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와 차터의 송출 분쟁 : 케이블TV가 사라질 위기

디즈니와 차터의 송출 분쟁 : 케이블TV가 사라질 위기

Jeremy
Jeremy

현재 미국에서는 2위 케이블TV 회사인 차터 커뮤니케이션즈와 디즈니의 송출 분쟁이 화제입니다.

디즈니 18개 채널 블랙아웃

최근 차터 커뮤니케이션즈는 ABC, ESPN 을 포함한 디즈니가 보유한 18개 방송 채널 전체의 송출을 중단(blackout)했습니다.

송출 중단 메시지

1,500만이 넘는 케이블TV 가입자의 25%는 항상 디즈니 채널 중 하나를 이용해 왔습니다. NFL, US 오픈 등 ABC, ESPN을 통한 실시간 스포츠 중계의 시청도 모두 막혔습니다.

(아래표 : 차터의 케이블 가입자 추이)

차터의 케이블TV를 이용하는 일부 가입자들은 플로리다 지방 법원에 계약 위반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한국에서는 IPTV와 지상파, 또는 CJ ENM등 방송 채널간의 채널 수신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블랙아웃’ 경고가 쏟아지기도 하지만 실제 방송이 중단 된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방송플랫폼과 방송채널간의 협상이 결렬되어 실제 블랙아웃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케이블TV 사업 중단 선언한 차터

그런데 이번 디즈니와 차터의 분쟁은 기존의 수신료 인상 이슈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차터 커뮤니케이션즈는 자신들의 “케이블TV 사업을 중단 할 수도 있다”는 폭탄 선언 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죠.

분쟁의 씨앗 : OTT 번들 요구

분쟁의 배경은 무엇일까요? 차터 커뮤니케이션즈는 디즈니의 18개 채널 계약에서 디즈니+, 훌루 등 OTT 서비스의 번들을 자유롭게 허락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차터의 케이블TV인 ‘Sprectrum’ 의 채널 티어 상품에 디즈니+, 훌루를 번들로 판매할 수 있어야 하고, 이것에 대한 댓가는 지불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이 주장에 대해 ’50 대 50’ 으로 옮고 그르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콘텐츠 제공자의 시각과 콘텐츠 유통 플랫폼의 시각은 극명하게 다르기 때문이죠.

차터는 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일까요?

무너진 유료방송 생태계

이례적으로 차터 커뮤니케이션즈는 송출 중단 이후 분쟁의 원인과 자신들의 사업 전략을 투자자들에게 알렸습니다. (산업 내 여론전을 펼치기 위한 용도입니다.)

아래 첫번째 장표를 보죠. “비디오 생태계는 무너졌다’

차터의 전략 보고서 인용

- 현재 케이블TV의 가치는 땅에 떨어졌다.

- 그 이유는 콘텐츠 제공자들이 넷플릭스에 콘텐츠 유통를 유통하면서 케이블TV의 차별성이 떨여졌고

- 콘텐츠 제작자들이 DTC 사업으로 독자 OTT플랫폼을 만들고 AVOD, FAST 등도 펼치면서 케이블TV의 패키징 유연성은 사라졌다

- 심지어 디즈니는 ESPN을 없애고 독립적 OTT 상품만 남기려고 한다

- 디즈니등 콘텐츠 기업들은 케이블TV 부터 번 돈으로 케이블TV 가치를 떨구는 사업을 펼치는 셈이다

두번째 장표를 볼까요.

차터의 전략 보고서 인용

- 어차피 케이블TV 사업의 이익 구조는 점차 훼손되고 있다.

- 2가지 대안 밖에 없다

1) OTT를 포함하는 케이블 번들링 상품으로 케이블TV 가치를 올려야 한다 (새로운 유통 모델의 길을 개척할 것이냐?)

2) 아니면 케이블TV 사업을 버리고 네트워크 (모바일, 인터넷) 사업만 하는게 타당하다 (전통적 비디오 사업에서 크게 벗어날 것이냐?)

가입자를 볼모로 한 양 진영의 대립은 케이블TV가 처한 위기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케이블 플랫폼의 돌파구는 콘텐츠 기업들이 만든 OTT를 무료 번들링 하는 전략입니다.

이러한 주장에 디즈니는 자신들이 케이블TV를 위해 독점 콘텐츠를 충분히 제작하고 있고 D2C인 OTT는 보완적 플랫폼 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자세 낮추기’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승자 없는 갈등 구조

이 분쟁은 두 진영 모두 손해입니다.

우선 차터의 1년 케이블TV 수익은 170억 달러입니다. 차터가 벌고 있는 전체 매출의 30% 입니다. 그런데 매년 -10~12% 씩 가입자 하락과 동시에 수익도 감소중입니다. 수익 감소분은 대략 20억 달러입니다.

디즈니는 차터로 부터 년간 22억 달러 수주의 수신료를 받습니다. 이 돈은 디즈니 방송 네트워크 부문 영업이익의 33% 수준입니다. 두 회사 모두 이 분쟁이 지속되면 큰 손해를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차터는 디즈니채널 송출 중단 이후 가입자들에게 15불의 크레딧을 제공하고 스포츠 채널 애호가들을 위해 FUBO TV등 스포츠 전문 OTT의 이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디즈니는 훌루LIVE TV, ESPN+ 등을 안내하며 맞불 작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실제로 차터가 케이블TV를 중단할 수 있을까요? 미국의 일부 언론들은 일부 지역 케이블TV들이 케이블TV 사업을 중지하고 유투브TV와 초고속 인터넷을 번들링한 사례를 들며 이 경로를 선택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합니다.

지난 4월 분석했던 rontier Communications 사례를 볼까요.

유투브TV가 케이블TV인 통신회사
구독자 여러분들은 댁에서 초고속인터넷을 가입할때 케이블TV나 IPTV를 번들 상품으로 가입하셨죠? 초고속인터넷만 가입도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은 유료방송 서비스를 약정 기간 동안 이용하게 됩니다. 이런 상품은 대부분 국가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판매됩니다. 유투브TV와 인터넷 번들 최근 미국의 통신회사인 Frontier Communications 는 가상 유료방송 (VMVPD) 로 분류하는 유투브TV를 케이블TV 대신 초고속인터넷에 번들로 판매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차터와 디즈니의 분쟁은 어떤 결과가 도출되더라도 WBD, NBCU, FOX 등 타 방송채널 사업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분쟁이 장기화 되면 차터의 케이블TV 가입자들이 이탈하여 코드커팅은 더욱 가속화 됩니다. 차터가 승리하여 OTT와 케이블 채널 번들이 제공되더라도 콘텐츠 기업들에게 발생하는 추가 수익은 낮습니다. 이 분쟁에서 디즈니가 승리하는 그림은 기존 계약을 유지하는 수준입니다.

‘기존 사업 철수’라는  배수진을 친 차터의 버티기와 현금이 고갈되어 가는 디즈니의 읍소 전략이 어떻게 타결될지 주목됩니다. 케이블TV (IPTV)의 미래는 암울합니까?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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