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Insight] 미디어제국 '워너-디스커버리' 탄생
구독자 여러분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라는 거대 미디어제국이 본격 출범 하였습니다. 이들이 만들어낼 통합 OTT도 조만간 한국에 상륙할 텐데요. 글로벌에서 90%의 구독자를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 소식을 포함하여 국내 티빙과 시즌의 통합설 등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았습니다.
1.워너-디스커버리 탄생 : AT&T의 실패와 과제
합병이 발표된 후 11개월 만에 미국의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 절차가 완료되었습니다.
법인 명은 <Warner Bros Discovery> 로 이들의 포트폴리오에는 Discovery Channel, , CNN, HBO, Cartoon Network 등 24개의 케이블 네트워크, 영화 부문인 Warner Bros. Entertainment 그리고 OTT인 Discovery+ HBO Max, CNN+ 등이 포함됩니다. 4월 11일 부터 종목코드 'WBD" 로 나스닥에서 거래됩니다.
합병 법인인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의 합산 매출 규모는 498억에 이릅니다. 디즈니의 년간 매출이 674억, 파라마운트 매출 286억을 비교해보면 미국에서 2번째로 큰 미디어제국입니다. 디즈니의 총 매출 중에서 테마파크와 리조트 매출을 제외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만 비교하면 규모는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번 합병은 전세계적인 OTT 경쟁의 거대한 물결 위에 탄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선 워너미디어를 소유했던 통신회사 AT&T의 관점에서 보겠습니다. AT&T는 워너미디어를 떼어냄으로써 미디어 자산을 모두 정리했지요. 수년간 네트워크 울타리 안에서 미디어를 성장동력으로 키우고자 했던 전략이 이제 ‘완전 폐기’ 되었다는 점입니다. 5G 투자 등 네트워크 본질에 충실하겠다고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 인수했던 DirecTV 마저 매각함으로써 미디어 플랫폼 접점도 축소되었지요. 통신과 미디어의 시너지는 실패했습니다.
이 점은 앞으로도 평가할 측면에 많아보이는데요, OTT 월드로 진입한 미디어 산업의 변화에 통신회사의 투자여력이 버티지 못한 경영상 측면이 컷지만 무엇보다 통신회사의 이용자 가치가 미디어 접점으로 확산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요? 왜냐하면 아마존의 커머스 사업 강화를 위해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여 성공한 그 이면에는 ‘이용자 가치’가 만들어 졌기 때문인데요, 통신회사는 왜 이 가치를 못 만들어 냈을까요? 이는 국내 통신회사도 KT와 티빙의 통합 추진을 보면 유사한 흐름으로 가는거 같습니다.
합병 미디어 기업은 영화, 드라마, 뉴스, 다큐멘터리, 라이프스타일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는 강력한 브랜드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보도자료에는 “세계에서 가장 차별화된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거느리게 되었다는 자평은 틀린 말이 아니지요.
합병 법인은 기존의 영화, 케이블 채널 등의 레거시 브랜드는 유지하면서 OTT인 HBO MAX, 디스커버리+ 는 통합 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영화와 시리즈 위주인 HBO MAX를 주축으로 디스커버리가 합쳐진 ‘종합 엔터테인먼트’ OTT로 하나의 앱으로 변모하는 전략입니다.
이들의 이런 OTT 전략이 한국에 미칠 영향은 무엇일까요? 이들의 통합 OTT는 미국 시장과 함께 글로벌 전략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 분명합니다.
HBO MAX와 디스커버리+의 미국 구독자는 합산해도 5천만명 수준인데 치열한 경쟁 상황을 고려한다면 구독자 확대는 글로벌에 답이 있을 수 밖에 없지요.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MIP TV에서 HBO MAX 인원의 기존 연설에 보면 이런 고민이 잘 들어납니다.
