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마블의 조건

넥스트 마블의 조건

Jeremy
Jeremy

지난 11월 25일 개최된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의 ‘라이선싱콘2021’ 에서 ‘IP비즈니스의 기회’ 를 테마로 <누가 넥스트마블이 될것인가> 라는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필자는 이 주제에 대해 “OTT 시대의 콘텐츠 가치 극대화 전략” 을 내용으로 발표를 하고 토론에 참여했다.

콘텐츠 진영의 거대한 흐름에 거는 기대

현재 한국 OTT 시장에서 토종OTT 플랫폼들은 답답한 상황에 놓여있다. 하지만 콘텐츠진영으로 각도를 돌려보면 오히려 글로벌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2021년 네이버, JTBC, 카카오, CJ ENM은 각각 자사의 강점을 기반으로 미국의 웹소설 플랫폼, 제작 스튜디오들을 인수했다.

넷플릭스로 인해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졌고 이제부터는 한국의 콘텐츠 제작과 IP를 보유한 기업들이 스스로 넓어진 지형을 적극적으로 키우겠다는 시도이다. 미국의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한국에서 만들어진 IP가 빠르게 이식되고 웹툰, 웹소설 플랫폼에 기반한 IP들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HBO MAX등 OTT들과 빠르게 결합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전략은 “속도” 와 “IP 장악력” 이다.

네이버가 왓패드 인수 후에 2개월도 안되어 왓패드-웹툰 스튜디오를 통합했고 이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웹툰들을 소설로 영상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에 속도를 붙였다. 이미 CJ가 인수한 엔데버콘텐츠는 미국의 OTT 의 80%와 제작 프로젝트가 벌어지고 있다.  CJ ENM은 인기 IP의 포맷을 미국 스튜디오들에게 단순 판매 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화 전체를 통제할 수 있는 ‘IP 장악력’ 이 생겼다. 그래서 ‘넥스트 마블’은 한국에서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주장이다. 그리고 IP 확장에 필요한 필수요소로 ‘팬덤 기반 에코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다.

이러한 주장은 같은 주제로 개최된 미국의 제작사 임원들 토론에서도 유사하게 이어졌다.

넥스트마블은 미국 이외 지역에서 나올것

이번 행사에서 “Who will be the next Marvel?” 제목으로 왓패드 스튜디오 직원등 3인의 토론이 있었다. 외부의 시각에서 이 주제를 고민해보는 것이 매우 유익했다.

Wild Sheep Contets 창립자 에릭버맥은 ‘넥스트 마블’ 같은 프랜차이즈가 헐리우드에서 탄생할 가능성 보다 미국 이외 지역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로 인해 다양한 문화와 스토리텔링에 노출되면서 시청자 수준도 높아졌다. 순수한 오리지널 IP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오징어게임이 대표적이다. 특히 OTT 시장의 경쟁은 미국 외 지역에 가입자 기반을 확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글로벌 국가들의 로컬 IP 확보에 치열한 경쟁이 붙어있는게 현실이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그는 로컬 IP를 인수하고 다른 콘텐츠로 재탄생 시킬 때 주의할 점이 있음을 말한다. 오징어게임 IP를 가져와서 미국판을 만드는 방식은 구식 아이디어라는 것이다. 올드보이도 미국 IP로 성공하지 못했고, 일본의 공각기동대도 리메이크 작품은 실패했다. 본래 IP의 순수성을 그대로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IP 발굴의 기준은 "팬덤 기반의 공고함"

해외 IP를 발굴할 때의 기준은 무엇일까? Wild Sheep Contents는 최근 일본 세가 비디오 게임 YAKUZA 판권을 구매했다. 이 게임은 1,400만뷰 정도로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 판권을 살때 일본 시장에서 확고한 게이머 기반이 있는지, 이 게임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들면 마케팅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을 확신할 수 있는지를 판단했다는 것이다.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의 글로벌 헤드 Taylor Grant에게 IP를 발굴할때의 기준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웹소셜 플랫폼 왓패드의 Deep Analytics 를 통해 어떤 작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지, 누구도 인식하지 못하는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들어, 왓패드의 해시태그에서 ‘이슬람의 사랑’ 가 갑자기 인기가 높다는 것을 분석하고 이를 주제로 웹소설을 만들고 IP를 개발중이다. 문화의 파괴라는 이용자들의 트렌드를 읽어낸것이다. 왓패드가 9천만, 웹툰은 7천만명이 이용한다. 전세계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대해 인텔리전스가 가능하다는 점은 IP를 찾고 발굴할때 매우 유리하다.

실제 왓패드는 데이터 기반 IP 발굴을 차별화로 꼽고있다

Young Adult 타겟의 여성 로맨스 IP가 인기

최근에 급상승 하는 IP 장르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기존의 마블, DC, 다크호스 등의 코릭출판사 기준의 IP들은 슈퍼히어로, 액션 등의 남성 소년 중심 IP가 지배적이었다. 여성이 즐길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 전세계적으로 웹툰 쪽에서 로맨스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웹툰의 경우 독자의 65% 가 여성이고 창작자의 65%도 여성이다. 여성들은 만화, 독서를 좋아하고 삶에 대한 이야기를 선호한다. 로맨스 그리고 로맨 하위 장르로 코미디를 발굴하고 있다.

최근 거의 모든 방송사들이 YA(Young Adult) 타겟 작품들을 찾고 있고 전에 볼 수 없었던 로맨스 (국가나 종교, 민족을 배경으로 하는 파격적 로맨스등) 라던가 여성 위주의 스릴러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작품들이 모두 프랜차이즈로 확장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블 프랜차이즈가 만들어낸 세계관은 40년 이상 걸렸다. 하지만 OTT들이 다양해지면서 틈새 콘텐츠 공략도 가능해졌고 어떤 IP가 스핀오프되어 영화, 시리즈, 웹툰 등으로 360도로 가치가 극대화 되는 방법들을 스튜디오들이나 IP소유 회사들이 고민하고 있다. 애니메 시리즈가 스트리밍 라이브 액션 시리즈로 발굴되는 방식이 그 사례이다. 이런 시도들이 검증되고 성공하면 프랜차이즈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필자의 발표 자료 : 레거시 IP의 다양한 확장 사례

글로벌 스트리머의 강한 권력에서 탈피 필요

하지만 글로벌 스트리머들의 권력이 너무 강해 그들의 영향력 아래에서 이런 것들이 시도되고 있는 것은 문제로 지적되었다. 제작사 주도의 IP 확장을 필요하다는 점을 공감하고 있다.

IP발굴의 핵심은 내 나라 안에서 관객층을 확보해야 하고 이를 통해 관심을 끌게 되면 다른 시장에서도 해당 라이센스에 대해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의미있는 시사점이다.

한국의 IP 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웹툰, 게임 등 파생시킬 수 있는 IP의 저수지는 한국만큼 역동적인 나라는 없다. 넥스트 마블을 꿈꾸어보자.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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