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WWE 합병이 OTT경쟁에 미치는 영향

UFC-WWE 합병이 OTT경쟁에 미치는 영향

Jeremy
Jeremy

2023년 첫번째 인수합병

2023년 글로벌 미디어 산업에 첫 번째 인수합병이 진행되었습니다. 전세계에서 강력한 팬층을 확보한 스포츠 종목으로 UFC와 WWE가 있죠.

UFC는 세계에서 가장 큰 격투기 단체로 자체 규칙에 의해 승자를 가리는 경쟁 스포츠인 반면 WWE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시합의 승자가 미리 결정된 일종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종목입니다.

한국에도 두종목의 매니아들이 많죠. UFC는 TVN과 티빙을 통해 각종 경기들이 생중계 됩니다. WWE는 아프리카TV를 통해 대표 콘텐츠인 ‘스맥다운’이 생중계 되고 있습니다.

UFC가 WWE를 인수

최근 미국에서 UFC의 IP 전체를 보유하고 있는 엔더버그룹 (endeavour group holdings) 과 WWE 가 214억 규모의 회사로 통합키로 결정했습니다. 글로벌 격투기의 대표적 두종목이 한 회사의 지붕에 모이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개성이 강한 격투기 종목이 합병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WWE는 12억명이 넘는 팬층을 보유하고 있고 UFC는 7억명이 넘습니다. 두종목의 공통점은 팬층이 다른 스포츠 종목들과 비교하여 젋다는 점입니다. 18세~29세의 팬층이 두텁고 WWE는 1억명의 유튜브 구독자와 2천만명이 넘는 틱톡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판권 '몸값' 불리기

두 종목의 합산 매출은 24억 (약 3조) 규모인데 엔데버의 발표에 따르면 매출의 70% 이상 (WWE는 75%, UFC는 71%) 이 미디어 판매 권리, 즉 중계권 판매 수익입니다.

격투기 분야의 IP의 합병은 미디어권리 판매에서 글로벌 라이센싱, 스폰서쉽, 팬 마케팅, 오프라인 티켓 사업, 교차 판매 등 합병 시너지가 충분합니다.

특히 합병의 성과는 유사한 종목의 통합 협상을 통해 몸값’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OTT의 스포츠 판권 경쟁이 격화되는 최고조의 시기에 협상 파트너를 일원화 함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미디어기업들과 계약 종료 이전 합병

WWE의 미국 중계권리를 보유한 FOX 및 NBC Universal의 현재 계약은 2024년 만료되고, 피콕의 만료 일자는 2026년입니다. UFC는 ESPN과 계약을 맺고 있고 2025년 종료됩니다.

결국 이들의 합병이 노리는 효과는 ‘판권가 상승’ 일 수 밖에 없는 것이죠.


NFL, MLB 등 대중적 스포츠와 비교하면 틈새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격투기 종목들의 통합은 OTT 경쟁을 레버리지로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엔더버의 투자 보고서에 보면, 전세계 실시간 스포츠의 총 수익이 2022년 600억 달러에서 2025년 740억 달러로 성장하고 스포츠 IP 보유자 관점에서 미디어 및 글로벌 후원 수익은 2022년 500억 달러에서 2025년 620억 달러로 증가합니다.

스포츠 판권의 지속적 상승

Ampere Analysis 의 분석으로 보면 OTT들은 2023년 스포츠 권리를 위해 80억 달러 이상을 지출 할 것으로 예측 합니다. 글로벌로 보면 아래 표 처럼 미국과 서유럽 지역의 지출이 가장 큽니다.

이는 2022년 대비 64% 증가한 수치인데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스포츠 권리에 지출하는 비중이 2022년 13%에서 2023년 21%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격투기 종목의 합병으로 OTT들에게 요구하는 돈의 크기가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스포츠 IP 합병의 부메랑 효과

OTT 산업이 조정기를 접어들어 기존 미디어 기업들의 수익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한창인 가운데 제작과 플랫폼의 밸류체인(value-chain)에서 종단에 위치한 외부 IP의 합병이 먼저 발생했습니다.

이는 기존 OTT 플랫폼 경쟁을 펼쳐야 하는 미디어기업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요소입니다.

라이브 스포츠는 미국의 지상파, 케이블TV를 유일하게 지탱하는 콘텐츠이자 자사의 OTT들의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장르입니다.

2023년 미국 미디어기업들의 콘텐츠 투자는 지난 2년의 성장과 달리 1% 수준의 증가에 불과합니다.

스포츠 판권 인상 = OTT 투자 감소

그런데 이들의 콘텐츠 투자를 스포츠와 비 스포츠로 나누어 투자 규모를 비교한 를 보면, 디즈니, NBCU등의 빅 미디어 기업들은 여전히 스포츠 판권 확보 비용에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기존 지상파 채널, ESPN등 케이블 스포츠 채널의 수익성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스포츠 IP 통합이 판권가 인상을 불러온다면 결국 비 스포츠 장르의 투자를 줄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선두권을 달리는 넷플릭스를 추격할 기회를 놓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Variety 의 분석에 의하면 미국의 스포츠 판권 가격은 2015년 기준으로 2023년 무려 75% 나 인상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미디어기업들의 선택은 독점 권한을 빅테크 등 돈이 많은 기업들에게 빼앗기거나 판권을 나누어 가지거나, 기존 판권을 유지하기 위해 웃돈을 지불하고 기존 비 스포츠 장르의 투자를 줄일 수 밖에 없습니다.

플랫폼 합병으로 이어질 가능성


실시간 스포츠 중계에 넷플릭스가 뛰어들 수 있다는 여러 예측들도 틀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가변성이 큰 시장에 넷플릭스가 돈을 넣을 이유가 없겠죠.

WWE와 UFC의 통합으로 이 두 종목은 미국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스포츠종목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OTT들의 걱정은 늘어갑니다. 결국 IP 기업들의 합병은 OTT 플랫폼의 합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애플등 빅테크의 미디어 기업 인수 (애플과 디즈니) 시나리오가 계속 언급되는 것이 단순한 루머는 아닙니다.

애플이 디즈니를 인수할까?
애플과 디즈니는 픽사를 인수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사이좋은 커플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스티브잡스는 사망하기 전까지 8년 동안 디즈니 이사회의 일원 이었죠. 밥 아이거는 수년전 그의 저서에서 디즈니와 애플의 합병 논의가 있었고 스티브잡스 사후 그 이야기는 진전되지 못하였다고 고백한바 있습니다. 사실 애플의 디즈니 인수 루머는 1년에 한번씩 나오는 뉴스입니다. 애플이 넷플릭스를 인수한다는 루머도!

격전의 현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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