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5배 덜쓰고, 계정 공유는 2배 높은] 한국의 OTT 이용 실태
최근 콘텐츠진흥원이 3,000명의 조사 대상자를 분석하여 <OTT 서비스 변화와 콘텐츠 이용 전망 분석> 보고서를 발행하였습니다.
국내에 발행된 OTT 이용자 대상의 조사 보고서가 부족한 상황인데요, 콘진원의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국의 OTT 이용 상황을 면밀히 진단해보고자 합니다. 특히, 한국 보다 선행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미국의 데이터와 비교하여 시장과 이용자의 상태를 평가해보겠습니다.
#1 미국은 포화, 한국은 아직 성장 하는 시장
안타깝게도 콘진원의 보고서에는 국내의 가구를 기준으로 1개 이상의 OTT를 구독하는 비율을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시장의 OTT 성장 여력을 평가하기위해 지난 5월 발행한 KISDI 보고서를 인용해보겠습니다.
KISDI 데이터를 보면 OTT 서비스 이용율이 2017년 36.1%에서 2021년 69.5%로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유료 이용율은 2017년 5.6%에서 2021년 50.1%로 10배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미국 가정의 OTT 보급 수준을 추적 조사 합니다. 미디어컨설팅 회사인 Leichtman Research Group 에 따르면 따르면 미국 가정의 78%가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 등을 구독하고 있습니다. (아래 표는 미국 TOP 3 침투율로 2021년 기준 78%)
2015년 52%, 2018년 69% 인 것을 고려하면 보급 수준이 지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부 조사결과는 85% 를 예측합니다.
이런 결과 미국의 OTT 시장은 포화 시장으로 들어섰다고 평가합니다. 동일 기준은 아니지만 이용율 기준으로 한국도 70% 수준에 이릅니다. 다만, 이용이 유료 지불을 의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 진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여전히 ‘성장이 가능한 시장’ 정도로 평가해보겠습니다.
#2 가구당 OTT 비용 : 미국이 한국 보다 5배 더 쓴다
콘진원 조사 결과로 1인당 평균 2.7개의 OTT를 이용합니다. 미국이 5개 수준인것을 보면 절반 수준입니다. 물론 미국의 OTT 갯수가 한국의 5배 이상이고 무료 및 광고 OTT등 서비스 다양성은 비교가 안되는 수준이기 때문에 2.7개는 낮은 수치는 아닙니다.
0TT 플랫폼 1개이상 유료 시청 비율은 콘진원 조사로는 86%, KISDI 기준 (OTT 서비스 이용자 중 유료 지불 이용자 비율) 으로 50.1% 입니다. (조사 문항에 따라 수치가 크게 차이가 납니다.)
한국 2.7개 / 월 13,200원 지불, 미국 5개 / 월 65,000원 지불
콘진원 조사 결과, 2.7개 당 월평균 13,200원을 지출합니다. 미국은 월평균 얼마를 스트리밍 비용으로 쓰는지 궁금하시죠.
2021년 기준, JD Power의 조사결과로 보면 47불(대략 65,000원)입니다. 미국이 한국 보다 5배 더 씁니다.
흥미로운 점은 IPTV 등 유료방송 구독료가 한국은 최저 8,000원, 미국은 30불 인데, 한국과 미국 모두 OTT 비용이 유료 방송 구독료를 넘어섰습니다.
다만, 미국은 점점 유료방송의 해지비율이 증가합니다. 즉, 유료방송 지불 비용이 OTT로 대체 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한국은 이와 다르죠. 유료방송을 기준으로만 본다면 한국의 가구당 OTT 지불 비용인 13,200원도 낮은 수준은 아닙니다.
그런데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등의 요금제가 평균 1만원을 모두 넘습니다. 이를 감안한다면 13,200원의 월평균 지출액은 다소 낮아보입니다. 그만큼 무료 접근이 많다는 것입니다.
#3 미국 보다 2배 높은 계정 공유
OTT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용자들은 계정을 서로 공유하거나, 무료 평가판을 이용하는 등의 소비방법을 선택합니다.
OTT플랫폼 이용자의 86.3%가 가족 또는 타인과 계정을 공유합니다.
