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어TV의 종말이 다가온다!
리니어TV (선형TV)는 케이블, 위성 등 유료방송 또는 안테나를 통한 무료 시청 등을 통해 방송 채널을 시청하는 방식을 일컫습니다.
2032년 TV의 종말을 예언
넷플릭스의 CEO 였던 리드 헤이스팅스는 2022년 중반 이런 말을 합니다.
“스트리밍은 모든 곳에서 작동하고 있다. 향후 5년, 10년 안에 확실하게 선형(linear)TV 의 종말이 올것이다”
기존 TV를 전복시킨 넷플릭스 창업자의 허풍에 불과할까요?
2023년 1분기 최악의 가입자 실적
그런데 미국의 미디어기업들의 2023년 1분기 실적 발표를 종합해 보면, 케이블, IPTV, 위성 방송 가입자가 1분기에만 204만(VMVPD 제외) 감소하였습니다. 이 수치는 2,000년 이후 가장 큰 손실 규모입니다.
(케이블TV -112만, 위성방송 -71.8만, IPTV -21만 감소. 위성방송의 감소율이 가장 높음)
37년전 수치로 회귀한 수치
이 수치로 보면 심각성이 많이 와 닿지 않으시죠. 유료방송 구독이 1992년 이후 최저치 하락 입니다.
1분기 감소와 함께 미국 거주 가정의 총 유료 TV 보급률(YouTube TV 및 Hulu와 같은 인터넷 서비스 포함)은 58.5%로 떨어졌습니다.
VMVPD도 감소 추세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코드커터들은 유투브TV, 훌루TV라이브와 같은 VMVPD로 이동하고 이렇게 흡수되는 가입자가 늘면 기존 미디어기업들의 수익을 지킬 수 있습니다. 주식 리서치 회사인 MoffettNathanson 의 분석에 의하면, 코드커터들의 25.7% 정도만 VMVPD로 이동하는 등 이 수치도 최저치를 기록하였습니다. 아울러 VMVPD 중에서도 유투브TV를 제외하고 1분기 가입자가 모두 순감했습니다. 그야말로 유료방송에게는 절망적 시그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터넷 only 가구는 증가 추세
닐슨의 2022년 데이터에 의하면 미국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 가구는 90% 수준인데 인터넷을 통한 TV 콘텐츠 이용 가구(broadband only) 가 35% 까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래 표에서 케이블TV를 통한 콘텐츠 이용 가구가 40% 수준인데, 이 두 수치의 골든크로스가 일어나는 지점이 몇년안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시청을 위해 리니어TV가 아닌 인터넷만을 이용하는 가구의 증가로 코드커터(cord-cutter)도 늘어납니다.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22년 2분기 부터 유료방송과 OTT를 동시 이용 하는 시청자들 보다, 스트리밍 서비스만 이용하는 코드커터가 더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미디어 기업들의 수익모델 손상
지난 40여년간 전세계의 방송 미디어 기업들을 지탱해온 유료방송의 몰락은 미디어기업들의 수익 모델에 큰 손상을 야기합니다.
케이블, 통신회사들은 유료방송 가입자 수신료에 기반하여 제휴 수수료, 광고 수익, 콘텐츠 유통 수익, 신디케이션 판매 수익, VOD 유통 등 다양한 수익 창구가 만들었습니다. 가입자 몰락은 미디어기업들의 손실을 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독점 콘텐츠에 기반하여 유료 가입자를 모집하는 스트리밍 사업이 아직 이익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유료방송 기반 수익의 유지는 디즈니, WBD등 기존 미디어기업들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워너브라더스와 디스커버리 합병 이후 부채가 커진 통합 회사 WBD의 CEO인 자슬라브는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쇠퇴하고 있지만 여전히 리니어 비즈니스를 굳게 믿고 있다. 리니어TV는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현금 창출원이 될것이다”
넷플릭스 CEO와 정반대 시각을 보인 기존 미디어 기업 사장의 발언은 ‘희망’에 불과한 것일까요?
근본적으로 리니어TV의 몰락은 넷플릭스 등 혁신적 전복자들의 활약 때문입니다. 산업 내부의 문제는 없는것일까요?
Doom Loop
MoffettNathanson는 흥미로운 논리를 펼칩니다. 부정적인 이벤트가 또 다른 부정적인 이벤트로 발전하는 소위 ‘Doom Loop(불행의 고리)’ 그것도 ‘쌍둥이 Doom loop’ 가 내부에 발생했다고 분석합니다.
리니어TV를 지탱하는 핵심 콘텐츠를 스포츠의 라이센스 확보에 몰두했고 이로인해 유료방송 수신료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가격 인상은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는 고객들을 ‘스트리밍 only 가입자’로 쫓아내어버렸다는 것입니다.
기존 TV의 고객이 이탈함에 따라 미디어기업들은 자신들이 직접 OTT 플랫폼을 만들고 OTT 콘텐츠를 늘려갔습니다. 유료방송 플랫폰은 ‘콘텐츠의 빈곤’을 맞이하고 가입자 이탈을 다시 반복한다는것입니다.
이들은 미국의 유료방송이 이 ‘Doom Cycle’ 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리니어TV는 쉽게 죽지는 않습니다. 지역 채널의 가치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리고 유료방송 플랫폼 들의 가격 인하 카드도 남아있죠. 그렇지만 미국 TV 수신 가구의30~40% 까지 하락할 시점은 2~3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OTT 수익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
미국의 미디어 기업들은 구조적 위기에 빠져있습니다. 유료방송 플랫폼을 보유한 컴캐스트 등은 CTV 플랫폼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SVOD와 광고 OTT인 FAST, AVOD 그리고 CTV 플랫폼 등의 레거시 미디어를 대체할 영역의 수익성 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디즈니, NBCU, CBS, WBD의 HBO등 유료방송과 OTT를 모두 거느린 미디어기업들은 OTT의 수익 전환을 이 시기 안에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위한 합종연횡(인수합병)이 불가피해집니다.
그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위한 합종연횡(인수합병)이 불가피합니다.
리니어TV가 위축되어갈수록 OTT 경쟁은 치열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가입자 경쟁의 외형 확대 경쟁에서 수익 전환 경쟁으로 변화했습니다.
리니어TV의 종말이 다가올수록 OTT 산업의 질적 성장이 중요해집니다.
물론, 한국의 유료방송은 미국과는 다소 다릅니다. OECD국가 중 매우 낮은 유료방송 수신료가 방어효과를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송 가입자는 노령화 되고 지상파, 케이블 채널 들의 OTT 전략으로 콘텐츠의 품질은 낮아지고 있습니다. 코드커팅이 발생하지 않지만 광고 수익 등 유료방송 기반 수익 모델은 예전보다 활력을 잃었습니다. OTT는 넷플릭스등 해외 OTT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고 있고 국내 OTT의 수익성은 요원합니다.
미국의 OTT플랫폼이 ‘수익 전환’ 전략을 돌파구로 찾은 것 처럼 국내 미디어기업들도 희망의 출구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것은 무엇일까요?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