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시대의 설강화
JTBC와 디즈니플러스에 동시 방영중인 ‘설강화’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설강화는 안기부 직원을 우직한 열혈 공무원으로 미화 한다는 점, 간첩이 민주화 인사로 오해받는 장면을 삽입해 과거 간첩 척결을 이유로 민주 인사들을 탄압했던 시대상을 옹호하는듯한 태도를 보인다는 점등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시청율은 3%인데 상영금지 청원이 30만을 넘었으니 아직 시청하지 않은 상태에서 논란만 커진 셈이다. 그리고 협찬 광고주들이 줄줄이 프로그램에서 손을 떼고 있다.
JTBC 설강화 특별편성으로 5회 까지 공개 : 오해 해소에 자신감
SBS의 조선구마사는 차이나머니로 문제가 되었지만 한국과 중국 ‘위티비’에 동시 방영 중인 드라마를 과감하게 중지했다. 그러나 JTBC는 조선구마사의 방송 폐지 처럼 중도 하차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가 거듭되면 오해가 풀릴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주말 편성을 앞당겨 12월 24일 부터 1회 씩 5회 까지 공개를 결정했다. 5회 까지 시청하면 오해가 풀릴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에 STAR 메뉴에 편성
JTBC의 설강화는 디즈니플러스가 투자했다.특히 이 작품은 JTBC가 주주인 티빙에도 공급하지 않았고 IPTV에도 VOD 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디즈니플러스 '올인' 이다. 설강화는 'STAR'를 브랜드로 제작된 오리지널이다. 디즈니의 가족 지향 이미지와 달리 성인 대상 콘텐츠 임을 암시한다.
2018년 이병헌 주연의 '미스터선샤인'이 TVN과 넷플릭스에 순차 방영한 최초의 사례인데 이때에느 IPTV VOD로 동시에 공급한 바 있다.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가입자의 빠른 확보를 위해 디즈니플러스 독점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큰 돈을 지불했을것으로 예측해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JTBC가 SBS 처럼 방영 중지를 선택하는데 이해관계의 복잡도가 있다.
아시아 지역에만 노출. 글로벌 13위 랭크
현재 디즈니플러스에서는 아시아 지역의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 13위에 랭크되어 있다. 디즈니가 넷플릭스와 달리 오리지널의 양이 적기 때문에 일부 아시아 지역의 TOP10 랭크 만으로 전체 순위 13위 정도에 기록된다.
현재 Flixpatrol 데이터에 의하면 설강화(SNOWDROP)는 디즈니플러스가 공급되는 전 국가 가 아니라 아시아 일부 지역 (한국, 일본, 대만, 싱가폴,홍콩) 에서만 서비스 되고 있고 이 나라에서는 모두 TOP 10에 올라있다.
시청자들의 분노는 투자자인 디즈니플러스로 향하고 있다. 방영중단 항의 메일을 보내는 등 시청자 행동에 나섰다. 아직 한국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에 악재일 수 밖에 없다.
심슨 에피소드를 통째로 삭제한 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는 홍콩에 런칭하면서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이 중국 천안문 광장 방문을 연출한 시즌16의 12번째 에피소인 "‘베이비 인 차이나’(영문명 Goo Goo Gai Pan)" 를 아예 삭제 해버렸다. 디즈니가 홍콩의 국가보안법 위반 등 분쟁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지적이다.
디즈니플러스는 특정 국가에 진출하면서 이렇게 자신들의 콘텐츠의 에피소드를 통째로 삭제할 수도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콩의 규제가 무섭다기 보다 중국의 큰 시장에서 배제될 미래 위험을 크게 생각했을 것이다.
비슷한 사례는 아니지만 한국에서 설강화 문제가 더 커지면 콘텐츠를 삭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JTBC가 국내의 종합편성 채널로서 국민들에게 비쳐질 위상은 매우 크다.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콘텐츠 상점일 뿐이다. 논란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지켜보도록 하자.
OTT 머니의 문제는 지속되나?
그런데 다음 드라마로 제작 중인 JTBC의 다음 드라마인 '아침이 올까지'도 가 있다. 이 작품 역시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텐센트는 2020년말 JTBC의 자회사인 제이콘텐트리에 11% 지분을 투자했다. OTT시대의 해외 자본 유치는 글로벌 유통의 안전판을 마련하는 미디어 기업의 좋은 전략이다. 다만 이 자본이 콘텐츠 제작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지적은 쉽지 않은 주제가 되어가고 있다. 누구도 창작의 자유를 막을 수는 없다.
jeremy797@gmail.com
부록.
설강화 !구독자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JTBC의 입장은 크게 아래 2가지이다. 그리고 회가 거듭하면 오해가 해소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군부정권 시절의 대선 정국 배경에서 기득권 세력이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 정권과 야합한다는 가상의 이야기
-권력자들에게 이용당하고 희생당했던 이들의 개인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창작물
잘못된 역사 비틀기 vs 단순한 창작
우선 이 드라마는 ‘허구’ 로 ‘사실이 아님’ 이라는 드라마 작법으로 밀어부치기엔 1987년 당시를 전혀 고증하지 않고 만들었다는 점이 문제이다. 그 다음 문제는 실제 역사를 잘못 비틀었다는 점이다. 실제 운동권 학생들을 간첩으로 누명 씌워 잔인한 고문과 폭력으로 허위 자백을 이끌어 내었고 실제 피해자들이 존재하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이를 주도했던 것이 안기부였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는 실제 간첩이 존재했었다는 듯한 설정으로 과거의 아픈 역사를 비틀어버렸다.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은, 간첩인 정해인이 도망가며 안기부 요원이 쫒는 장면들이 이어질 때 배경으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가 흘러나온다. 민주화 운동의 고통을 표현하는 노랫가사가 간첩과 안기부 요원의 추격에 배경 음악으로 쓰이는게 상식적으로 무엇을 연상 시키고자 한 장치일까?
JTBC는 보도자료를 내어 창작의 자유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JTBC는 시청자의 ‘시청권리’도 인정해야 한다. 미디어는 '문화' 이고 시청자들의 정서와 의식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이런 점에서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는 시청자 다수의 지적이 이미 모두 제작된 드라마의 창작을 저해한다고 보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