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프로 성공을 위한 OTT의 역할

비전프로 성공을 위한 OTT의 역할

Jeremy
Jeremy

최근 애플의 개발자 회의인 WWDC에서 발표된 MR(Mixed Reality)헤드셋 비전프로(Vision Pro) 가 화제입니다. 언론과 IT 전문가들은 3,500불의 가격에 놀라고 성공 가능성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애플만이 할 수 있는 일

행사에서 시제품의 실제 사용 후기들을 분석해보면 애플이 추구하는 ‘제품의 완결성’ 을 미리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현재의 리뷰들은 애플 애호가 중심이라는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우선 애플의 MR 헤드셋은 먼저 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Meta 와 다른 컨셉을 선 보였습니다. Meta의 MR헤드셋이 소셜(social)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면 애플은 공간 컴퓨팅 경험의 혁신을 추구합니다.

Meta의 MR헤드셋인 Quest(퀘스트) 보다 7배 비싼 비전프로는 무려 12개의 카메라와 6개의 라이다 센서, true depth 카메라, IR투광 조명기들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돈으로 발랐다!)

디스플레이는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 눈에 4K 디스플레이 (무려 2,300만 화소) 를 구현하는데 인터넷 페이지, 사진, 영화 등을 마치 가상 공간에서 입체적 해상도로 즐길 수 있습니다. 전세계 모든 VR 기기중 가장 좋은 해상도!

메타가 아바타 세계 안의 소셜 플랫폼을 새롭게 구축하려고 한다면 애플은 자신들의 생태계를 고스란히 연동합니다. 이 점 때문에 비전프로가 ‘새로울 것이 없다’는 혹평을 받기도 합니다.

비전프로의 시연들을 보면, 가장 놀라운 기능은 ‘사용성입니다. 별도의 핸드헬드 컨트롤러가 필요한 메타의 퀘스트 헤드셋과는 달리 손가락 만으로 가상 공간의 버튼들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애플 비전프로의 손가락 제스츄어 사용법

눈을 컨택 하는 순간 서비스가 열리고 닫힙니다.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다는 평)

Eye sight 로 불리우는 기능은 외부 사람들이 등장했을 때 가상 공간에 닫혀있던 이용자가 외부를 볼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공간 컴퓨팅! 기존의 모바일 컴퓨팅 환경을 가상 공간으로 옯긴다!

이 기본적 컨셉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마이크로스포트의 홀로렌즈 헤드셋이나 메타가 펼치는 메타버스도 결은 다르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같으니까요.

애플의 생태계에 빠져있는 사람들이라면 3,500불의 초기 가격을 지불하고라도 사무환경, 엔테터인먼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들을 비전프로에 연결하기 희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유저들이라면 당분간 지갑을 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지 않을까요?

제품의 단점으로는 높은 가격, 2시간 정도의 배터리 수명 그리고 머리에 긴 시간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의 무게를 꼽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비전프로는 기존 VR의 멀미 (사용자가 보고 있는것과 보기를 기대하는 것에 차이가 발생하여 나타나는 현상) 문제를 거의 해결했다고 합니다. (직접 사용하기 전에는 믿기 어렵겠죠)

휴대용 홈시어터

기존의 VR헤드셋, 메타의 퀘스트 에서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는 빠질 수 없는 핵심 서비스 입니다.

비전프로는 3,500불의 돈 값이 모두 영상 시청 경험 극대화에 쓰이는 것 같습니다. 이 헤드셋을 착용하고 집안, 비행기, 고속버스 등 언제 어디서나 나만의 홈시어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말이 주는 의미가 평범하다구요?

헤드셋을 착용하면 OTT 영상을 선택하면 화면의 크기를 최대 30m 까지 키울 수 있습니다. 가로길이로만 보면 용산 CGV 아이맥스 보다 조금 작은 수준입니다. 영상 해상도는 2,300만 화소 (왼쪽, 오른쪽 각각 1,150만 화소) 로 4K 픽셀보다 높습니다.

3,500불 가격에 거의 40%를 차지할 만큼 영상 시청 환경에 원가를 할당했습니다. 현재 VR 기기 중 해상도가 가장 좋은 소니 VR 보다 2배 높은 성능입니다.

비전프로를 쓰면 4K 영상의 해상도를 무손실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설레이지 않나요?

아울러 비전프로는 헤드셋의 안쪽의 디스플레이 패널은 소니의 OLDEDS , 외부의 패널은 LG의 OLED를 채택했는데요, 외부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부가 영상이나 각종 정보들을 표시합니다.

그야말로 초 극강 수준의 ‘휴대용 홈시어터’ 가 아닐 수 없습니다.

