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과 시즌 통합! 냉정한 평가

티빙과 시즌 통합! 냉정한 평가

Jeremy
Jeremy

토종 OTT 2위인 티빙과 5위~6위 정도인 시즌이 합병을 결정했습니다. 두 회사가 언론 발표에서 강조한 키워드는 ‘변화하는 OTT 생태계에 대응’ 입니다.ㄹㄹㄹㄹㄹㄹ

여러 언론들이 평가하듯, 두 서비스를 통합하면 토종 OTT 1위, 넷플릭스 다음으로 국내 2위로 랭크가 됩니다. 지난 6월 말 기준 MAU는 웨이브 434만, 티빙 402만, 시즌 157만 이었으니 단순 합산으로 보면 통합된 티빙은 559만이 됩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인용

국내에서 지상파와 SK텔레콤이 결합하여 탄생한 웨이브 출범 이후 3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티빙과 시즌의 통합을 이끌었을까요?

경쟁 지형의 변화가 합병을 견인

OTT 생태계가 ‘글로벌 지향’ 으로 변화했습니다. 국내에서 넷플릭스의 지배력이 전체 OTT 가입자의 40~45% 수준까지 커졌고 콘텐츠 제작 산업은 글로벌 OTT를 활용하여 K-콘텐츠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지상파의 푹과 SK텔레콤의 옥수수가 합병했을 당시의 키워드가 ‘넷플릭스를 넘어!’ 였는데요, 3년 동안 이 전략은 사실상 실패했죠. 웨이브도 티빙도 그리고 그 둘을 합쳐도 넷플릭스를 넘지 못했으니 말이죠.

플랫폼과 콘텐츠를 모두 펼쳤던 KT

3년 전 웨이브 출범 이후 KT의 행보는 입체적 OTT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KT스튜디오지니를 자회사로 설립하고 콘텐츠 스튜디오 사업과 함께 시즌을 그 자회사로 분리했습니다.

출처 : 조선비즈 2021.03.26

콘텐츠 제작 사업을 모회사로 플랫폼을 수직 계열화 시킨 것이죠. 100% 지분이었던 만큼 그만큼 외부에 팔기도 쉬운 구조를 만들어놓았습니다.

통합 월정액 상품 출시가 불가능한 ‘시즌’의 약점

스튜디오지니를 통해 수혈된 수십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시즌으로 공급되었지만 시즌이 가진 치명적 약점이 있습니다. 시장은 이미 ‘월정액 BM’ 으로 전환 되었는데 여전히 시즌은 복잡한 상품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체 통합 월정액은 없고 방송국별 월정액, 그리고 KT 자체 월정액이 따로 존재하여 시즌을 모두 보려면 10만원이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시즌 월정액 이외 별도 월정액 목록들

콘텐츠를 가진자가 아니면 더 이상 OTT 경쟁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어려워 졌습니다. (옥수수로 똑같은 이슈로 통합을 선택했죠)

이런 약점 때문에 IPTV 1위, 무선 통신 2위 회사가 운영하는 OTT가 MAU 150만에 머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플랫폼을 내어주고 콘텐츠를 선택

그런데 3년전 SK텔레콤과는 달리 KT는 3년 동안 스튜디오 사업도 펼치고 있던터라, CJ ENM과 복합적 협상이 가능했습니다. 플랫폼을 내어주고, 콘텐츠를 키우는 전략을 택하게 된 것이죠.

KT는 스튜디오지니가 만들어낸 콘텐츠 유통을 위해 CJ ENM의 TVN등 방송채널들 그리고 OTT 티빙을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수익의 안정망을 확보하였습니다. 물론 이 댓가로 티빙의 가입자에 필요한 유무선 가입자 접점을 지원해주어야 합니다.

KT는 티빙의 3대 주주로 향후 IPO 상장 시 획득할 수 있는 자본 수익과 함께 자사의 콘텐츠 스튜디오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유통 수익 모두를 챙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 그럼 이들의 딜이 성공하려면 어떤 점을 극복해야할지 알아보겠습니다.

이 합병으로 티빙은 가입자와 콘텐츠 생산 역량 모두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그 힘을 바탕으로 글로벌 확장을 성공시키려 합니다.

합병 효과로 가입자는 100만 이상?

먼저 가입자 측면을 짚어보죠. 티빙이 KT의 유무선 가입자 접점을 확보함으로써 빠르게 100만 이상의 유료 가입자 확보가 가능할까요? 겉으로 보면 그런것 같지만 속내는 복잡합니다.

과거 옥수수의 유무료 합산 가입자는 900만, 당시 MAU가 500~600만이었지만 현재 웨이브의 MAU는 434만입니다. 그 많던 이용자는 어디로 갔을까요?

옥수수 가입자 중 티빙으로 이동. 동일하게 웨이브 이동도 가능

옥수수와 시즌의 공통점은 ‘종합 백화점’ 입니다. 지상파, CJ ENM 종편, 스포츠 등 국내 방송국 콘텐츠의 90%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웨이브는 지상파 위주, 티빙은 CJ와 JTBC 중심 콘텐츠 만들 제공합니다. 웨이브 출범 당시 옥수수 가입자의 많은 비율이 티빙으로 전환된 사례도 많았습니다. (웨이브에는 CJ ENM콘텐츠가 없었고, 합병 시점에 JTBC 콘텐츠도 모두 웨이브에서 제거 되었기 때문이었죠)

동일하게 지상파를 선호하는 시즌의 가입자 일부는 웨이브로 전환될 숫자도 많을것으로 예측되는데요, 3년전 당시 티빙은 영리하게 옥수수 가입자를 데려오기 위해 할인 프로모션을 전개하기도 했습니다.

