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카지노, 아일랜드 : 전편 vs 주간 공개. 더 좋은 방식은?

더 글로리, 카지노, 아일랜드 : 전편 vs 주간 공개. 더 좋은 방식은?

Jeremy
Jeremy

최근 넷플릭스 ‘더 글로리’ 와 디즈니플러스 ‘카지노’ 그리고 티빙의 신작 ‘아일랜드’ 가 종영되었습니다. 더 글로리는 시즌1 전편 공개, 카지노와 아일랜드는 매주 1편 씩 공개했습니다. 이 세편은 모두 16부작 (아일랜드는 12부작) 을 두번 나누어 편성한 것이 공통적입니다.

오리지널의 노출 방식은 큰돈을 투자한 콘텐츠로 얼마나 많은 구독자가 유입되거나 또는 기존 가입자들을 더 길게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숨어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 것일까요?

시청자들의 선호는 "전체 공개"

시청자들의 관점에서 보자면 당연히 ‘전체 공개’가 좋습니다. 저는 더글로리는 하루만에, 카지노는 매주 수요일 마다, 아일랜드는 1,2편 시청 후 몇주 뒤 나머지를 시청했습니다. 당연히 전편 시청한 더글로리에 대한 효능감이 가장 높았습니다.

흥미로운 데이터가 있습니다. 콘텐츠 소비량에 대한 국가별 수치를 비교한 아래 표를 볼까요. 전세계적으로 하루에 2~3개의 에피소드를 시청하는 것이 가장 대중적 방식입니다.

전세계에서 한국이 1위

특히 한국, 러시아, 중국 등이 5명중 1명(대락 23%)이 하루에 전편 모두 시청하는 비중이 높아, 전편 공개 선호가 가장 높은 국가로 나타났습니다. 특이하게 일본은 전편 시청 비율이 가장 낮고 여전히 51%가 일주일에 한편만 시청하는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빈지뷰잉(binge viewing)의 원조 국가인 미국은 전편 시리즈 시청이 14%로 나타나 한국 보다 낮고 34%는 매일 2~3편의 에피소드를 선호합니다.

국가마다 이렇게 선호 수준이 다르지만 넷플릭스는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전편공개 룰을 깨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오리지널의 한 시즌을 2번에 나누어 공개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디즈니+와 국내 OTT들은 주간 단위 공개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사실 몰아보기는 시청자들이 누릴 수 있는 큰 즐거움입니다. 하지만 후발 OTT들인 여전히 주간 공개 방식을 공개합니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충성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전편 몰아보기 뒤 서비스를 취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간 공개의 장점은 콘텐츠의 수명 주기를 늘릴 수 있다는 점 입니다.

지난 2022년 3분기에 미국에서 동일 기간 동안 공개된 대작 오리지널들에 대한 구글 트렌드 분석을 보시죠.

HBO MAX와 아마존의 오리지널은 주간 편성이 될때 마다 검색량이 증가하고 1개월 동안 꾸준히 관심을 받았죠. 하지만 넷플릭스의 ‘다머’는 전편 공개 시점 부터 폭발적으로 검색이 증가합니다. 그만큼 미 시청자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검색량 비교만으로는 주간공개와 전편공개 중 우위를 따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국내 오리지널의 구글 트렌드 분석 비교

그럼, 더 글로리, 카지노, 아일랜드의 국내 구글 트렌드 분석 데이터를 살펴볼까요.

더 글로리가 전편 공개되고 1주일 동안의 검색량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간 단위로 공개된 카지노는 공개 시점 마다 검색량이 증가합니다. 드라마의 관심 주기가 매우 길게 유지됩니다.

이 그래프로만 보면 주간 공개가 유리해 보입니다.

더 글로리는 공개 시점 1주일 뒤인 1월 7일 검색량이 더 높아집니다. 안 보면 뒤쳐질 수있다는FOMO(Fear of Missing Out) 를 자극한 결과입니다. 긍정적 입소문과 스포일러에 대한 두려움은 새로운 시청자들을 끌어모은 결과입니다.