계정을 타인과 공유하는 비율은 20대가 가장 높고, 40~50대는 가족들과 공유하는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납니다. 10~20대는 계정 공유 이유가 경제적 부담 때문이고, 30대 이상은 친밀감 유지 등 다른 이유가 있다는 점을 콘진원 조사 보고서는 지적합니다.
미국은 어떨까요? 41.4 % 입니다. 한국이 미국 보다 2배나 높습니다.
한국의 계정 공유 86.3% 를 사업자 별로 분류해서 보면 더 명확할 것 같은데요, 넷플릭스를 공유하는 이용자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계정 공유 비율이 높으면 당연히 특정 OTT 를 떠나기 어렵습니다.
#4 광고 시청 OTT 구독 의향 : 수치 검증 필요
무료 구독을 전제로한 광고시청 기반 OTT의 가입 의향은 평균 57.3% 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별로는 10대가 61%, 20대가 50%로 매우 높게 나타납니다. 플랫폼별로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이 52%~54%로 유사하게 나타납니다.
콘진원은 OTT플랫폼들이 자사의 경쟁력에 따라 광고 수익 기반으로 가격 정책을 다변화하는 수익 모델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조사 결과는 다소 질문 항목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광고 시청 기반 OTT는 크게 2가지로 나뉘는데, 돈을 내면서 광고를 시청하는 ‘광고 지원 구독(ad-supported ad plan)’ 과 돈을 내지 않고 무료로 이용하는 광고 OTT (AVOD, FAST) 들이 있습니다.
미국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넷플릭스가 광고 지원 상품을 출시할 경우, 대략 35% 선에서 이용 의향이 검증됩니다. (아래표 참조). 비싼 돈을 내더라도 광고없는 OTT 시청 의향이 더 높게 나타납니다.
==> 함께 보면 좋은 글 : 넷플릭스 반값 광고 상품 총정리
만일 콘진원 조사 보고서의 광고 시청 의향 질문에 “돈을 내고도 광고를 시청하는 상품” 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57% 라는 수치는 다소 평가하기 애매한 수치입니다.
자칫, 국내 OTT들이 ‘돈을 내고도 광고를 시청할 수 있는 고객 의향’을 50%가 넘는다고 판단하면 수요가 매우 큰 상품 처럼 오독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5 OTT 선택 기준 : 한국은 콘텐츠, 미국은 가격
플랫폼을 선택할 때 이용자들의 기준은 특정 콘텐츠 유무, 콘텐츠 다양성, 저렴한 가격이 기준입니다. 한국의 조사결과로는 1순위 플랫폼을 선택할 때 가격 보다 <특정 콘텐츠 유무> 가 중요하는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보다 프리미엄 OTT의 갯수가 2배 정도 많은 미국에서는 플랫폼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요인은 1위가 가격 (51.49%) 이고 2순위가 콘텐츠 (31.27%) 입니다.(아래 표 참조)
미국의 출시된 OTT들의 전체 구독료 총합은 120불이 넘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이용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매우 높습니다.
이런 이유때문에 미국에선 넷플릭스, 디즈니+가 광고 상품을 출시하여 가격 다양성을 충족하려는 것이겠죠. 반면, 한국에서는 ‘특정 콘텐츠 경쟁력’이 중요합니다.
#6 OTT 구독 시장이 더 증가하려면?
물론 가격과 콘텐츠 모두 다양하고 저렴해지는 상품이 필요하다는 것은 OTT 경쟁에도 필요한 전술입니다. 특히 콘진원 보고서에서 언급한 OTT플랫폼을 0개~1개 미만으로 이용하는 경이용자(light user)를 보면, 명백해 집니다.
이들은 여전히 OTT 이외에 지상파와 케이블 등을 각각 58%, 62% 정도로 이용합니다.
그리고 보고서에 언급한것 처럼, OTT 콘텐츠를 이용하는 특성은 “집에서 쉴때 동영상 이용” 이 59%고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집 안에서 지상파, 케이블, OTT가 각축을 벌이는 것이죠.
계정공유, 통신사, 쇼핑회사 번들, 무료 체험판 등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다양한 옵션도 있지만 여전히 조사결과 처럼 ‘동영상 콘텐츠 다양성(52%)’ , 구독료 조정 (23%)의 개선 희망이 높게 나타납니다.
