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센스 (OTT 1일권 무단 판매)는 불법! OTT가 1일권을 못 파는 이유
최근 OTT 1일권을 무단으로 판매하는 '페이센스' 라는 서비스를 아시나요?
언론들은 기계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페이센스의 주장과 OTT 업계의 주장을 비교하여 마치 싸움을 붙이듯이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장 최근에 ‘콘텐츠 투자여력 감소, 명백한 이용약관 위반을 지적’ 한 이 기사가 가장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문제는 2가지를 나누어서 보아야 합니다.
페이센스 : 명백한 약관위반인 불법 서비스
페이센스는 우선 이용자 본인이 직접 이용하도록 한정한 OTT 사업자들의 약관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월정액 이용권을 개별적으로 구매한 후 이를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하고 있습니다. 1만5천원에 넷플릭스 이용권을 구매하여 1일권을 만들어 팔고, 이용자들에게 ID와 매일 변경되는 패스워드를 제공합니다.
이는 영업권 방해 행위이며, 저작권 위반, 약관 위반 등 법적 경계를 이미 넘었습니다. 페이센스는 아직도 자신들이 불법이 아니라며 당당하게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최근 웨이브, 티빙, 왓차 등 OTT 3사는 서비스 중지 가처분은 서울 중앙지법에 제출했는데요, 최대한 빠르게 결정되기를 기대합니다.
1일권은 가격 교란. 도입 불가능
2번째 문제는 ‘OTT 1일권’ 이 소비자들을 좋아할 만 하니 구독 상품의 다변화도 필요하다는 일부 언론의 주장에 대해 평가해보겠습니다.
모든 경제 상품의 가격은 상품의 품질, 브랜드 그리고 소비자 기호가 결합되어 상품의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인정됩니다.
OTT 월정액은 ‘언제든지 보고싶을 때 시청할 수 있는 기회’를 파는 상품입니다. 이 기회의 최소 기간을 30일로 정하고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한 것이죠. 매월 시청 여부와 상관없이 동일 금액을 과금합니다.
TV 드라마 방영 직후 바로 시청이 가능한 VOD 한편 가격이 2천원 (심지어 극장 동시 편성된 영화 VOD는 1.5만원) 인데, 수천편을 시청할 수 있는 상품이 1만원 + @ 입니다. 시청자들이 결제 기간을 연장할 때 수익이 발생하는 상품입니다.
웨이브, 티빙 등 플랫폼들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회사들과 계약을 통해 월정액 상품 제공 계약을 맺고 이용자들이 시청하는 콘텐츠의 횟수등을 측정하여 고객이 낸 월정액의 총액을 배분합니다.
이 질서가 글로벌하게 자리잡는데 수십년이 걸렸습니다. 처음에 콘텐츠 오너들은 월정액 상품을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한편에 수천원에 팔수있는데 도매 방식으로 콘텐츠를 플랫폼에 팔아야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죠.
넷플릭스가 처음 시작한 월정액 상품이 정착하기 위해 플랫폼의 마이너스 출혈이 있었고 가입자를 모아 수익을 돌려주어서야 합의가 된 방식입니다.
플랫폼이 일정하게 가입자를 확보하기 이전 까지는 콘텐츠 오너들에게 큰 돈을 주고 월정액 판매 권리를 사옵니다. 월정액은 N수의 가입자를 키우지 않으면 그만큼 플랫폼에 손실일 수 밖에 없는 상품입니다. 웨이브의 2021년 영업손실은 558억이고, 티빙은 762억, 왓차는 248억 손실입니다.
특히 플랫폼이 직접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가입자 수가 적을수록 손실폭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1일에 500원~600원 시청권은 월정액 상품의 가격 구조를 왜곡 시키고 수익을 악화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낱개 VOD 상품이 2천원인데 수천편을 보는 1일권을 500원에 팔면 가격이 교란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OTT 상품 다변화는 글로벌 추세 : AVOD, FAST, 번들 상품 등
경제불황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OTT들이 상품을 다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타당합니다.
예를들면 넷플릭스는 베트남에 모바일 단말에서만 시청이 가능한 월정액 상품을 출시한 바도 있죠. 티빙도 모바일 시청 상품이 있습니다. (하지만 월정액을 해체하는 상품을 출시한 OTT는 없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넷플릭스, 디즈니+가 광고 지원 상품 출시를 준비중이고 AVOD, FAST 등 광고를 보면 무료로 시청하는 OTT들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OTT 상품들이 통신, 쇼핑 서비스와 결합하여 번들 상품으로 무료로 제공되기도 합니다. 가족과 지인들과 OTT 계정을 공유하면 무료로 OTT를 이용 할 수도 있습니다.
5월 경 KISIDI가 조사한 아래 자료를 보시죠.
OTT를 유료로 이용하는 비율이 넷플릭스는 68.9 % 인데 반해, 토종 OTT들은 15%를 넘는 서비스가 없습니다. 이 수치로만 본다면 토종OTT를 무료로 이용하는 시청자들이 글로벌OTT의 3배가 넘습니다.
이만큼 토종 OTT들의 이용기반이 허약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의 선택 다양성을 위해 1일권 같은 상품을 만드는것도 고려하면 어떠냐’고, 묻는게 맞을까요?
콘텐츠 제값주기는 K-콘텐츠 살리기
OTT의 치열한 경쟁으로 콘텐츠의 품질이 좋아지고 K-콘텐츠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제값 주고 이용하는 환경은 미디어 생태계를 튼튼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페이센스는 퇴출되어야할 서비스입니다. 언론들은 애매한 양비론으로 위법 행위를 애매하게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