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터-디즈니 분쟁 타결 : 유료방송과 OTT 번들 탄생
차터와 디즈니의 블랙아웃이 해결되었습니다. 유료방송 사업 자체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선언한 미국 2위 케이블TV 플랫폼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 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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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가입자에 디즈니+ 무료 제공
차터가 운영하는 케이블TV인 스펙트럼(Spectrum) 의 특정 상품 (TV Select 요금제) 가입자는 7.99불인 디즈니+ 광고상품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TV Select Plus 가입자는 ESPN+ 도 무료입니다. (컴캐스트가 자사의 OTT인 피콕을 일부 상품에 무료 제공한 사례는 있었지만 타사와의 거래는 최초 입니다.)
디즈니가 OTT에만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하여 기존 케이블TV 채널 티어 상품의 가치가 낮아졌기때문에 디즈니+ 등 OTT를 무료로 패키징 해달라는 차터의 요구가 수용된 것입니다.
디즈니 쥬니어 등 채널 송출 중지의 댓가
협상의 이면을 보면 특이하게도 디즈니가 차터에 공급한 전체 19개 채널 중에서 Disney Junior, Baby TV, Freeform, Nat Geo Wild 등 8개 채널의 송출은 중지되었습니다.
두 회사는 일부 채널의 송출 중지로 얻은 채널 수신료가 디즈니+ 광고 상품의 도매 댓가로 전환되었습니다. 비 인기 채널을 줄여 OTT 번들을 만든 것이죠.
차터와 디즈니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이 딜이 성사되었습니다.
디즈니+의 광고 수익 vs 코드커터 감소
차터의 전체 1500만 가입자 중 TV Select 상품 950만이 디즈니+ 광고 상품을 무료로 이용하게 됩니다.
초고속인터넷과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번들로 판매한 사례는 많았지만 이렇게 케이블TV 채널 상품과 OTT 묶음은 최초의 시도입니다. 디즈니가 ESPN+ 독립 OTT를 출시하더라도 무료 번들은 계속됩니다. 리니어TV의 마지막 보루인 스포츠 콘텐츠가 점차 감소해도 차터의 가입자들은 ESPN+를 무료 시청할 수 있습니다.
Omdia의 분석에 의하면 2015년에는 가정의 82%가 유료TV를 단독으로 사용하고 있었지만 2022년는 38%로 감소했고 2028년에는 27%로 감소한다고 예측합니다.
차터의 스트리밍 번들 상품은 코드커팅을 막아낼 ‘구원투수’ 입니다.
디즈니는 자신들의 방송 채널 40%를 2위 케이블TV에서 스스로 제외 시키는 결정까지 합니다. 미국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에 의하면 차터로 부터 벌어들이는 제휴 수익의 11%를 차지합니다. (대략 2억불)
이 돈은 디즈니+ 공급 댓가로 변경되었고 특히 디즈니+의 광고 상품이 패키징 되었고 광고 수익은 100% 디즈니의 금고로 향합니다. 애널리스트들은 4억불 수준의 추가 광고 수익을 기대합니다. 8개 채널을 삭제했지만 전체 수익은 증가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그리고 차터의 전체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디즈니+, 훌루 번들 상품도 가입시킬 수 있습니다. 케이블TV가 OTT의 마케팅 채널이 됩니다. 리니어TV와 스트리밍의 결합력이 높아지는 것이죠.
다른 스트리머들로 확산 가능
차터와 디즈니 중 누가 더 유리한 협상을 한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차터와 디즈니의 스트리밍 번들 거래가 MAX, 파라마운트+ 등 다른 미디어기업들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차터의 스트리밍 번들로 방송 채널 갯수가 케이블TV의 경쟁력 이었던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합니다. 일부 채널을 버리고 스트리밍 이용권이 케이블TV의 계약 기간을 사수하는데 활용됩니다.
디즈니는 순식간에 수백만명을 잃어버린 8개 방송 채널이 훌루나 VMVPD 등에 서비스 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ABC 주력 채널들도 매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고려해본다면 방송채널 전략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료방송과 OTT 번들 상품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5월 말까지 디즈니+ 가입자 3명 중 1명은 광고 상품 가입자 이고, 피콕, 훌루 등 다른 스트리머들 보다 뒤쳐져 있습니다.
디즈니+는 광고 상품의 확산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차터는 케이블TV 시청자들에게 디즈니+ 이용 경로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코드커터가 감소하게 될까요?
전세계 유료방송에도 전파 가능
차터의 초 강수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유료방송 플랫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이미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를 IPTV 셋톱박스에 품었지만 티빙, 웨이브 등 방송 채널을 공급하는 미디어기업들의 OTT는 IPTV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 방송채널 수신료를 통신회사들로 부터 받을 수 있는데 OTT를 공급할 이유는 없겠죠.
넷플릭스, 디즈니+를 IPTV 채널 상품에 무료 패키징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댓가를 통신회사가 고스란히 떠 안아야 하기 때문에 출혈이 너무 큽니다.
특히 통신회사들은 IPTV 방송 채널 시청을 활용하여 홈쇼핑 수수료를 챙길 수 있기 때문에 국내 OTT 제휴에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다만 IPTV와 스트리밍 번들은 웨이브, 티빙 등 국내 방송 채널 사업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차터와 디즈니의 번들 상품! 한국에는 누가 먼저 시도하게 될까요?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