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역 스포츠채널(RSN) 파산 위기의 의미

[미국] 지역 스포츠채널(RSN) 파산 위기의 의미

Jer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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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달리 미국에서 실시간 스포츠를 시청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 지상파, 지역 스포츠 채널, 구단 운영 스트리밍, 케이블TV 채널, 유료스포츠 채널, OTT 등등

가장 큰 RSN 파산 신청

전통적으로 스포츠 리그는 지역의 팬을 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미국에서 케이블TV의 영향력은 매우 큽니다. 차터커뮤니케이션즈 등 일부 케이블TV 플랫폼은 지역 스포츠 구단을 소유하기도 했고, 반대로 스포츠 구단이 지역 스포츠 채널을 보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RSN (Region Sports Network)로 분류되는 지역 스포츠채널들은 케이블TV 가입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그런데 미국 통신회사이자 지역채널 소유 회사인 싱클레어(singclair)가 자회사로 두고 있는 Diamond Sports Group은 최근 파산 보호를 신청하여 몰락의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DSG는 미국 전역에 <Bally Sports> 를 브랜드로 19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MLB, NBA, NHL 등 NFL, MLS를 제외한 인기 리그들의 지역 게임을 방송해 왔습니다. 3개의 리그는 아래 그림 처럼 2,3위 및 5위로 선호되는 종목입니다.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도 RSN 사업 철수 준비

현재 DSG의 파산 보호 신청과 함께 워너미디어-디스커버리 그룹이 보유한 지역 스포츠 채널(AT&T Sports 등)의 운영을 중단할 고민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지역스포츠채널의 몰락은 미국의 미디어 지형에 큰 변화로 해석해야 합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디즈니-FOX 로 부터 물려받은 유산

싱클레어가 지역스포츠 채널을 시작한 시기는 2019년 입니다. 디즈니가 FOX를 인수할때 규제 당국은 ESPN을 소유한 디즈니가 FOX 소유의 지역 스포츠 채널을 매각하도록 압박 합니다.

이때 싱클레이어는 19개의 지역 스포츠 네트워를 106억 달러 (당시 가치는 200억 달러) 에 인수합니다. 하지만 이때 86억 달러의 부채를 안게 됩니다. 이때부터 불행의 씨앗을 잉태한 것일까요.

케이블 코드커팅 증가로 제휴 수익 악화

인수 후 4년 동안 미디어 지형은 그야말로 OTT로 급격히 이동하였고 특히 케이블TV 가입자의 이탈이 심화되었죠. 2016년 1억명 수준의 케이블 가입자는 7천만개로 감소했습니다.

지역스포츠채널의 수익 모델은 케이블TV의 수신료와 지역 채널 광고 입니다. 아래표에서 보면 지역 스포츠채널들은 다른 케이블채널 보다 매우 높은 제휴 수익을 케이블플랫폼 으로 부터 누려왔습니다. 케이블 가입자의 감소는 자연스러운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죠.

RSN 제휴 수익 (가입자 당) 비교

RSN의 OTT 전략

사실 RSN 진영은 2021년 부터 케이블TV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독자 스트리밍 전략을 세워 왔습니다.

DSG는 Bally Sport+ 라는 브랜드로 지역 스포츠 채널에 특화된 스포츠 OTT 출시를 준비해왔습니다. 2021년에 이들의 전략을 보면 스트리밍 경쟁에서 지역성을 강화한 D2C추진 의지를 볼 수 있습니다.

Bally Sport의 D2C 전략

2022년 가을 19.99불로 Bally Sport+ 를 출시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스트리밍 전략은 이미 시기를 놓친 결정이었습니다.

MSL 의 애플TV+ 이동 : RSN 약화

2022년 MLB의 금요일 경기 일부가 애플TV+에서 생중계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애플TV+와 MLS(major league soccer)의 독점 계약입니다. 원래 지역 스포츠 채널에 머물러 있던 MLS가 스트리밍으로 이동 하면서 지역 채널에서 제거되었습니다. 이는 RSN의 약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NFL이 아마존, 유투브TV로 이동했고 지역에 남아있던 MLS 이 애플TV+로 넘어가면서 점차 스트리머들의 돈 잔치가 시작되었습니다. RSN의 자금 압박은 불가피해졌습니다.

스포츠 FAST 증가

그리고 CTV의 FAST OTT 영역에서 스포츠 콘텐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FAST OTT의 스포츠 종목은 레슬링, 하키, 클라이밍 등 타겟형 스포츠들 중심이었지만 점차 축구 등 주류 스포츠들도 채널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파라마운트글로벌의 CBS 스포츠는 축구 전용 채널을 FAST로 런칭 키로 결정합니다. 이 채널은 FAST OTT인 Pluto TV를 통해 스마트TV로 송출됩니다.

결국 이런 움직임들이 지역 스포츠 채널의 정체성을 밀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RSN 진영도 스트리밍 전략을 세웠지만 케이블TV 가입자 이탈, 광고 경기 위축 등 본체 사업 모델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미래 동력 추진이 힘을 받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스포츠 스트리밍 빠른 전환 : 케이블TV의 위기

향후 RSN의 위기는 미디어 진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DSG의 파산으로 19개 지역의 스포츠 채널에서 송출되던 42개의 NBA, MLB, NHL 팀들의 스포츠 생중계는 지역 채널에서 송출이 중단될 위기입니다. 블랙 아웃으로 이어진다면 케이블TV의 이탈은 더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이미 미국의 유료TV 가입자들은 2010년 1억 500만명을 기록했던 정점에서 2026년 50% 수준인 5천만명까지 하락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RSN의 몰락은 시간 문제일 수 밖에 없는 것이죠.

MLB 협회는 이미 독자 스트리밍 서비스인 MLB.TV를 보유하고 있고 빅 구단인 시카고컵스, 뉴욕 양키즈, 보스턴 레드삭드등은 자체 스트리밍 추진도 검토중입니다.

이 기사를 보죠.

MLB가 지역 케이블 채널에서 벗어나 자체 스트리밍 확장 , ESPN, 빅테크들과의 거래 등 다양한 옵션을 거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스포츠 리그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지역 채널의 위기는 새로운 유통 판로 개척의 명분은 주는 것입니다.

지역 스포츠채널의 이용자 접점이 분산되고 있고 현재의 과도기를 지나 결국 아마존, 유투브, 애플의 영향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래 표를 보면, 스트리밍 판권의 가치가 2015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머니게임에서 누구의 지갑이 더 두둑할까요?

전세계적으로 OTT 진영이 스포츠 권리에 85억 달러를 지출 할 것이라는 최근 분석이 있습니다. 글로벌 스포츠 판권 시장에서 스트리밍이 21% 를 차지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2022년 13% 점유에서 무려 10%가 증가한 수준입니다.

마지막으로, RSN의 위기는 케이블TV의 본질적 가치였던 ‘지역’의 의미를 어둡게 만들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레거시 미디어의 본래 기반이 힘을 잃으면 몰락의 속도는 더 빨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역동적인 글로벌 미디어 산업 변화 입니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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