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토종 OTT의 숙제

[2022] 토종 OTT의 숙제

Jer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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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OTT는 꾸준히 성장 중

12월 1일 시장조사업체 닐슨미디어코리아가 주요 OTT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디즈니플러스는 11월 15일~21일 주간 이용자 기준, 넷플릭스는 1위로 471만 명, 웨이브 188만 명, 티빙 165만 명, 쿠팡 플레이 110만 명, 디즈니플러스는 5위로 101만을 기록했다. 아래표는 닐슨미디어코리아의 데이터 중, 안드로이드 이용 데이터를 가공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1위 수준은 지속되고 있고 쿠팡플레이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21년 한국의 OTT 시장에서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등 국내 OTT 들은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를 늘려왔다. OTT들의 각자 자기 특성에 맞게 차별화를 시도했다. 2021년 접어들어 국내 OTT들도 5년간 1조 이상의 투자를 발표하며 오리지널 제작 유통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사업의 성과로 유료 구독자, 방문자들이 증가했는데 특히 쿠팡플레이는 1월 대비 5배 가 넘게 성장했다.

토종OTT의 공통점 : 캡티브 마켓

토종 OTT들은 공통점이 있다. 웨이브는 통신사, 티빙은 포털 (네이버), 쿠팡플레이는 쿠팡 등 소위 든든한 ‘뒷배’가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 시장에서 통용되는 소위 “관련 계열 또는 제휴로 인한 내부 거래 구조” 로 통하는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 을 각각 형성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토종 OTT들은 상장사가 없기 때문에 내부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이렇게 ‘뒷배’로 인해 모집된 소위 무료 가입자의 크기는 웨이브, 티빙이 35%~4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플레이는 100% 에 가깝다)

이는 고객들이 직접 지불하는 OTT 시장이 형성된 미국의 미디어 환경과 큰 차이가 있다. 이런 한국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50%가 넘는 시장 점유 (OTT 월 방문자 또는 월 구독자 기준) 를 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OTT 정체성의 문제

캡티브 마켓을 각각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를 이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의 의견은 웨이브, 티빙 등 방송국들이 만든 OTT의 정체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방송국들이 만든 OTT는 넷플릭스 모델이 아니라 ‘훌루’ 모델에 가깝다.

국내 OTT 비교

외피는 구독형 모델로 넷플릭스를 지향하지만 내부를 들여다 보면 실시간 채널도 제공하고 80% 이상의 콘텐츠는 모체 방송국들의 재방영 VOD 플랫폼이다. 운명적으로 웨이브와 티빙은 지상파와 CJ ENM, JTBC 등이 보유한 드라마, 오락, 뉴스 등 전체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실시간 방송에서 놓친 프로그램을 VOD 로 시청하는 ‘캐치업(catch-up) TV’ 방식에 가깝다.

그런데 한국의 방송국들은 자사의 방송 프로그램들을 IPTV와 자사 OTT, 그리고 넷플릭스 등 외부 플랫폼에 다양한 방식으로 유통한다.  방송이 끝나고 1시간 이내에 IPTV에 유료 VOD와 월정액 VOD로 제공되고 지상파의 경우 1개월이 지나면 무료 VOD로도 제공된다. 그리고 동시에 웨이브, 티빙에 서비스한다.  그리고 일부 프로그램들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에도 공급한다.

TV방송국들의 VOD 유통 방식 

이렇게 시간순 그리고 계층적 매체로 서비스되는 방식은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 방송국들은 이런 다양한 유통 구조를 통해 모두 수익화를 꾀한다.

