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O를 뗀 ‘MAX’의 5가지 전략 (토종OTT가 배울점)

HBO를 뗀 ‘MAX’의 5가지 전략 (토종OTT가 배울점)

Jeremy
Jeremy

2022년 합병한 워너디스커버리(이하 WBD)는 다가오는 5월 23일 통합 OTT인 ‘MAX’ 를 출시 한다고 선포하였습니다.

WBD는 합병 이후 뉴스 OTT인 CNN+ 철수, HBO MAX 오리지널 제작 중단 및 극장 우선 유통 선회 등 오로지 수익성을 지키기 위한 고통스런 구조조정에 몰두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말 기준으로 455억 불에 이르는 부채와 39억 달러의 낮은 현금 보유 등 타 미디어기업들 보다 열악한 경영 실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022년 자신들이 MAX와 디스커버리+ 의 통합을 단행하게 됩니다. 이들이 꺼내놓은 통합 전략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사실 한국에도 유사한 통합 (옥수수와 푹의 통합, 시즌과 티빙의 통합 등) 이 있었죠. 그런데 WBD의 통합 OTT 전략을 살펴보면 국내 OTT들이 배워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1 HBO 를 버린 ‘MAX’

통합 OTT의 브랜드는 이미 루머로 돌았던 대로 ‘MAX’ 로 결정되었습니다. HBO 를 버린 것은 현명한 결정일까요?

‘MAX’ 를 선포하면서 ‘가족을 위한 OTT’를 내세웁니다. 이말은 역으로 말하면 HBO가 ‘가족’을 불러오는데 한계가 있었다는 의미죠. HBO는 원래의 케이블채널 브랜드이자 성인대상 TV시리즈의 대명사 채널로 돌아갑니다.

다만 HBO MAX는 사실 HBO가 쌓아놓은 브랜드 인지도에 기반하여 성장하였습니다. 아래표에서 보는 것처럼 모든 응답자가 HBO MAX를 알고 있지만 차이점을 설명할 수 있는 소비자들은 63%에 불과합니다.

‘MAX’ 라는 새로운 브랜드가 가족 타겟으로 외형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마케팅 비용이 소요될 수 밖에 없습니다.

#2 가족 OTT로 위치 조정

MAX에는 디스커버리 채널 그룹들의 다큐멘터리, 오락, 리얼리티 등 논픽션 콘텐츠 들이 대거 합류하고 어린이 채널(카툰네트워크, 부메랑)들을 전진배치합니다.

기존에도 키즈 채널들이 있었지만 새서미 스트리트의 새로운 시즌 등 콘텐츠들을 보강합니다.

아울러 자녀 보호기능, 키즈 프로필 , 안전 모드 등 넷플릭스 수준의 키즈 사용성 개선을 추진합니다. 부모는 맞춤형 설정을 통해 자녀가 볼 수 있는 콘텐츠 유형을 매우 세분화하여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WBD가 보유한 TV 채널 라인업을 보강합니다. 슈퍼히어로에서 드라마, 오락, 다큐멘터리 등 논픽션 콘텐츠를 대폭 합류시킵니다.

기존의 가격은 유지하지만 최 상위 상품을 출시하는데요, 가격은 19.99불의 프리미엄 상품(Max Ultimate Ad Free )을 출시하고 4K / HDR 화질, 다운로드 기능 보강 등의 가치를 부여합니다.

모든 가족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최고의 품질로 제공한다는 비전입니다.

#3 디스커버리+는 유지

MAX로 콘텐츠를 통합했지만 여전히 디스커버리+는 4불~6불 수준의 저가형 스트리밍 서비스로 남겨둡니다. 이 지점이 한국의 통합OTT들이 선택과 결정과 매우 다릅니다.

HBO MAX와 디스커버리+를 함께 쓰는 이용자는 7%에 불과 하다는게 이들의 설명입니다. 디스커버리+는 케이블채널의 논픽션 장르를 즐기는 2천만명 수준의 틈새 시장을 가지고 있고 OTT를 유지해서 이 가입자를 지키겠다는 전략인 것이죠.

플랫폼을 2개 운영하는 분할 비용을 감수하면서 까지 유지를 결정한 이들의 결정 뒤에는 ‘가입자 사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OTT 통합 사례에서 보면 통신회사들의 OTT인 옥수수, 시즌을 모두 폐기시켰습니다.

