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의 새로운 왕 '유튜브' 와 넷플릭스
유튜브의 CEO인 테드 사란도스는 최근 한 미디어 행사에서 유튜브를 비난하는 연설을 했습니다. 그는 유튜브를 '시간을 죽이는 사업(killing time business)'이라고 언급하고, 넷플릭스는 '시간을 쓰는 사업(spending time business)'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구독자 여러분, 이 말에 동의하시나요? 10년 전의 유튜브를 생각해본다면 단순히 '킬링 타임용' 서비스로 평가될 수 있겠지만, 현재의 유튜브 위상을 고려한다면 전혀 맞지 않는 말입니다.
New King of All Media
이를 비웃는 듯한 평가가 최근 미국 월가에서 나왔습니다. 월가의 유명 리서치 회사인 '모펫 네이선슨(MoffettNathanson)'은 유튜브가 헐리우드에서 매우 중요한 세력으로 부상하였으며, 유튜브는 이제 '모든 미디어의 새로운 왕(New King of All Media)'이 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엄청난 찬사입니다. 그렇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요?
유튜브 : 5,500달러 가치
모펫 네이선슨은 유튜브의 기업 가치가 최대 5,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알파벳의 기업 가치의 30% 수준이며, 유튜브 매출의 10배를 반영한 수치입니다.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24년 기준 유튜브의 매출은 542억 달러로, 전체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 중 디즈니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이 리서치 회사는 2025년을 지나면서 유튜브가 매출과 참여도 면에서 디즈니를 넘어 1위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유튜브는 넷플릭스를 제외한 85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유료 방송 시장과 300억 달러 규모의 스트리밍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평가됩니다.
미디어 기업들의 평가 배수를 살펴보면, 넷플릭스를 제외(10.5배수)한 디즈니는 1.3배, WBD는 1.4배, FOX는 1.3배, 로쿠는 2.4배 수준으로, 유튜브의 10배수를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유튜브 : TV 시청 시간 압도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유튜브의 지속적인 성장은 TV 시청 시간을 압도했기 때문에 가능한 수치입니다.
최근 발표된 닐슨의 수치에 따르면, 유튜브는 2월 기준으로 미국 TV 시청의 11.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넷플릭스(8.2%)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3.5%)의 점유율을 합친 것과 거의 유사합니다.

또한, TV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주요 단말기로서 모바일을 앞지르기 시작했습니다. TV에서 유튜브를 시청하는 시간은 2년 전과 비교하여 53% 증가했습니다.
TV가 유튜브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TV 시장의 광고주를 유치하는 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케이블 TV 가입자가 감소할수록 유튜브는 그 혜택을 누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튜브 창작자를 영입하는 넷플릭스
앞서 설명한 미디어 행사에서 테스 사란도스는 넷플릭스가 유튜브 창작자들을 넷플릭스의 제작자로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으로는 유튜브를 간접적으로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유튜브가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선불로 비용을 지급하지 않고, 최소한의 구독자를 확보한 경우에만 광고 수익의 일부를 공유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아마존의 성공
최근 아마존은 3억 명의 채널 구독자를 보유한 Mr. Beast를 영입하여 'Beast Games'를 제작하고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팬 중심의 유튜브 창작자 콘텐츠는 더 이상 단순한 인터넷 소재가 아니라 스트리밍 경쟁의 중요한 무기가 되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Beast Games는 넷플릭스가 제안한 7,500만 달러를 거절하고, 아마존이 1억 달러의 예산으로 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방송 후 1개월 이내에 1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프라임 비디오 시청자 4명 중 1명이 이 작품을 시청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넷플릭스는 아마존의 뒤를 이어 지난 1월 유튜브의 인기 채널인 Ms. Rachel을 영입했습니다. 이 채널은 유아용 교육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아마존을 따라가는 스트리머들
피콕, 디즈니 플러스 등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들도 스포츠, 유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장르에서 유튜브 제작자들을 찾고 있습니다.
TV 화면으로 깊숙이 들어온 유튜브의 위협과 유튜브의 주요 고객인 젊은 청중을 놓치지 않기 위해 스트리머들은 유튜브 창작자를 찾고 있습니다.
Z세대가 필요한 OTT
최근 아래 딜로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시청자들은 다른 연령대보다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거나 사용자가 만든 콘텐츠를 시청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Z세대 시청자는 이러한 유형의 콘텐츠에 하루 평균 2.4시간을 소비하며, 이는 다른 모든 연령대보다 더 많은 시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Z세대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청하는 데 하루에 1.3시간을 소비하고 있어, 온디맨드 서비스를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아래 표를 보면 더욱 흥미로운 시사점이 있습니다. Z세대의 52%와 밀레니얼 세대의 45%가 TV 연예인이나 유명 배우보다 소셜 비디오 제작자와 더 강한 유대감을 느낀다고 응답했습니다.

유튜브 창작자 모시기 경쟁
세대 간의 스트리밍 시청 행태와 선호하는 콘텐츠 유형은 서로 다릅니다. 노년층 시청자는 광고가 포함된 유료 콘텐츠를 더 수용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그들이 성장하면서 접했던 선형 TV와 유사한 경험입니다.
반면, 젊은 세대는 그들이 매우 익숙한 소셜 비디오와 사용자 생성 콘텐츠에 훨씬 더 큰 매력을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으로는 유튜브 창작자들의 글로벌 영향력, 프로급 제작 품질, 그리고 기존 미디어 콘텐츠에 비해 낮은 제작비가 창작자를 발굴하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OTT 플랫폼들은 TV를 둘러싸고 격돌할 수밖에 없습니다. 성공적인 모델이 많아질수록 OTT의 제작 투자는 그 방향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이 유튜브의 질주를 멈출 수는 없습니다. 중립적인 입장에 있는 유튜브 창작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