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구독 공유서비스 ] 계속 유지 가능한 사업일까?
바야흐로 OTT 멀티구독시대가 도래했다. 이용자들의 지갑도 동시에 가벼워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여러 OTT들의 구독을 타인과 공유하는 서비스는 매력적으로 보인다.
이 서비스는 비밀번호를 생면부지의 타인과 공유하고 중개 회사에게 신용카드로 자신의 몫 만큼을 매월 지불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모은다. N명의 유저들을 묶어 ‘파티룸’을 만드는 것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OTT의 구독을 공유하는 중개 서비스가 지속될 수 있을까?
약관은 가족 외 계정 공유를 불허
대표적으로 넷플릭스의 약관을 확인해보자. 가구 구성원 아닌 개인과 공유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아울러 명의도용에 대해 계정을 종료 또는 보류토록 정의한다.
다만, 이 약관은 개인을 대상으로 한 지침이고 중개자에 대한 규정은 없다.
최근의 구독 공유 서비스들은 동영상 OTT들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모두를 포함하고 있어서 해당 OTT들이 중개 사업자에게 문제제기를 한다면 법적으로 이슈가 될 수 있는 매우 허약한 위치에 있다.
넷플릭스 : 2016년엔 묵인, 2020년엔 차단 테스트 중
1등 OTT인 넷플릭스의 계정 및 비밀번호 공유에 대한 움직임을 따라가 보면, 결론적으로 ‘그냥 놔두는 것’ 이지 특정 조건이 되면 ‘차단 및 단속’ 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6년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이용자들의 계정 공유에 대해 아래와 같이 긍정적 발언을 했다. 이때가 한창 글로벌 확장을 펼칠 때 였기 때문에 '묵인'을 선택했다.
"우리는 소파에 2명이 앉던, 10명이 앉던, 넷플릭스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그것은 부정적인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것 입니다”
그러나 2021년 3월 넷플릭스는 가족이 아닌 경우 계정을 차단할 수 있는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이 테스트가 단속이 최종 목적이 아니며 낯선 타인이 계정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마치 해킹을 방지하려는 목적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매분기 실적 발표 때 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계정 차단 활동이 언제부터 구체화될 것인지에 대해 묻고 있다. 구독자 확보와 매출을 추가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이용자의 14%가 가족 외 계정 공유
그렇다면 이용자들은 넷플릭스의 계정을 얼만큼 공유하고 있는 것일까? 어느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넷플릭스도 소위 ‘단속’에 나설까?
2018년 CNBC 보도하면 밀레니얼 세대의 35%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비밀번호를 공유한다. 이는 X세대 가입자 19%, 베이비뭄 세대의 13% 보다 2배가 높은 수치이다.
2019년 조사결과로는 2019년 Vox 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넷플릭스 사용자의 14%가 가족 외의 가족 및 친구 계정을 사용하고 있다고 리서치 결과를 인용했다.
2019년 다른 조사결과로는 넷플릭스 이용자의 12%가 넷플릭스의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있으며 연간 5억 달러의 수익 손실이 난다고 보도하고 있다.
가족 외 계정 이용 차단의 고객 불편 요소 해결이 관건
넷플릭스가 3월에 비밀번호 계정 공유 차단에 대한 고객 테스트의 결과나 이후의 단계에 대해서는 아직 발표가 없다. 넷플릭스가 가장 염두에 두는 점은 가족이 아닌 타인의 접속을 차단할 방법으로 인한 고객 불편과 이로인한 추가적 고객 이탈을 우려한다. 특히 디즈니플러스 등 치열한 경쟁 상황을 고려한다면 쉬운 결정은 아니다.
위의 화면을 보면 가족이 아닌 상황을 체크하기 위한 위치 정보등을 활용하여 인증 과정을 거치기 될 것인데 프로세스의 복잡도에 대한 고객 불편도 분명하고 우회적 회피 방법 (타인이라도 인정 번호를 문자메시지 등으로 전달 가능) 도 존재한다. 결국 소비자 친화적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개인이 아닌 중개 사업자 불허는 전혀 다른 문제
하지만 넷플릭스 서비스 프로세스를 변경해서 가족이 아닌 타인이 계정 공유를 차단하려는 시도는 개인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계정 공유 사업은 이 단속과 무관하게 넷플릭스 등 OTT들이 현재 약관으로도 언제든지 법적 조치가 가능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공유 서비스들은 전체 OTT를 대상으로 하기때문에 넷플릭스 이외에도 이 문제를 이슈화 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억울할 수있다. “난 내 몫의 돈을 지불하고 있다” 고 주장할 수 있으니 말이다. 또 한가지 간과하고 있는 점이 있다. OTT들에게 콘텐츠를 공급하는 CP들도 이 문제에 대해 OTT플랫폼에 항의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점에서 OTT구독을 중개하는 사업은 그 자체로 확장과 지속이 가능한 가치 있는 사업이 아니다. N명의 이용자들을 모아 각자가 지불하는 가격의 일부를 수익화 하는 금융 서비스 라면 더욱 한계가 명확하다.
‘파티룸’ 이라는 명칭에서 보듯 중개 사업의 스타트업들은 이렇게 모아놓은 이용자들을 소셜TV (함께 시청하기) 등의 기능으로 발전 시켜 새로운 부가 가치를 만들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이용자의 이용료 쪼개기를 기반으로 한다면 지속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콘텐츠 가치 극대화에 위배되는가?
미디어 생태계는 근본적으로 OTT플랫폼이 정한 룰 안에서 콘텐츠 가치가 극대화 되기를 희망한다. 그 가치는 '콘텐츠 제값 받기'로 귀결된다.
지금 중개 사업자들이 펼치는 게임은 이 룰의 경계에 서 있다. 당분간 지속될 이 위험한 게임은 “OTT 멀티 구독 시대” 의 한 단면이다. 앞으로 어떻게 균형이 맞추어져 갈지 궁금하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