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VIZIO 인수 루머의 본질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의하면 미국의 최대 다국적 소매 기업인 월마트가 스마트TV 제조 회사인 <VIZIO> 를 20억불 (대략 2조) 에 인수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TV OS 11% 점유 VIZIO
월마트는 스마트TV 제조회사를 거액을 들여 인수하려는 것일까요?
VIZIO는 하드웨어 제조회사로 20년이 된 미국 기업입니다. 2010년 부터 스마트TV를 제조한 이 회사는 현재 TV OS 시장의 11%를 차지하여 ROKU 뒤를 쫒고 있습니다.
SmartCast 라는 이름의 TV OS 기반의 VIZIO TV로 활성화된 계정은 대략 2,000만대가 넘습니다.
(2조의 인수비용 이라면 대략 계정당 10만원의 인수 비용 이군요)
월마트는 ‘onn’ 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로쿠 등과 OEM 제휴를 통해 스마트TV, 동글 등 저가 하드웨어를 판매 중입니다. 로쿠의 판매량 중 40%가 월마트에서 발생할 정도로 월마트는 미국 시장에서 TV 판매의 중심 소매점입니다.
이런 월마트가 직접 TV 브랜드를 소유하겠다고 나선 것은 ‘하드웨어’ 를 통제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광고 사업 강화가 본질
VIZIO 인수가 단지 루머로 끝날 수도 있지만 오프라인 소매 기업의 최강자이자 아마존과 경쟁하며 온라인 사업 매출을 점차 늘려가고 있는 월마트가 스마트TV 시장에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전략적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월마트는 광고 사업 강화를 위해 VIZIO에 눈독을 들이는 것입니다.
월마트의 광고 사업은 2022년 기준 27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의 1.9%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아마존의 총 광고 매출 470억 달러에 크게 뒤쳐져 있습니다.
2,000만대의 TV 데이터 확보
월마트는 4,700여개의 소매 매장에서 발생하는 고객들의 쇼핑 데이터를 활용하여 walmart.com 의 검색 광고에 ‘walmrt connect’ 라는 광고주용 상품으로 광고주를 끌어들이고 있지만 성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VIZIO 를 인수하게 되면 월마트는 커넥티드TV (이하 CTV) 부문에서 2,000만대의 TV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습니다.
FAST OTT 보유
아울러 VIZIO는 ‘Watchfee+’ 라는 이름의 FAST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월마트는 이 FAST 및 VIZIO 홈 화면 등 광고 인벤토리를 대거 확보하게 됩니다.
VIZIO는 하드웨어 판매는 소폭 하락 하고 있지만 광고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월마트는 VIZIO의 하드웨어 판매를 끌어올릴 수 있는 유통력이 있습니다. 상승 추세에 있는 플랫폼 매출을 만들고 있는 VIZIO 의 운영 역량은 월마트에 매력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아마존 처럼
월마트가 VIZIO를 품게 되면 아마존의 생태계와 유사해집니다. 아마존과 FIRE TV ,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처럼 월마트는 VIZIO 를 활용하고 Watchfree+를 월마트+ 멤버쉽에 결합해갈 수 있습니다.
최근 VIZIO는 자신들의 TV OS를 타 하드웨어 제조회사들에게도 개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TV OS의 글로벌 확대는 물론 watchfree+ 의 이용자 확대에도 도움이 됩니다. 월마트가 이 전략을 계승하면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습니다.
Watchfree+는 현재 300개 이상 채널과 15,000개 이상의 VOD 타이틀 및 워너브라더스, 소니, 라이언게이트 등과의 파트너쉽을 맺고 있습니다. 1년 동안 2배 이상 시청량이 증가할 정도로 VIZIO 의 플랫폼 매출을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월마트+ 멤버쉽 강화
월마트는 최근 월마트+ 멤버쉽에 파라마운트+를 결합시키는 제휴와 피콕과는 Shoppalbe AD (피콕 서비스 안에 월마트 제품 판매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콘텐츠 활용 광고 기법) 제휴도 추진해왔습니다.
ACR 기술 확보 가능
VIZIO는 재생중인 TV 영상에서 콘텐츠를 오디오, 비디오를 통해 식별하는 ACR(Automatic Content Recognition)을 선구적으로 개척한 데이터 회사이기도 합니다. ACR을 통해 1초 단위로 시청자들의 시청 행위를 감지하고 TV 시청률 분석, 콘텐츠 타겟 광고, 개인화 추천 등에 활용합니다. VIZIO의 데이터 집계 및 분석 역량은 월마트의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CTV 시장 참전
이렇게 OTT 및 CTV 친화적 제휴 전략을 펼치고 있는 월마트가 CTV 시장에 직접 플레이어로 뛰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미국 시장은 이미 레거시 미디어의 TV광고비가 점차 CTV로 전환되어 가고 있습니다. 월마트의 VIZIO 인수는 이런 산업적 전환을 포착한 과감한 시도입니다.
인수 루머 보도 이후 VIZIO의 주가는 상승하고 로쿠의 주가는 2024년 긍정적 사업 실적 에도 불구하고 대폭 하락하였습니다.
만일 VIZIO의 주인이 바뀐다면 현재 월마트와 가장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CTV 플레이어 중 로쿠의 타격이 불가파하다는 예측때문입니다. 아울러 월마트가 컴캐스트와 차터커뮤니케이션즈의 합작화시가 만든 CTV 플랫폼 ‘XUMO’의 강력한 경쟁자가 됩니다.
월마트의 CTV 사업자 인수 추진은 변화하는 광고 시장의 변화와 월마트의 온라인 사업 매출 강화를 위해 필요한 전략입니다. 월마트가 로쿠를 인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많았을 만큼 VIZIO 아니더라도 월마트의 선택지는 넓습니다.
OTT 시장의 범위가 넓어지고 다양해지면서 경쟁 지형도 복잡해져 갑니다. 시장의 역동성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