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번들의 '새로운 변화' 파헤치기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OTT가 늘어나면서 고객들의 지출이 증가합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넷플릭스의 독주가 지속되면서 중소 규모의 스트리머들은 해지율 관리가 가장 중요한 마케팅 과제가 되었습니다.
구독 경제가 포화 시장으로 갈수록 여러 유형의 구독 서비스를 하나의 가격으로 묶거나 할인율을 제공하는 번들 상품은 필수적 옵션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OTT 경쟁의 핵심 키워드로 ‘번들’ 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번들을 요구한 소비자들
1년전 실시한 Hub Research의 조사결과를 볼까요.
소비자들에게 ‘스트리밍 번들에 무엇이 포함되기를 희망 하느냐’는 질문에 Netflix, Hulu, Max 및 Disney+ 등 상위 5개 스트리밍 서비스 중 4개를 꼽습니다. 아마존을 제외하면 상위 1위에서 5위까지의 상품이 모두 열거되어 있죠.
1년 사이 디즈니와 Hulu 는 ‘원앱 전략’을 취하며 콘텐츠 카탈로그 까지 공유하는 번들 상품으로 강화되었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일부 통신회사를 제외하면 번들 상품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컴캐스트 번들
그런데 최근 넷플릭스가 번들에 합류하기로 결정하여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1위 케이블TV와 초고속인터넷 판매 회사인 컴캐스트는 5월 말 인터넷 고객들을 위한 ‘스트리밍 번들’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번들에는 넷플릭스, AppleTV+, 피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StreamSaver’ 라는 이름의 번들은 컴캐스트의 모든 초고속 인터넷 상품(Xfinity) 에 가입하든 상관없이 3가지 OTT 서비스를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합니다.
케이블번들을 대체
이 번들은 또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본래 초고속인터넷의 가장 중요한 번들 파트너는 자사의 케이블TV 입니다. 컴캐스트가 초고속 인터넷 상품과 3개의 스트리밍 상품을 통합 판매하는 것은 기존의 케이블 번들을 재 구축 하려는 시도입니다.
예전에 소개했던 2위 케이블TV 회사인 ‘차터’와 디즈니의 ‘케이블채널-스트리밍 번들’ 과는 유사하지만 다른 유형입니다.
컴캐스트는 StreamSaver 에 참여하는 스트리머에 대해 이렇게 평가합니다.
“시중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SVOD인 피콕, 세계 최대 SVOD 넷플릭스, 2024년 1분기에 가장 많은 가입자 증가세를 보인 SVOD 애플TV’ 를 선택했다..
넷플릭스가 번들에 참여한 이유
넷플릭스는 왜 하위권 SVOD과 함께 묶이는 번들에 참가하는 것일까요?
광고 상품의 (상대적) 부진 때문입니다. 2024년 1분기 전체 스트리밍 가입의 56%는 광고 지원 요금제 입니다. 피콕은 무려 80% 신규 가입자가 광고 계층을 선택하고 넷플릭스는 40%에 그치고 있습니다.
StreamSaver에 포함되는 넷플릭스의 상품은 ‘광고 요금제’ 입니다. 포화 상태에 이른 미국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절묘한 선택인 것이죠.
디즈니와 WBD의 번들 출현
컴캐스트의 번들 보다 미디어 시장을 달군 번들 뉴스는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와 MAX’ 의 번들 제휴 입니다.
디즈니와 WBD 두회사는 2024년 여름 미국 시장에 디즈니+, 훌루, MAX 를 번들 상품으로 출시하여 두 회사의 웹사이트 중 어디에서라도 구매할 수 있다고 발표합니다.
3가지의 OTT는 각각 유지되면서 가격 할인 방식으로 ‘소프트 번들(soft bundle)’ 을 지향합니다.
이미 디즈니와 WBD는 FOX와 함께 스포츠 권리를 하나로 묶는 합작 투자에 합의하였죠. 이들의 제휴 관계가 스트리밍 번들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미국의 3~5위 OTT가 번들로 하나의 우산 아래 합체 되어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라이브러리 콘텐츠로 넷플릭스에 대항할 예정입니다.
미국의 스트리밍 번들을 정리한 아래표를 보면, 고객들의 선택권이 그만큼 넓어졌다는 면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시장의 시사점 : 유연한 제휴
아울러 OTT가 포화 시장으로 성장하고, 1위 플랫폼의 영향력이 줄어들지 않는 시장에서 사업자들의 제휴가 얼마나 유연하게 전개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의 길을 선택했지만 결정을 위해 건너야 하는 강이 아직 많습니다. 합병 이전에 두 스트리밍의 번들을 고려해보는 것도 시장을 극복할 지혜가 아닐까요?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