그런데 웹검색의 내용을 보면 재미있는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더 글로리의 검색 키워드는 주로 드라마 출연 배우들에 대한 정보 검색이 많습니다. 카지노는 “토렌토 카지노” 가 검색 1위 키워드 입니다.

구글 트렌드의 유투브 데이터 결과는 더 흥미롭습니다.

웹 검색은 카지노가 앞서지만 유투브 검색 트렌드는 더 글로리가 높습니다. 유투브 검색 키워드는 더 글로리는 반응이나 요약 보기, 시즌2, 메이킹 등 후속 감상을 위한 검색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카지노는 “회차별 다시보기” 키워드가 높은데 이는 요약 버전을 찾는 키워드들입니다.

이 결과로만 본다면 더 글로리는 전편 감상 후에 웹과 유투브에서 감상 후기, 시즌2 기대감이 반영된 검색이 높은 반면, 카지노는 디즈니+가 아닌 불법다운로드 방법이나 요약 버전을 찾는 검색이 높습니다.

전편공개된 더 글로리는 넷플릭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공개 방식이지만 디즈니플러스의 카지노는 그 관심이 디즈니플러스로 향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이 분석을 위해서는 가입자 모객 데이터가 결합되어야 더 명확해 집니다.)

하이브리드 방식 공개 (전편 + 시즌 분할)

결과적으로 보면, 넷플릭스의 전편공개와 시즌 분할 공개 방식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특히 첫번째 파트와 두번째 파트 (더글로리 파트2는 3월 공개) 사이에 2개월 정도의 공백이 있습니다. 반면 카지노는 2월 15일에 공개됩니다.

아래 표를 보죠.

넷플릭스가 2021년 하이브리드 방식 (전편공개 + 파트 분할) 릴리즈를 테스트한 프랑스 오리지널 ‘루팡’의 파트1과 파트2 가 6개월 간격으로 공개되었습니다.

파트2 공개 이후 파트1 보다 높은 도달율을 기록한것을 볼 수 있습니다. 파트1의 입소문 효과가 파트2로 전이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6개월 공백은 너무 길 수 있습니다. 더글로리가 선택한 2개월 공백은 매우 영리한 선택입니다. 더글로리 때문에 가입한 신규 가입자는 더글로리 파트2를 시청하기 위해 최장 3개월은 유지될 수 있습니다. 특히 파트2 공개 직전에 파트1의 재시청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물론 같은 효과가 주간 공개에도 발휘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카지노의 파트2는 파트1의 8편이 끝나고 20일 뒤에 오픈됩니다.)

요 지표 : 전편 시청 완료율

이런 가입자 유입 및 유지 효과는 전편공개가 주간 공개 보다 우월할 수 있습니다. 물론 콘텐츠 품질이 더 중요합니다.

전편공개와 주간공개 보다 더 중요한 지표로 “전편 완료율” 이 있습니다. 이는 첫편을 100% 시청한 구독자가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100% 완료한 비율을 정의한 수치입니다.

아래 표를 볼까요. What’ on Netflix 에서 집계한 데이터를 보면 오징어게임은 87% 입니다. 엄청난 수치입니다.

이런 데이터들도 있습니다. 5일 이내의 완료비율을 조사한 것인데요, 40% 가 넘으면 매우 높은 인기를 얻은 것입니다. (물론 이 수치 비교는 모두 전편공개 작품들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시청자 충성도 관리가 OTT의 중요 역량

정리해보죠. 이제 OTT의 오리지널 공개는 혼합 방식 (전편공개/주간공개 + 파트 분할) 이 대세입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주간공개 보다 전편공개가 구독자 충성도를 높히는데 효과적입니다. ‘몰아보기’는 이제 시청자들이 OTT를 즐기는 일상적 시청 방식이 되었습니다.

카지노에서 보듯이 이렇게 좋은 콘텐츠도 주간에 1편씩 공개되어 8주가 유지되지만 플랫폼 충성도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관심 영역이 분산될 뿐입니다.

그리고 공개방식 보다 중요한 것은 완료율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최소한 넷플릭스는 완료율을 높이기 위해 마케팅, 앱 추천 등 그들의 노하우를 쏟아 붓고 있습니다. 국내 OTT들도 이런 영역에 대한 고민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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