현재 21개국에 스트리밍 중인 HBO MAX가 2026년 까지 190개국으로 확대할 것이고 전체 OTT 구독자의 90%를 글로벌로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도 1년 이내 런칭이 예상되는데요, 국가별로 오리지널 제작도 확대하는 것은 당연하죠. 콘텐츠 제작사들에겐 좋은 소식일 수 밖에 없죠. 전세계에서 3대 선도 OTT 기업 중 하나가 되겠다는 이들의 야심은 토종 OTT들에겐 위협이 아닐 수 없습니다.
풀어야할 숙제도 많습니다. 합병 법인 출범에 앞서 애널리스트들의 투자 의견은 "중립" 이 많은데요, 합병 법인의 잉여현금 흐름이 좋지 않다는 것 때문입니다. 경영 개선을 통해 중복 비용 제거 등을 통한 현금 확보가 절실합니다. 그리고 HBO MAX와 디스커버리+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는 작업도 시급히 필요한데요,
합병 법인에는 기존 워너미디어의 Jason Kilar 등 기존 임원들이 모두 퇴임하고 디스커버리 임원들로 채웠습니다. 영화, 드라마 등 스크립트 콘텐츠에 경험이 부족한 디스커버리 중심의 리더쉽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해결해야할 과제입니다.
2.워너미디어 CEO Jason Kilar 가 보는 미래
2년만에 워너미디어를 떠나는 비운의 CEO인 Jason Kilar가 최근 벌쳐를 만나 인터뷰한 내용 중 인상적인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그는 아마존 소프트웨어 부문을 거쳐 훌루의 CEO 이기도 했는데요 구독형 서비스 들의 기술 및 서비스 분야 전문가입니다.
OTT 시대에 얼마나 많은 대형 플랫폼이 살아 남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고 있습니다.
“10년 만에 타임캡슐에서 다시 깨어난다면 3개의 스토리텔링 회사만 살아남아 있을 것이다. HBO MAX나 디즈니 넷플릭그 같은 진영, 애플, 아마존 등 소배 전략을 지원하는 기업, 소니와 같은 프로덕션 계열 등 3가지 일텐테 M&A를 통해 리 팩토링 되어 갈것이다. 36개월에서 48개월 안에 체스판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3~5년 안에 프리미엄 구독, 광고지원 유료 스트리밍이나 FAST 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가장 큰 경제 엔진은 유료 구독이 될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FAST 채널도 낙관적으로 본다. 그 안에는 건강한 미래가 있다. 유료 스트리밍 시장은 10억 가구가 있지만 아직 70억 가구가 남아있다. FAST 채널은 이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Jason Kilar는 2년 동안 HBO MAX의 플랫폼 안정화와 팬데믹 기간 동안 극장 동시개봉 전략을 펼쳐 지금의 HBO MAX를 만든 장본입니다. 그는 워너-디스커버리 합병법인이 48개월안에 넷플릭스와 대등한 규모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며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3.[닐슨보고서] OTT 콘텐츠 26.5% 증가
최근 발표된 닐슨 보고서에 흥미로운 결과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닐슨에 따르면 2022년 2월 기준 OTT의 콘텐츠의 수가 2019년 대비 26.5%가 증가한 817,000개에 이릅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이런 타이틀 중에 다수는 기존의 레거시TV의 콘텐츠가 활용되고 있고 OTT 독점은 15% 수준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리니어TV의 전용 콘텐츠도 16%로 유사합니다. 이렇게 증가하는 OTT 콘텐츠의 증가로 소비자들은 OTT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겠죠.
미국인의 72%는 스트리밍 경험을 ‘좋아한다’고 답했는데 93%의 소비자는 현재 OTT 구독 갯수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시간은 1년 만에 18%가 증가했는데요, 전체 TV 시청 시간으로 보면 아래 표에서 보는 것 같이 여전히 실시간TV의 시청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닐슨은 스트리밍 산업이 ‘유아기에서 청소년기’로 이동했고, 소비자들은 간편한 접근과 OTT 갯수와 콘텐츠가 증가함으로써 번들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4개 이상의 OTT에 가입한 소비자의 비율도 지난 3년간 150%나 증가했습니다.