이런 의사결정은 데이터에 의한 것었을까요? 그래서 그 가입자들은 어디로 갔습니까?

#4 콘텐츠가 왕이다!

WBD은 수익성 강화를 내세우며 독점적 오리지널은 줄이고, 기존 IP를 아마존이나 로쿠 등에 유통 시키며 ‘무기딜러’ 로 변신하며 콘텐츠 차별화에 다소 소홀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MAX로 변화 하면서 WBD는 크게 2가지 콘텐츠 전략을 선 보입니다.

우선 기존 IP를 활용한 스핀오프, 리부트 콘텐츠를 강화합니다. 해리포터 IP로 향후 10년을 방영할 목표로 TV 시리즈 제작을 준비중입니다.

왕좌의 게임 팬들은 2022년 여름 작품인 “하우스 오브 더 그래곤” 에 이어 “칠왕국의 기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왕좌의 게임 마지막회 시청자의 수는 1,360만 이었고 작년 ‘하우스오브 드래곤’ 마지막회는 930만 팬을 모았습니다. 이들이 왜 여기에 몰두하는지 알 수 있죠.

배트맨의 팬들은 악당 ‘펭귄”을 시리즈로 볼 수 있습니다. 병맛 시트콤의 대명사인 빅뱅이론 팬들도 스핀오프 작품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존 IP 활용 말고 새로운 창작 시리즈와 오락 프로그램들도 발표되었습니다. 이중에서 베트남 전쟁의 마지막날을 배경으로 한 ‘Symphatizer (동조자)’ 는 우리나라 박찬욱감독이 쇼러너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동영상)

콘텐츠 제작 비용을 대폭 삭감했지만 MAX의 출시와 함께 화려한 라인업을 공개하여 기대감을 주고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 이 전략이 먹힐 수 있을까요?

#5 사용성 부족을 고백

어떤 기업이라도 자신들의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무엇이 '부족하다' 고 고백하지 않습니다.

특이하게 WBD는 HBO MAX와 디스커버리+에 ‘중요한 단점’ 있다고 밝히며 ‘기본 사항을 더 잘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사용성 개선 문제를 언급하고 이에 대한 개선 계획을 밝히는 것인데요,

우선 검색 이슈! 시청자들이 새로운 프로그램과 영화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검색 서비스를 개선한다는 것 입니다.

특히 HBO MAX 시청자들의 75%는 홈 화면을 통해서 시청하고 반면 디스커버리+는 영상을 시청하기 위해 세부 메뉴 까지 검색한다는 각기 다른 사용성을 소개하며 이 두가지 장단점을 종합해서 검색 기능을 보강한다고 합니다. 아울러 탐색의 응답시간을 단축한다는 세부 기술 까지 언급합니다.

- 전용 브랜드 허브, 콘텐츠 세부 정보 페이지 개선, 간소화된 카테고리

- 바로가기 및 주제별 콘텐츠 정보, 검색 프로세스 개선 등

두번째로는 언급한 부분은 고객의 이탈 이슈인데요, 자신들의 데이터를 보니 고객들의 50%가 비자발적으로 서비스를 해지한다는 분석을 인용합니다. 구독자들은 카드 만료, 당일 잔액 부족, 청구 오류 등으로 자신도 모르게 해지가 되는 문제를 언급하며 결제 실패 알림, 스마트TV의 인앱 메시지, 고객 사용량 고지 등 적극적으로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겠다고 밝힙니다.

구지 언급하지 않아도 되는 이슈까지 거론하면서 까지 자신들의 부족함을 고백하고 개선 의지를 밝히는 것은 매우 신선합니다.

국내 OTT들은 플랫폼 사용성 개선 이슈에 대해 아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사용성 개선이 가입자 모객과 이탈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잘 모르기 때문 아닐까요?

MAX!

금고가 비고, 빚이 많은 미디어 기업이 OTT를 통합하고 절대치 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이들의 치열함이 묻어있는 선포식입니다. 그것도 런칭 40여일 전에!

MAX의 성공여부는 두고볼 일입니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 4~5위에 머물고 있는 중위권 OTT가 보여준 치열한 문제의식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5월 23일 새롭게 탄생하는 MAX가 글로벌 시장을 어떻게 공략하는지 궁금해집니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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