3년전과 달라진 5G 번들 효과

그리고 3년전과 달리 현재 5G 요금제는 매우 다양해졌고, 중저가 요금제의 출시도 준비중입니다. 티빙은 KT 5G 가입자에 ‘하드 번들’을 희망하겠지만 요금제가 다양해 지면서 ‘비싼 요금 가입자’가 대폭 감소해서 번들 효과는 과거와 달리 크지 않습니다. (물론, 웨이브의 가입자 숫자를 보면, 통신 번들의 힘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다만, 3년전 푹과 옥수수를 통합하여 ‘웨이브’ 라는 제 3의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을 돌파했던 사례와는 달리 ‘티빙’ 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마케팅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익성 높은 가입자 확보가 최대 관건

티빙은 네이버 쇼핑과 KT의 가입자 길목에 상점을 오픈할 기회를 얻었지만 이렇게 확보된 가입자들의 월평균 수익은 평균 이하일 가능성이 큽니다.

토종 OTT 1위라는 타이틀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수익성 높은 가입자 숫자’ 는 향후 기업가치를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2023년 까지는 ‘숫자’ 경쟁에 연연할 가능성이 커보이지만 국내에서 넷플릭스를 이길 수 있다는 잘못된 판단 때문에 출혈 경쟁을 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습니다.

토종 OTT들의 가입자 효율성이 넷플릭스에 비해 매우 떨어진다는 지적을 한 바 있는데요, 극복할 전략이 있어야 합니다.

💁💁 함께 볼 콘텐츠 : 한국과 미국의 OTT는 무엇이 다를까?

합병으로 얻은 독보적인 콘텐츠 파워

그렇다면 티빙와 시즌의 통합으로 콘텐츠 차별화는 얼마큼 커질까요?

티빙은 첫 오리지널로 여고추리반을 시작으로 서울체크인, 유미의 세포들, 술꾼도시여자들, 환승연애, 돼지의 왕, 괴이 등 드라마와 오락에서 차별화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작년 부터 해외 축구, 리그, UFC, 복싱, 테니스 등 스포츠 생중계와 콘서트 생중계 등으로 장르 다양화를 추구했습니다.

우선 시즌에만 제공 중인 콘텐츠 중 KT 오리지널과 스포츠 중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눈에 띕니다. 합병을 통한 권리 이양이 되면 티빙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를 확보하게 됩니다.

오리지널의 확장은 지금 보다 양과 질이 높아집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출범 이후 소년비행, 크라임퍼즐, 구필수는 없다 그리고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까지 오리지널 제작을 넓혀왔습니다.

티빙은 JTBC의 스튜디오룰루랄라, 네이버의 웹툰 IP 그리고 스튜디오지니 까지 주주사들이 보유한 콘텐츠 제작 사업의 전진기지입니다. 오리지널의 장르 다양성을 확대하는데 어떤 OTT 보다 우위에 선 것은 확실합니다.

티빙에도 팔고, 넷플릭스에도 파는 주주사들

다만, 주주사들 모두 별도의 스튜디오들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티빙을 유통 플랫폼으로 우선 활용하겠지만 넷플릭스도 중요한 고객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작품이 티빙 만을 위해 독점 제공되어야 하지만 이는 결국 돈의 크기에 의해 결정됩니다. 아울러 티빙의 오리지널 슬롯은 무한대가 아니기 때문에 주주사들끼리 슬롯 경쟁도 불가피한터라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판매가 늘어난다면 티빙의 차별화는 그만큼 감소합니다.

JTBC의 스튜디오룰루랄라는 티빙에서 수익화 했던 유통 수익이 감소할 수 밖에 없고 지금 보다 더 많은 물량을 외부로 유통 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복잡한 오리지널 유통의 룰 셋팅도 티빙의 과제로 남습니다.

기업가치는 폭발적 성장, 이에 걸맞는 가입자 숫자는 시험대

2년전 CJ ENM으로 부터 물적 분활된 티빙은 지난 2월 재무적 투자자(FI)로 부터 2,500억원의 외부 투자를 유치하면서 2조원의 기업가치를 기록했습니다. 최초 설립 당시에 비교하면 비약적 성장이고 이번 KT의 시즌 통합으로 그 가치는 더 높아지겠지요. 초기에 투자자로 참여한 JTBC의 스튜디오룰루랄라는 엄청난 투자 차익을 향후에 챙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출처 : 더벨

사실 티빙은 사업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제휴 상대를 제외하면 국내에 끌어모을 수 있는 우군은 모두 결집했습니다. 이 정도로 파워를 키웠는데 ‘유료 가입자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야 하는거 아니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4자동맹의 시너지가 관건

티빙은 분명 이번 합병을 통해 가입자와 콘텐츠의 외형을 확장할 수 있고 글로벌 진출에 필요한 기반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소위 4자 동맹 (CJ, KT, JTBC, 네이버) 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단일대오를 만들었을 때 시너지가 발휘될 것입니다.

티빙이 한국에 출범한지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티빙의 밝은 앞날을 기대하겠습니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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