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와 엔터는 NFT의 대중화를 열수있을까?
NFT(non-fungible-token) 는 또 뭐야?
최근 메타버스와 함께 주식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기술 이슈는 단연 ‘NFT’ 이다.
NFT는 전세계적인 열풍이고 한국에서도 ‘디지털 아트’ 방면으로는 활성화 단계에 들어섰다. 하지만 여전히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용어이다. NFT는 블록체인 기반의 기술이고 거래 대금은 가상 자산인 ‘이더리움’으로 지불된다. 한국 시장에서 누구나 암호화폐를 선뜻 거래하는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NFT의 이슈화 수준에 비해 대중적 확산은 빠르지 않다.
NFT는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존재하지 않는 디지털 인증서로 ‘희소성’ 이란 매력을 지니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무한대의 복제를 허락하고 온라인에서 모두가 볼 수도 있지만, NFT는 단 사람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이런 점 때문에 NFT는 수집, 소장 그리고 재판매를 통한 투자의 욕구를 자극 한다. 시장 초기에 미술, 예술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던 이유도 위변조 없이 디지털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희소성 있는 NFT작품들은 수억원 대에 판매 되고 있다.
미디어, 엔터의 NFT 결합
NFT가 대중과 가장 가까운 지점인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와 강하게 결합하고 있다. 미국의 헐리우드와 미디어 기업들의 대부분이 자신들이 보유한 콘텐츠들과 NFT를 결합한 콜렉션들을 쏟아내고 있다. CBS Viacom, FOX, 워너미디어, 디즈니 등은 콘텐츠 자산을 기반으로 토큰을 발행하고, 배우들의 사진, 비디오클립, 예고편 영상, 예술 작품들을 NFT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아래 기사 참조)
12월 22일 개봉 예정인 영화 매트릭스4 : 부활 (원제 : the matrix resurrections)‘ 의 NFT를 출시한다.
11월 30일 출시되는 NFT 작품은 신작 메트릭스의 아바타로 영화의 모티브인 파란 알약과 빨간 알약을 선택함에 따라 NFT가 변형되는 방식의 재미요소가 있다. 그들이 ‘파란 알약’을 복용하면 NFT 아바타 소유자는 매트릭스에 남아 있지만 ‘빨간 알약’을 복용하면 NFT가 변형된다.(이 작품들은 50불에 판매)
11월 12일 한국에 런칭되는 디즈니플러스는 미국의 NFT 마켓 플레이스 Veve 를 통해 마블, 픽사, 스타워즈의 캐릭터 NFT를 출시한다. 디즈니의 인기 캐릭터를 황금 조각상으로 만든 ‘Golden moments' 마케팅을 펼친다.
Veve는 이미 마블용 디지털 만화를 출시했고 슈퍼맨 등 DC코믹스의 NFT도 제공한 바 있다. 얼마전 개봉된 MGM의 007 제임스본드 영화 ‘No time for die’ 의 NFT 콜렉션도 출시했다. 현재까지 Veve는 190만개의 NFT를 판매 했고 50만명 이상의 계정을 보유하고 있다.
(Veve는 인기 영화, 애니메이션, TV고전을 NFT 콜렉션 마켓플레이스를 목표로 하는 디지털 수집 회사이다)
Fox 는 NFT사업을 위해 ‘크리에이터 펀드’에 1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최초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시작했고 NFT를 위해 WWE와 파트너 관계도 맺었다.
헐리우드의 NFT 콜렉션은 디지털 아트와 달리 콘텐츠 팬덤 층이 작은 돈으로도 구매가 가능한 기존의 수집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마블의 캐릭터를 오프라인 상점에서 기념으로 구매하여 보관하는 팬들이 디지털 NFT 상품을 쉽게 사고 보관함으로써 팬 경험의 확장성을 노리고 있다.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NFT에 푹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이들이 보유한 콘텐츠 자산과 팬들의 접점이 확대되고 NFT가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과거, 콘텐츠의 팬들은 감독들의 비하인드 컷, 커버 아트, 배우 인터뷰, NG컷 등의 독점 장면들이 포함된 한정판 DVD에 지갑을 열었다. 하지만 스트리밍 시대의 도래로 별도의 수익 기회는 사라졌다.
