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극장은 얼마큼 회복되었을까?

팬데믹 이후 극장은 얼마큼 회복되었을까?

Jeremy
Jeremy

팬데믹 기간 동안 극장은 가장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팬데믹이 종료되더라도 극장의 전성기는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에 반박하기는 어려웠습니다.

2024년 다시 감소한 수익

다만 헐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스트리밍 동시 개봉 전략을 철회 하고 극장 상영 일수를 늘리는 등 다시 극장을 영화의 가장 중요한 유통 공간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래 박스오피스 매출의 추이를 보면 팬데믹 이후 다시 증가 추세를 보였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2024년 영화관 수입은 2023년 보다 4% 감소한 86억 달러를 기록 했습니다. 2019년 박스오피스 수익의 7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미국 박스오피스 매출 추이

2024년의 하락 신호가 2025년 이후에 변화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집에서 스트리밍으로 영화를 시청하는 소비자 변화는 이제 대세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 조사회사 MX8Lab의 분석을 살펴보겠습니다.

편의성과 가격 중시

설문조사에 응답한 시청자 중 46%가 집에서 영화를 스트리밍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15%의 응답자는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집에서 스트리밍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가장 큰 요인은 편의성으로, 응답자의 78%가 이를 선택했습니다. 모든 응답자 중 62%는 비용 절감을 세 번째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군중 관람 불편

응답자의 70%는 '군중이나 시끄러운 극장 관람객'을 싫어하여 영화를 집에서 시청한다고 답했습니다. 2시간 이상 극장 안에서 몰입하여 영화를 감상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은 극장 위기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또한, 집에서 영화를 시청하는 동안 소셜 미디어를 동시에 확인하거나 통화를 위해 잠시 영화를 중단한 후 다시 시청하는 등의 편리함이 극장 경험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OTT들의 극장 부활 프로젝트

극장 경험을 집안의 TV로 옮긴 주체는 넷플릭스와 헐리우드 스튜디오들입니다. 이들은 시청 태도를 직접 변화시켰지만, 팬데믹 이후 극장을 다시 부활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래 Luminate Film & TV의 2024년 연말 보고서를 보면, 연도별 극장 개봉작과 오리지널 영화의 제작량 변화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극장 개봉작의 총 수는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2020년과 2021년의 두 팬데믹 해에는 각각 1,000개 미만의 극장 개봉작이 있었고, 이와 동시에 스트리밍 오리지널 영화의 개봉작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스트리밍 개봉작은 2022년에 339개 작품으로 정점에 도달했지만, 그 이후로 매년 그 수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년도별 극장 , OTT 오리지널 개봉작 수 추이 분석

줄고있는 OTT 오리지널 영화

그런데 흥미롭게도 OTT 오리지널 영화의 시청 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4년 오리지널 영화 중 1위인 '캐리온'은 4,500만 건으로, 2022년 1위인 디즈니+의 '터닝레드'가 기록한 1억 3,300만 건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년도별 OTT 오리지널 영화 시청량 비교

스트리밍 오리지널 영화의 연간 총 시청자 수가 전년 대비 감소하고 있습니다. 2022년 스트리밍 영화는 약 5억 뷰를 기록했으나, 2024년에는 그 숫자가 3억 뷰로 줄어들었습니다.

Parrot Analytics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에 대한 수요와 공급 수준을 분석한 데이터를 보면 동일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 영화 수요 vs 공급 추이 비교

OTT 영화 투자 감소중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넷플릭스는 영화 라이브러리에서 오리지널 영화의 점유율을 15.5%에서 19.8%로 증가시켰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이러한 오리지널 영화에 대한 관객 수요는 28.3%에서 12.3%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넷플릭스는 2017년부터 2024년 사이에 오리지널 영화 제작을 무려 935% 증가시켰습니다. 이 숫자는 2023년에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증가하는 스포츠 콘텐츠 투자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이자, 구작 영화 창고를 다시 개방한 헐리우드 스튜디오들과의 거래가 재개되었기 때문입니다.

극장 개봉 증가, 그러나 매출 감소

위의 데이터를 종합해보겠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영화 시청의 공간이 집으로 이동하였고, 오리지널 영화 제작이 이러한 경향을 부추겼습니다. 그러나 최근 오리지널 영화 제작이 감소하였고, 극장 영화 개봉 수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2024년 박스오피스 매출이 감소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은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콘텐츠'입니다.

극장과 스트리밍 동일 영화 장르에 주력

거대한 화면과 어둠 속에서 타인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려면, 그 경험이 TV를 뛰어넘는 스토리, 감동, 그리고 서사를 제공해야 합니다.

헐리우드는 익숙함을 무기로 삼아 속편 영화와 마블 등 히어로 영화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아래 1995년부터 2024년까지 극장의 흥행을 기준으로 장르를 구분해보면, 모험과 액션 장르의 영화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모험, 액션 장르에 치중

이 장르는 OTT의 오리지널 영화 장르와 거의 일치합니다. 헐리우드는 시청자들이 극장으로 향해야 할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최대 영화 축제인 오스카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아노라'가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해 5개 부문에서 수상했지만, 이 영화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이는 영화 장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음을 반영합니다.

극장용 콘텐츠 투자가 핵심

극장은 영화의 첫 번째 상영 장소였으며, 이후 TV로 이동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극장주들은 팬데믹 이전 수준인 45일에서 60일로 독점적인 상영 일수를 회복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하기 어려워졌습니다. 2020년 이후 미국에서 5,000개의 스크린이 문을 닫았으며, 이는 전체 스크린의 약 12%에 해당합니다.

극장 자체를 염두에 둔 콘텐츠 투자 없이는 극장의 경험을 되살리기 어려워졌습니다. 극장은 이제 스트리밍 경제 속에서 운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헐리우드도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바로 ‘콘텐츠’입니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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