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를 인수한 월마트 : 아마존과 맞짱
2024년 2월 월마트가 Vizio(이하 ‘비지오’)를 인수할 계획을 발표 한 후 12월 3일 23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미국 정부의 승인으로 확정되었습니다.
VIZIO 인수 확정
‘비지오’는 미국에서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2번째로 많이 팔린 스마트TV 제조회사입니다.
Parks Associates가 최근 발표한 데이터에 의하면 2024년 1분기 기준 56%가 스마트TV를 자주 사용하는데 2018년 39%에서 크게 올라간 수치입니다.
높아지는 스마트TV 영향력
특히 미국내 가정의 스마트TV 채택율 (스트리밍 시청을 위해 선택할 비율)은 2019년이후 20%이상 증가하여 2024년 1분기 68%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스마트TV은 OTT 산업의 성숙 수준과 비례하여 증가하고 있고 TV 또는 커넥티드 단말기를 제조하는 회사들 간의 수익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VIZIO의 플랫폼 사업력 인정
2002년 저렴한 TV 제조업체로 시작한 ‘비지오’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Smartcast TV 라는 자체 TV OS에 기반한 광고 사업을 확장하였습니다. ‘비지오’ TV 소유자는 광고와 함께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수천편의 콘텐츠를 즐길고 있으며 이 수는 미국에서만 1,800만개 이상입니다.
2018년 이후 400% 이상 성장한 수치이며 월마트의 관심은 ‘TV 제조 능력’이 아니라 ‘비지오’의 플랫폼 기술과 광고 사업 그리고 데이터입니다.
ACR 데이터 수집 능력
특히 ‘비지오’는 2,300만개의 옵트인(고객이 정보 수집을 동의한) 기기에서 스트리밍 시청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오디오와 동영상의 자동 콘텐츠 인식 (ACR) 기술을 활용하여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비지오’ TV의 서비스 계정으로 등록된 1,800만명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광고 사업을 펼칩니다.
자체 FAST : watchfree+
‘비지오’는 Watchfree+ 라는 자체 AVOD 및 FAST 서비스를 운영하고 이 콘텐츠 안에 포함된 광고와 ‘비지오’TV의 홈화면 포털 광고와 입점된 OTT들로 부터 받은 제휴 광고 공간을 통해 광고주를 영입합니다.
‘비지오’는 팬데믹 이후 하드웨어 판매 매출은 감소하였지만 플랫폼 광고 매출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래 데이터를 보면 ‘비지오’의 자체 발표를 보면 활성화 가입자 1,800만명의 인당 수익도 30불 이상입니다.
월마트 : 광고 사업 확장 기대
월마트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식료품으로 마진이 낮은 반면 광고 사업은 월마트에게 큰 이익을 제공합니다.
온라인, 오프라인 쇼핑 공간과 구매자들의 구매 데이터 그리고 쇼핑회사들이 주도하는 스트리밍 사업을 결합한 광고 사업이 펼쳐지는 광고 시장을 ‘소매 미디어(retail media)’로 분류합니다.
이는 한국에는 생소한 영역인데 아마존은 이 사업 공간의 75.2%를 장악하여 2023년 451억 5천만 달러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4,700개 매장 광고
월마트도 ‘walmart connect’ 라는 이름으로 월마트의 오프라인 쇼핑 공간과 키오스크, 웹사이트 등 고객 접점을 광고 사업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형 쇼핑몰의 TV 판매 스크린, 계산대 등을 광고 화면으로 사용하는데 이런 매장이 전국에 4,700곳입니다.
월마트는 쇼핑객의 쇼핑 경험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광고를 게재할 수 있는 여러가지 노력을 시도합니다. 특히 미국 매장 전체에 대략 17만개의 TV 화면을 단지 TV 판매에 필요한 고화질 영상이 아닌 뷰티 제품 광고 (이미지 , 동영상 포함)로도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광고 사업에 관한 이들의 노력은 집요합니다. 2023년 1월 기준 이들의 광고 사업은 전체 수익의 1%에도 못미쳤습니다. 하지만 1년 뒤 광고 사업의 수익은 30% 이상 성장했다고 밝힐 정도로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화로 2조원에 육박하는 돈으로 사들인 ‘비지오’는 소매업과 스트리밍 광고사업을 결합하려는 월마트의 통 큰 베팅입니다.
TV 시청 데이터 활용 가능
월마트는 TV 시청자들의 데이터를 직접 활용할 수 있고 커넥티드 TV 광고 분야의 핵심 사업자로 영역을 넓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월마트의 경쟁자는 아마존, 로쿠, 유투브 등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아마존이 프라임 비디오의 광고 인벤토리를 확장한 것과 같은 대열에 동참하였습니다.
아마존의 가장 강력함 힘은 ‘데이터의 양’ 입니다. 쇼핑 구매 선호도와 스트리밍 시청 취향을 결합하여 광고주들이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가질만할 제품과 서비스를 타겟팅 해주는 광고 상품이야말로 아마존의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월마트는 ‘비지오’의 ACR 기반 시청 데이터를 월마트의 쇼핑 데이터와 어떻게 연결할것인가에 대한 숙제를 가장 먼저 풀어야 합니다.
광고 산업을 둘러싼 경쟁 지형
아래 그림을 보죠.
광고 산업의 관점에서 보자면 점차 감소하고 있는 인터넷 자이언트 (구글, 메타) 의 광고 시장 파이와 증가하고 있는 커머스 광고와 뒤를 따르고 있는 스트리밍 광고 시장!
월마트는 오프라인에 강점을 가진 소매 사업자의 고객 도달 범위를 소비자 가정 까지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월마트의 물리적, 디지털 생태계가 강화되는데 2조원이 투입된 것이죠.
소비자들이 이 모든 영역을 매일 오고가고 있고 사업자들이 설치한 광고의 덫에서 사업자 지위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습니다. 월마트의 내일이 기대됩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