NFT는 이런 스페셜 에디션 콘텐츠와 팬들이 소장함으로써 콘텐츠를 오랫동안 기억할 수집 경제를 부활시킬 수 있게 되었다. 콘텐츠와 연결된 팬들의 교감이 디지털 공간의 새로운 상품인 NFT 콜렉션을 꾸준히 구매로 새로운 팬 경험의 확대로 연결될 것을 희망한다. 특히 음악 산업에서 팬덤 경제는 NFT를 결합함으로써 확실한 성장 모멘텀이 될것으로 기대한다.
둘째,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자금 조달, 투자 방식 변화 및 제작 및 배포에 대한 접근 방식을 혁신함으로써 영화 제작자, 소매업체, 콘텐츠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전세계 미디어 회사들은 불법 복제 급증, OTT의 일방적 공세, 코로나로 인한 박스 오피스의 퇴조 등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미디어 회사들이 보유한 지적 재산권(IP)을 효과적으로 보호하는데 기여한다. 암호화에 기반한 콘텐츠의 안전한 보관과 전달은 불법 복제의 위험을 제거함은 물론이다.
NFT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이 스튜디오 중재 없이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이는 제작자, 창작자 주도의 경제로 이어진다. 특히 독립 영화와 음악 스트리밍 분야에서 NFT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있다.
지난 7월 앤서니 홉킨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 Zero Contact는 NFT 기반 스트리밍 플랫폼 Vuele에서 첫 상영되었다. NFT 플랫폼을 통해 시청자들은 한정판 영상을 소유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원격 ‘줌’ 을 통해 원격 프로덕션 방식을 제작 되어 눈길을 끌었는데 NFT 기반 상영을 통해 영화 유통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
Vuelo 는 ZERO CONTACT Platinum Edition NFT 팩과 10개의 ZERO CONTACT Elite Edition NFT 팩을 NFT 마켓 플레이스 ‘Opensea’를 통해 판매하는데 각 팩에는 구매자가 Vuele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영화와 비하인드 스토리 및 미공개 영상과 같은 인기 콘텐츠가 포함되었다. 출시 몇일 만에 10만불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였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아래기사 참조)
독립영화 감독들은 자신들의 영화 대본을 NFT를 통해 경매를 하는 방식으로 직접 자금을 확보하는 시도로 확장되고 있다. NFT는 레드카펫 프로모션이나 극장 개봉 전에도 영화를 초연할 수 있는 방법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열성적인 팬덤이 기반
이 모든 것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미디어 콘텐츠와 캐릭터들의 상품을 소유하기 위해 NFT를 기꺼이 구매하려는 열성적인 팬들이 존재해야 가능하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배우와 아티스트, 제작자들을 후원하기 위해 가상 자산의 위험도(?)와 낯선 사용성을 이겨내고 NFT플랫폼에 접근해야 가능하다.
NFT에 대한 기술적 의심이나 회의론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지난 9월 워너브라더스의 SF 신작 영화 "듄(Dune)" 의 NFT 콜렉션 출시를 추진했으나 팬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공상 과학 애호가들인 열정적 팬들은 블록체인을 채굴하면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언급하며 이 영화의 줄거리를 고려할 때 NFT 출시는 위선적이라고 비난했다. 결국 영화 제작사 Legendary 픽쳐스가 출시를 중단했다.
한국의 미디어 플레이어들은?
미국의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들은 이제 한국에 까지 확산되고 있다.
하이브와 두나무가 손을 잡고 NFT 시장 진출을 공식화 했다. 위메이드의 대표 게임 ‘미르4’ 에 NFT 기술을 도입해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고 컴투스는 블로체인 전문 기업을 인수했다. 아프리카TV는 실제 NFT 마켓을 오픈하고 자신들의 BJ들의 팬심을 활용해 NFT 사업에 뛰어들었다. OTT 등 국내 미디어 업계의 반응은 아직 미흡하다.
그런데 콘텐츠가 가진 대중적 친숙함과 수십년 동안 이용자들의 수집 욕구와 팬덤 문화는 지속적으로 존재해 왔다. 회의적 의견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의 ‘NFT 끌어안기’는 대중적 확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것이다. (물론 대중화에 필요한 법 제도의 정비도 필요하다.)
나만의 소장품, NFT 한점 사보지 않으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