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과 어린이시청

오징어게임과 어린이시청

Jeremy
Jeremy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오겜 열풍 뒤에 묻혀 있는 몇가지 문제가 있다. “오겜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라는 주제가 그중 하나이다.

아이들의 오징어게임 모방 : 구타 및 폭력

미국, 호주, 벨기에, 영국등 일부 국가에서는 아이들의 오겜 시청을 중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이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게임을 재현하여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노출되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한다. 벨기에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유사한 게임을 하며 패자를 구타하는 사건이 실제 발생했다.

지역 의회가 권고안을 만들거나,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학부모들에게 편지를 전달하며 학생들이 부모 모르게 이 프로그램에 접근하고 시청 할 수도 있으므로 확실하게 접근 금지가 가능한 넷플릭스 설정을 이용하라고 까지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한국에서 만큼은 이런 담론이 논의되고 있지 못하다. CNN뉴스를 전달하며 ‘이런 문제가 있더라’는 식의 보도가 이어졌다.

오징어게임의 종주국 으로서 이런 문제가 뭐 대수 이겠느냐는 ‘대세론’에 묻혀버린 느낌이다.


그러나 원래 미디어의 콘텐츠는 이 정도의 부작용은 늘 가지고 있다고 ‘쿨’하게 넘어갈 문제일까? 비 영어권 콘텐츠로 K-드라마가 전세계를 장악했으니 영어권 국가들의 시기와 질투가 아이들의 시청 문제로 나타난 것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주제일까?

방송과 다른 OTT 의 특수성

일반적으로 콘텐츠에 포함된 폭력적, 선정적 표현이나 장면이 아이들의 정서와 일상적인 모방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미디어 산업이 태동한 이래 콘텐츠가 인간 내면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과 고민들은 지속해왔다. 그리고 이런 고민들은 방송, 영화 등 기존의 미디어 질서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되어 왔다.

하지만 방송과 달리 OTT는 창작의 한계가 없다. 최소한의 연령 시청 등급 이외에 콘텐츠 내용과 표현은 플랫폼 자율성에 맡긴다. 그리고 개인의 다양성에 의해 선택 받는다.

사실 오징어게임은 시청자 등급으로 보면 아이들이 독자로 시청할 수 없다. OTT플랫폼들도 연령 등급이 정해지면 각종 차단 기능을 통해 아이들의 접근을 방지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OTT 콘텐츠의 전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오징어게임을 어떻게 접하는 것일까?

청소년들과 아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겜을 광범위하게 접하고 있다. 유투브와 틱톡을 통해 재생산되는 오겜 콘텐츠를 접하며 이들의 인식이 확장되고 있다. 12세 미만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설계된 유투브키즈의 인기 채널에는 오징어 게임 트렌드를 자신들의 트래픽 장사에 활용하고 있다. 로블록스의 비디오 게임에 오징어 게임을 소재로한 수백개의 채널이 있다. 틱톡에는 수천개의 오겜 ‘밈’들이 즐비하다.

성인들은 오겜을 TV를 통해 모두 시청한 뒤 자신들의 감정, 지식들을 틱톡등을 통해 발산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콘텐츠의 내용을 모두 이해하지 못한 채 틱톡의 재미위주 ‘밈’에 반응한다. 아울러 모방 행위로 이어지는 빈도가 성인 보다 높다.

최근에 틱톡의 #honeycombchallenge 영상을 보며 달고나를 집에서 만들던 외국의 초등학생이 심한 화상을 입었다는 기사도 타전되었다.

@bakersmanncookies Reply to @speedrundeeznuts4life This is a traditional candy in Korea called Dalgona. But honeycomb is used in different cultures! #squidgame #squidgamenetflix ♬ Nami - Osoku

(틱톡의 이런 영상이 유해함을 담고 있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아이의 건강에 심각한 손상을 준것은 사실이다.)

틱톡 달고나 영상 재현 후 3도 화상 입은 모습 (호주 시드니)

톡톡의 공식 연령 요건은 13세이다. 아울러 13세~15세의 아이들에게는 계정 자체가 비공개로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13세 미만의 아이들이 틱톡에 접근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로블록스나 유투브도 마찬가지이다. 성인용 미디어가 어린이들도 쉽게 접할 수 밖에 없는 소셜 미디어에 얼마나 쉽게 스며들 수 있는지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시청자 스스로 콘텐츠 재생산

넷플릭스등 플랫폼의 개입이나 지원 없이도 시청자 스스로 콘텐츠를 재생산 해 냄으로써 그것이 역으로 다양한 연령층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 소비 환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오징어게임을 모방하여 폭력성이 아이들에게 내재화될 것을 우려하는 학부모와 학교 등의 지적은 전세계적인 현상일 수 밖에 없다. 이 문제의 중심에 원천 콘텐츠를 배포한 넷플릭스등 OTT와 거대한 전파자 소셜미디어가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얼마전 미국의 상원의회 청문에서 틱톡, 스냅챗, 유투브가 줄줄이 소환되었다. 어린이들의 콘텐츠에 대한 유해성, 그리고 알고리즘 차단 방법, 청소년 개인정보의 미사용이슈등이 논의되었다. 각 국의 이런 노력들은 최소한의 방어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페북 이어 틱톡·유튜브 등도 청소년 유해 논란
공공정책 관련 임원들 상원 청문회 출석의회, 젊은층 피해 사례 언급하며 질타“마약·폭력 등 부적절 콘텐츠로 끌어들여”페이스북 저커버그에도 출석


오징어게임의 등급에 관해 재미있는 데이터가 있다. 미국의 commonsensemedia 에는 이용자들이 책정한 오징어게임의 등급을 볼 수 있다. 이 데이터를 보면 성인들이 메긴 점수 (+16세) 와 아이들이 준 점수 (+14세) 에 2세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성인들의 생각보다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콘텐츠 이해와 판단력이 어리지 않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OTT 환경에서 부모의 역할 중요

폭력성과 어린이들의 모방성에 관한 각 국가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여러 사이트를 찾던 중 캐나다의 매체의 의견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판단에 여기에 소개한다.

Thinking of watching Netflix’s Squid Game? Here’s what you should know | CBC Kids News
Thinking of watching the Korean thriller Squid Game on Netflix? It’s a show for adults, but experts say some kids might be able to handle it.


오징어게임의 시청을 아무리 막아도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 전달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성인들이 판단 하는 것 보다 10대의 청소년들은 드라마의 허구와 현실을 구분하고 오징어게임의 폭력이 과장 되었다고 인지할 수 있다. 다만, 동조 의식이 강한 어린들의 경우 성인들이 콘텐츠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 예를들면 1회를 같이 보고 함께 생각을 나누어 볼것을 권유한다.

개인 매체인 OTT 시청 환경에서 아이 까지 배려해가며 콘텐츠를 시청해야 하냐구? 그건 여러분의 몫이다. 아이들도 ‘안보면 소외’ 되는 어른들과 똑 같은 미디어 환경에 살고 있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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