 대한 저항 이라는 코드를 섞은 매우 오락적 작품이다. 누군가에게는 ‘승자독식’ 이라는 결론이 불편하다. 즉석에서 총기 살인되는 455명의 목숨이 심리적으로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한편으로 비판 받고 있는 여성혐오, 해외 이주자 비하 등 콘텐츠 안에 내포된 메시지의 수용 수준도 제각각이다. 이 콘텐츠를 수용하는 연령과 세대에 따라서는 시리즈 한편이 주는 영향은 클 수 밖에 없다. 미국 1위 를 넘어 전세계 1위도 가능한 시리즈 제작 역량을 보유한 ‘한국’ 이다. 사회적 담론으로 ‘Nefflix Effect’를 논의해야할 시점이다.

더욱 강해지는 VIP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으로 가장 득은 본 ‘자’ 누구일까? 오징어게임이 뜨자 제작사에 투자한 쇼박스와 배우 이정재가 속한 기획사의 지분을 가진 제작사의 주가가 2일동안 주식시장의 상한가를 울렸다. 시즌2의 골든벨을 얻은 황동혁 감독도 오징어게임으로 명성에 대해 다음 제작 수주를 마쳤다.


하지만 진정한 승자는 ‘넷플릭스’ 이다. 미국 시장 1위로 넷플릭스는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 한국 제작산업이 넷플릭스 등장으로 창작의 자유도에 기반한 산업 활성화 기회를 얻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 드라마 제작비의 수준은 미국의 30~40%에 불과하다. 글로벌 유통에 대한 댓가 까지 포함하여 웃돈을 주었다고 하더라도 낮은 비용으로 랭킹 1위를 만들었고 이로 인해 신규 구독자 상승 등 경제적 효과를 얻었다.

<9부작 오징어게임은 총 200억의 제작비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6부작 킹덤 300억, 10부작 스위트 홈 350억)>

넷플릭스가 한해 20조의 글로벌 콘텐츠 투자를 감행한다. 2021년 한해동안 한국에 5천5백 투자를 천명했는데 전체 투자의 3%에 불과하다. 그 수준으로도 수개국 1위를 이끌어내는 마케팅 효과를 보인다면 한국의 투자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한국에서의 OTT 지위 확대는 물론 글로벌 제작 전진기지로 두마리 토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가히 한국 미디어 제작 산업에 ‘VIP’ 이다. 슬프게도 토종 OTT들은 아직 넷플릭스와 동급의 플레이를 펼치기 어렵다. 지상파, 케이블 등 방송국 기반의 토종 OTT들은 오리지널을 제작할 때 넷플릭스 만큼 무한대의 표현 자유도를 가질 수 없다. 글로벌 유통 수익을 안정적으로 만들수 없기 때문에 이후에 모회사 방송국들에 방송이 가능한 수준으로 자기 통제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제작 산업의 선진화와 글로벌 유통 확대의 지원군 이라는 긍정적 역할에 대한 평가와 자사 플랫폼 강화에 필요한 저 비용 하청기지화 라는 부정적 평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물론 넷플릭스를 적극 활용하여 한국의 제작 역량을 펼치는 것은 논쟁과 상관없이 실천해야할 과업이다.

승자독식! 어쩐지 오징어게임의 은유가 미디어 산업에 던지는 울림 같기도 하다. 이제 그로 인한 사회적 영향을 심도깊게 고민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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