디즈니 파트너쉽

비전프로 발표에 디즈니의 CEO인 밥 아이거가 깜짝 등장하죠.

“세게에서 가장 혁신적 기술 회사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스토리텔링 회사의 파트너쉽으로 실생활의 마법을 선사하겠다” 는 포부를 밝힙니다.

디즈니플러스의 스타워즈 등 여러 영상들의 몰입형 시청 경험을 시연하고 만달로리안, 내셔널지오그래픽, ESPN 등의 프로모션 영상들을 보여줍니다.

특히 스포츠 콘텐츠를 각종 정보나 ‘함꼐 보기’ 등 양방향 시청 환경의 기대를 높였습니다.

디즈니가 자체 메타버스 사업부를 없애고 직원 50명을 해고하기도 했죠. 그럼 디즈니가 꿈꾸고 있는 메타버스는 비전프로를 통해 재탄생 하는 걸까요?

디즈니가 메타버스 조직을 없앤 이유
디즈니의 1차 해고가 단행되었습니다. 디즈니의 미래 전략을 직접 실행하고 있는 메타버스 조직 50명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디즈니는 55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세우고 전세계 디즈니 인력의 3%인 7천명을 구조조정키로 결정하였죠. 첫번째 칼날은 신규 사업 쪽으로 향했습니다. 메타버스 조직 전원 해고 통채로 정리된 조직의 명칭은 “Next Generation Storytelling & Consumer

영화관을 대체할 수 있다는 환상

헤드셋을 착용하는 순간 폐쇄적 공간을 제공하게 되는 이는 마치 영화가 시작되는 어두운 극장과 유사합니다. 그래서 기존의 VR기기들은 극장 공간의 디자인을 VR안에 옮겨놓고 영상을 상영하는 방식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해 왔습니다. 물론 3D 의 입체 영상은 기본!

2014년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한 이후 ‘VR로 더이상 영화관을 갈 필요 없다’ 는 기사를 보면 이런 기대를 알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VR이 극장 사업을 위협할 정도의 성숙도에 도달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뒤로 9년이 흘렀지만 극장을 위협하지 못합니다.  비전프로는 어떨까요?

초 극강의 화질과 극장 크기의 화면과 4K 무손실 영상의 압도적 화질로 ‘와우 효과(wow effect)’ 를 줄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MR헤드셋은 영상 애호가들의 일부를 매료 시키고 3,500불의 가격 장벽을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일부 전문가들을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화 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수록 디즈니와 같은 끈끈한 파트너쉽이 아니라면 비전프로에 적합 고화질 영상이나 최초 극장 상영 작품의 동시 개봉과 같은 홀드백 실험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들이 줄을 잇기는 어렵습니다. 미디어 생태계를 변화시킬 생산량이 뒷받침 되기 전까지는 말이죠

OTT는 충분조건

비전프로의 성공을 견인하는데 OTT는 필수조건이 아니라 충분 조건입니다.

흥미롭게도 비전프로가 성공하기 위해 ‘애플이 디즈니를 인수’ 해야한다는 주장이 다시 언급되기도 합니다.

Apple needs to buy Disney to make Vision Pro a success: Analyst
Apple should buy Disney as it looks to capture greater adoption of its Vision Pro headset, one media analyst says.

지난 4월 6일 필자의 분석도 같이 보시죠.

안티 메타버스, 비전프로

페이스북이 웹을 탐색하지 않는 가상 공간의 새로운 인터넷 세계를 꿈꾸며 메타버스의 이름으로 회사 이름 까지 바꾸었죠.

애플은 MR 헤드셋을 디지털 콘텐츠와 물리적 세계의 결합을 추구합니다. 이런 점에서 애플은 ‘메타버스’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애플의 MR헤드셋은 과거 모바일과 PC의 중간 디바이스로 아이패드를 만들었던 것 처럼 기존 디바이스의 비어있는 공간을 노리는것 같습니다. 애플의 디바이스와 플랫폼 생태계의 무한 확장!

과거 애플이 Lisa 라는 가정용 컴퓨터를 출시했을 1980년 당시 가격이 1만달러 였고, 첫번째 Mac PC는 2,500달러 였습니다. 내년 초에 출시하는 3,500달러 가격의 비전 프로가 대중화 단계로 가격을 낮추는네 5년~10년은 족히 걸릴 수 있죠.

2024년 초 출시되는 비전프로의 초기 시장은 튼튼하게 묶여 있는 애플 충성 고객들의 기반 위에 만들어지겠죠. 그 기반위에서 애플만의 우직한 혁신 문법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400만원 넘는데 살래! 필자는 200만원 밑으로 떨어지는 시점에 사겠습니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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