소비자의 64%는 할인된 패키지로 묶은 번들 옵션을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미국의 OTT 들은 한국과 달리 한 회사가 2개 이상의 OTT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디즈니가 훌루, ESPN+ 등 3개를 제공하고 파라마운트도 SHOWTIME 을 별도 OTT로 서비스하죠.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번들은 이런 같은 회사들의 OTT의 할인 패키지 입니다. 물론 아이폰 구매자에게 애플TV+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한국과 유사한 통신회사의 할인 번들도 선호하는 옵션입니다.
이 분석보고서에는 연령별 OTT 이용 행태의 차이 등 다른 분석 데이터도 많습니다. 위 링크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하니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4.티빙-시즌 통합설 : 글로벌을 향한 Scale 만들기
티빙·시즌 통합설 '솔솔'…토종OTT 1위 웨이브에 도전장 던지나
통합으로 갈까요?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보여집니다. 통신회사의 독자 OTT인 시즌은 점점 존재감을 잃고 있습니다. KT는 OTT플랫폼과 콘텐츠 스튜디오 (스튜디오 지니) 를 모두 보유하고 둘다 성공시키기를 희망하지만 특히 시즌의 입지는 계속 줄고 있지요. 결국 티빙과 통합하여 OTT플랫폼을 버리고 콘텐츠 사업에 전념하자는 쪽으로 가는게 맞지 않을까요?
물론 IP의 소유 수준이 낮은 KT가 콘텐츠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느냐는 또 다른 과제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이 헤드라인은 좀 잘못되었습니다. 웨이브에 도전장을 던지기 위해서 CJ ENM과 KT의 제휴가 달리고 있을까요? 통합은 결국 아시아 진출을 위한 규모와 자본을 키우기 위해서죠. 통합을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을텐데요 결실을 기대해봅니다.
5.기타
최근 미국에서 B2B 솔루션 기업들이 OTT를 만들거나 미디어 회사들을 인수한 사례들을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 기사에서도 언급한 허브스팟 (hubspot) 의 사례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허브스팟은 기업들의 블로그, 검색 최적화 (SEO), SNS, 이메일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마케팅 소프트웨어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최근 150만명 이상의 독자를 보유한 뉴스레터 미디어 ‘허슬(Hustle)’ 을 인수했습니다.
마케팅 솔루션 회사가 독자적 미디어 플랫폼을 보유하여 수익 기회는 물론 자신들의 마케팅 솔루션을 사용하는 기업들에게 미디어 접점을 활용한 마케팅 채널을 제공하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솔루션 제공 회사 이던, 미디어와 상관없는 제조 또는 온라인 기업이던 스스로 미디어 기업이 되려는 사례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토종 OTT들의 제휴 또는 궁극적 통합은 필자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오던 이슈인데요,
하지만 이것이 정부 주도로 가능하다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사업은 사업자들에게 맡겨두세요. 그건 지원도 아니고 훈수도 아니고 가능도 하지 않다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박명수·김희철도 뛰어들었다…유통가 '콘텐츠 커머스' 바람
콘텐츠 커머스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브랜디드 콘텐츠’ 라는 말도 예전에 유행이었는데 ‘콘텐츠 커머스’는 결국 커머스의 성과로 이어져야 지속될것 같은데요, 그 결과가 기대됩니다.
토종 OTT가 펼칠 수 있는 차별화 전략 중 좋은 사례입니다. 90년대 레트로 만화를 서비스 한다니 말이죠. 추억의 만화를 가족들이 함께 시청하는 재미가 쏠쏠하겠지요.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바로 ‘큐레이션’입니다. 이런 콘텐츠들이 찾기 어려운 메뉴에 숨어져 있는 경우가 많죠. 토종OTT들의 추천과 큐레이션 역량 향상이 이런 콘텐츠에 필요합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