모든 미디어 이용행태의 조사에는 ‘콘텐츠 다양성과 가격 조정’ 이 단골 결과로 나타납니다. 가격이 다양하면, 이해하기 복잡하고 콘텐츠는 다양하면 찾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현재 한국의 OTT들 그리고 지상파, 케이블의 콘텐츠를 모두 합치면 다양성이 낮다고 보기 어렵죠.
경 이용자들이 답하는 ‘다양성’ 을 액면 그대로 보아서는 이들을 붙잡기 어렵습니다. 콘진원 보고서에서는 ‘유료방송, 음원 스트리밍등과의 제휴 요금제 등 구독료 세분화’을 주문합니다. 이런 전술과 함께 플랫폼의 콘텐츠 차별화에 대한 마케팅이 더 다양하게 펼칠 필요가 있습니다.
# 한국 OTT 경쟁 : 국내 방송 프로그램 중심
이용자들이 이용하는 OTT 콘텐츠의 유형을 보면, 국내 방송프로그램 27%, 영화 25%, 오리지널프로그램 20% , 개인방송 22% 입니다.
넷플릭스는 국내방송 프로그램, 영화와 오리지널이 고르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반면 웨이브, 티빙은 국내 방송 프로그램이 각각 54%, 59%로 높게 나타납니다.
만족도를 보면 넷플릭스는 오리지널이 38%, 웨이브와 티빙은 각각 기존 방송 콘텐츠가 55%, 51%를 보이고 있습니다.
웨이브는 HBO MAX를 티빙은 파라마운트+를 공급하고 있는데 이용자들의 호응 수준은 낮다는 것이 결과로 보여집니다.
넷플릭스와 웨이브, 넷플릭스와 티빙에 중복되는 국내 방송 프로그램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거나 늘어나면 다른 영역의 콘텐츠에 차별화가 확실한 넷플릭스의 자리는 빼앗기 어렵습니다.
웨이브, 티빙이 정체성의 지형을 넓혀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합니다.
Wrap Up : 80% 넘는 계정 공유, 집안에서 시청하는 OTT
콘진원 보고서는 조사 내용을 기반으로 ‘OTT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언’을 하고 있습니다. 가격과 콘텐츠, 기술의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필자는 2가지 이슈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1) 계정 공유로 OTT를 이용하는 비율이 80%가 넘다는 점을 유의 깊게 보아야 합니다.
사실 이 수치가 높다는 점은 이용자들이 특정 콘텐츠의 선호로 자유롭게 OTT들을 변경하는 ‘OTT 스위처’ 가 되는 것을 막는 요소입니다. 아울러 유료 지불 의향을 낮추는 효과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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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별 계정 공유 현황을 사업자별로 분리하여 분석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토종 OTT들의 통신회사, 쇼핑회사들과의 번들 실태도 파악해 보아야 합니다.
한국 OTT 시장은 계정 공유와 무료 번들이 매우 큰 시장입니다. 가격이
자발적 지불로 움직이는 시장의 크기와 계정 공유와 번들로 유지되는 시장을 교차 분석하여 대응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2) OTT를 시청하는 환경에 대해 “집안에서 심심할때” 라는 지점에 주목합니다.
OTT 경쟁이 거실에서 모바일과 TV 안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보고에서 미국은 TV, 한국은 모바일이 OTT 시청의 주력 단말 인데 점점 TV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OTT의 모바일과 TV 이용 환경을 비교해 보면 토종 OTT들의 경쟁력이 다소 뒤집니다. 웨이브, 티빙을 TV로 즐기기 위해선 별도 상품을 가입해야 하는 가격 장벽이 존재합니다. 넷플릭스, 디즈니+ 처럼 IPTV에 앱으로 제공되지 않습니다.
집안에서 모바일 이외 TV에서의 고객 점점을 넷플릭스 수준으로 접근을 쉽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웨이브, 티빙도 계정 공유자가 넷플릭스 만큼 늘어나고 고객의 유지도 쉬워 집니다.
OTT경쟁에서 토종 OTT가 더 성장을 하기 위해 고민해야할 많은 단서들이 콘진원 보고서에 담겨 있으니 주목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