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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슨] 구시대 '패널방식 TV시청률' 폐지의 이유
TV 시청률 조사 회사인 닐슨은 최근 미국에서 패널 기반의 기존 TV 시청률 조사를 2025년 4분기 부터 중단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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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TV시청률 조사 방식 폐지
닐슨의 패널 방식 TV 시청률 조사 방식은 수십년 동안 기존 TV 산업을 지켜왔습니다. 아날로그 방식의 TV에도 시청자 중 패널을 선정하고 TV에 피플미터기를 설치하여 채널을 전환할 때 마다 가족 구성원별로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이 조사방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광고주들은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광고 집행을 위해 콘텐츠별 기준을 설정하고 광고비 책정에 활용해 왔습니다.
닐슨은 고전적 패널 방식을 폐지 하는 대신 빅데이터와 패널을 혼용하는 방식의 새로운 조사 방법을 도입합니다. 닐슨은 최근 미국의 미디어 측정 인증 기관인 MRC (Media Rating Council)로 부터 ‘빅데이터 + 패널’ 방식의 조사 방법을 인증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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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 통한 데이터 수집
이 빅데이터+패널의 하이브리드 방식의 조사방법은 미국에서 대략 7,500만개 수준의 셋톱박스와 4,500만가구의 스마트TV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이를 위해 닐슨은 컴캐스트, Dish, DirecTV (셋톱박스), 로쿠, VIZIO (스마트TV) 등과 파트너쉽을 맺었고 아마존, 넷플릭스 등과도 데이터 수집을 위한 제휴를 체결했습니다.
TV시청률 조사를 지배해 왔던 닐슨이 고전적 조사방법을 폐지한것은 미디어 환경의 변화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스트리밍으로 이동하면서 기존 TV시청률은 시청자들의 행태를 반영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스트리밍 이용 데이터 필요
수년 동안 스마트TV 생태계는 자체적인 TV 데이터들을 고도화된 기술 (음성 인식이 활용된 ACR 방식 등)을 활용하여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iSpot, VideoAmp, comscore 등 CTV 진영의 TV 시청률 조사 회사들이 닐슨의 경쟁자로 등장하였습니다. 기존 레거시 미디어 진영은 자사가 만든 OTT 플랫폼, FAST 등이 CTV를 통해 노출되고 새로운 광고 상품의 미디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새로운 조사회사들과 협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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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파라마운트글로벌은 닐슨과의 시청 데이터 구매 계약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파라마운트는 닐슨 대신 VideoAmp 데이터를 활용키로 결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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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슨은 여전히 TV 데이터 측정 분야에서 독보적 존재입니다. CTV 데이터를 TV 시청률에 통합하는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만들고 있습니다.
CTV 데이터 인정 필요
레거시 미디어를 지탱하는 수익 모델인 TV 광고는 레거시미디어와 스트리밍를 분리하여 작동해왔습니다. 특히 시청자들의 시청 행태는 기존 TV에서 CTV로 점차 이동하고 있지만 스트리밍 시청률의 데이터는 다소 분산되어 활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분석을 보면 더욱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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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청 시간을 기준으로 보면 스트리밍이 중심인 CTV가 45.8%를 차지합니다. 2024년 미국의 TV 광고의 총 지출은 880억 달러 인데, 이중 67.5%가 기존 레거시 TV 채널을 통해 발생하고 32.5%가 CTV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2023년 기존 TV와 CTV의 점유 비율이 71% vs 29% 였던 것과 비교하면 CTV가 점유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물론 CTV의 데이터에는 광고가 포함되지 않는 스트리밍의 시청 시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Antenna 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기준, SVOD 전체 구독의 38% 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위의 데이터로 보면, 레거시 TV 광고를 시청한 비율로 보면 86.9% 로 CTV 에 비해 매우 높습니다. 이는 레거시 미디어의 특성 떄문인데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기존 TV의 시청자들이 같은 광고를 계속 시청하는 높은 빈도를 반영합니다.
점차 증가하고 있는 스트리밍 시청률과 감소하고 있는 레거시미디어의 시청 시간과 시청자의 수를 감안하면 CTV의 광고 지출이 다소 공평하게 인정 받고 있지 못한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레거시미디어와 CTV 데이터 통합
닐슨이 레거시미디어와 CTV를 통합하는 시청률을 정리하게 되면 TV 광고 시장에는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레거시 미디어와 스트리밍 분야가 각각 다른 데이터 기준으로 분산되어 있는 환경을 통합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잇점입니다.
다만, 닐슨의 지위는 예전 처럼 독점적이지 않습니다. CTV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여러 데이터 전문 회사들의 위협은 지속되고 있고 로쿠, 디즈니, 넷플릭스 등 스트리머들이 직접 데이터 플랫폼을 만들어 데이터 전문회사들을 중개하려는 움직임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개최된 2025 CES에서 디즈니는 ‘Disney Compass’ 라는 광고 데이터 관리 및 분석 플랫폼을 발표했습니다. 스트리밍 회사들 스스로 광고 데이터 플랫폼을 AI 기반으로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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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훌루, ESPN+ 를 통해 월간 광고 시청자가 1억 5,700만에 달하는 상황에서 광고주들이 직접 ‘Disney Compass’에 접근해서 실시간 스포츠 중계 광고에 입찰할 수 있고 광고 캠페인 성과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Disney Compass’는 VideoAmp등 외부의 데이터 전문 회사들의 데이터를 호출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TV 시청률을 대표하는 닐슨이 레거시한 조사방법을 탈피함으로써 레거시 TV와 스트리밍 중심의 CTV는 TV 광고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맞이했습니다.
OTT 분야에서 투명한 데이터 기준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 미디어 시장과 비교하면 매우 진일보한 변화입니다. 한국의 미디어 업계도 이런 글로벌 현장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