특히 IPTV에서 VOD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자신들의 OTT와 상품을 차별적으로 제공 중이다. TV의 SVOD 상품과 웨이브, 티빙의 가격이 다르고 OTT를 TV로 이용하려면 별도의 TV앱을 설치하고 돈을 따로 지불해야한다. 웨이브, 티빙 모두 추가로 돈을 내는 TV앱 이용 고객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고 추정한다.  웨이브와 티빙의 이용 확대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등과 견주어 동일한 상품 구조를 만들지 못하는 단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아래 KISDI의 분석 자료를 인용해 보면, 동일한 콘텐츠를 토종OTT와 넷플릭스에 제공했을 경우 넷플릭스의 이용 경험이 2배이상 높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의 레거시 방송국들의 의존도가 낮아진 미디어 환경에서 방송국들의 모든 영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토종 OTT가 우위에 서지 못한다. 오히려 전체 방송국 프로그램의 10%도 공급하고 있지 않지만 볼만한 방송국 영상들만 모아놓은 넷플릭스가 더 환영 받는다.

김두남(2021). 국내 OTT 서비스의 콘텐츠 제공현황 및 서비스. KISDI 연구보고서

웨이브, 티빙은 넷플릭스 보다 훌루에 가깝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방송국들의 캐치업TV 성격을 지닌 웨이브, 티빙은 미국의 ‘훌루’와 유사하다. 훌루는 2006년에 미국의 NBC, FOX, COMCAST 등 방송 진영에서 출발하여 현재는 디즈니의 서비스가 되었다.  훌루는 ABC, FX , NBC 등 방송국들의 프로그램들과 오리지널을 SVOD 그리고 실시간 채널을 제공한다.

훌루 상품 (SVOD 및 실시간 채널 상품)

훌루는 광고 모델로 출발해서 구독형 모델로 발전했고 실시간채널이 포함된 훌루LiveTV 상품도 가지고 있다. 전체 가입자는 4천만이 넘고 실시간 채널 상품 가입자도 400만에 육박한다. 훌루의 지향은 ‘넥스트 케이블TV’이다.

훌루의 정체성을 지키는 방안은 훌루를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의 독점성과 캐치업TV 라는 컨셉의 명확성 그리고 상품 다양성으로 이용 장벽을 낮추는 사용성의 장점에 있다.

2021년 가장 성장을 많이 한 OTT는 ‘쿠팡플레이’ 이다. 가장 적은 수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지만 쿠팡플레이는 자신들의 쇼핑 멤버쉽 회원들에게 적합한 방송 프로그램과 실시간 스포츠, 해외 콘텐츠 그리고 오리지널에 집중 투자했다. 선택과 집중이 돋보이는 사례이다.

웨이브, 티빙은 독점적 오리지널을 제작하고 20~30대 남여 타겟층에 부합하는 장르성 콘텐츠를 늘려가면서 컨셉을 강화 시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여전히 방송국들의 계층적 유통 전략 안에서 운신이 폭이 다소 제한적이다. 아울러 콘텐츠의 양이 많다는 점이 큰 강점으로 활용되지도 못하고 있다. 한국 OTT 플레이어들의 해지율이 조사된 바는 없지만 업계의 고충을 취합해보면 신규 인기 작품들로 이용자가 증가하더라도 이들을 지속 유지시키는 비율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다.  

토종 OTT의 목표는 무엇일까?

넷플릭스의 목표는 ‘텔레비전을 대체’ 하는 것이다. 그 전략을 뒤늦게 알아 챈 디즈니 등은 넷플릭스로 부터 자신들의 콘텐츠를 제거하고 스스로 OTT를 만들었다. 현재 한국방송국들의 OTT 전략은 무엇인가? 자신들의 레거시 방송국의 유통 다변화 플랫폼인가, 미래의 방송국으로서의 대안인가? 2022년 토종 OTT들은 OTT 정체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고민되어야할 실행 과제들은 여러가지가 가능하다.

  • 글로벌 OTT 와 방송 프로그램 유통 정책 : 라이선스 콘텐츠의 지속 여부
  • 토종 OTT의 상품과 IPTV VOD 상품 통합 : OTT 중심의 상품 일원화
  • TV 앱의 무료화 및 확대 : IPTV 안에 OTT 앱 제공
  • 토종 OTT의 컨셉 변화 : 선택과 집중의 문제

이런 관점으로 2022년 토종 OTT들의 변신을 기대해보자.

                                   jeremy797@gmail.com 로 다양한 의견을 피드백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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