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1위 케이블TV 바뀌다 : 케이블의 미래
미국의 2위와 3위 케이블 네트워크 회사인 차터 커뮤니케이션즈와 콕스 커뮤니케이션즈는 최근 345억 달러 규모의 합병을 발표했습니다.
차터와 콕스 합병
두 회사의 합병 승인이 최종 결정되면, 컴캐스트를 제치고 미국 최대 케이블 TV 회사가 탄생하게 됩니다.

이 합병은 케이블TV 산업이 가입자 수와 기업 가치 모두 하락세를 보이는 시기에 발생했습니다. 10년 전 케이블TV가 미디어 산업을 지배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이들의 지위는 현저히 추락하였습니다.
지속적인 코드 커팅으로 케이블 가입자가 감소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무선 통신 회사들과의 경쟁으로 광대역 인터넷 가입자도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쇠퇴하는 케이블TV 의 생존 전략
차터와 콕스의 합병은 쇠퇴기에 접어든 케이블 산업의 생존 전략입니다. 콕스의 가입자 규모가 1위와 2위 사업자들 간에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아래 표를 보면 1위(차터와 콕스의 합병 법인)와 2위(컴캐스트) 간의 차이는 대략 200만 명에 이릅니다.

지역 기반의 케이블 TV 산업 구조 특성상 케이블 사업자 간의 경쟁은 없습니다. 이번 합병으로 미국의 케이블 TV 시장은 차터와 컴캐스트 두 회사가 유사한 규모로 나누어 가지는 구조로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케이블TV 보급 37.6%
현재 미국의 케이블, 위성, IPTV를 모두 합친 유료 TV 가입자 수는 4,960만 명으로, 11년 전 1억 100만 명에서 감소했습니다. 이는 미국 가구의 37.6%에 해당합니다. (아래표 전체 유료TV 보급 49.6% 중 케이블은 37.6%)

이 수치를 고려할 때, 콕스가 보유한 약 200만 가입자는 차터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물론 콕스 입장에서는 소규모 케이블 TV 회사에 대한 확실한 탈출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차터는 왜 콕스를 인수했을까요?
두 회사는 모두 버라이즌(Verizon)으로부터 모바일 회선을 임대받아 유통하는 MVNO 사업자입니다. 미국의 케이블 회사 중 차터는 약 1,039만 명의 모바일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사업을 7년 전에 시작했습니다. 반면, 콕스는 2023년에 모바일 회선 사업을 시작했으며, 현재 가입자는 20만 명에 불과합니다.
차터는 콕스의 모바일 사업 성장 가능성에서 큰 기회를 발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 외부 발표 자료에서도 2번째 기회로 지적)

모바일 가입자는 큰 기회
아래 표에서 차터의 광대역 인터넷 가입자가 둔화와 감소의 구간에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5G 네트워크를 앞세운 통신사들의 다양한 모바일 상품과의 경쟁 때문입니다.
차터는 이러한 상황에서 모바일 회선 판매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인터넷 가입자 및 케이블 TV 가입자를 유지하는 전략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콕스와의 합병은 모바일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콕스의 사업 지역은 케이블 TV 회사의 모바일 가입자 침투율이 낮습니다. 이 점은 합병을 결정하는 데 있어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케이블TV의 합병 효과
200만 명의 가입자가 추가된 차터의 케이블 TV 사업은 감소세를 다시 반전시킬 수 있을까요? 두 회사의 합병은 기존 방송 가입자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차터는 스펙트럼TV(Spectrum TV)라는 브랜드로 케이블 TV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스펙트럼TV에 디즈니+, 피콕, MAX, 파라마운트+ 등 일부 OTT 서비스의 광고 상품을 무료로 결합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번들 가속
차터는 케이블 TV와 스트리밍 서비스 번들 상품을 가장 공격적으로 추진한 사업자입니다. 또한 차터는 컴캐스트와 공동으로 투자하여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컴캐스트의 스트리밍 박스이자 FAST OTT인 XUMO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모든 신규 케이블 가입자에게는 XUMO Stream Box를 제공하며, 케이블 TV에 가입하지 않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를 대상으로 스트리밍 박스의 판매도 시작했습니다.

케이블 TV 가입자를 유지하고 코드 컷팅 이용자를 방지하기 위해 OTT 번들을 활용하는 전략입니다.
콕스는 컴캐스트와 제휴하여 케이블 TV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합병을 통해 콕스는 자사의 지역에 스펙트럼 TV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XUMO 셋톱박스와의 연계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차터는 콕스 지역에서 가입자 기반을 케이블 및 스트리밍 연결 사업으로 확장함으로써 합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합병 법인 : 콕스 커뮤니케이션즈
콕스는 비상장 회사로, 미국 케이블 TV 산업을 이끌어온 가족 기업 중 하나입니다. 창립자는 제임스 콕스(James Cox)로, 그의 이름이 회사명으로 사용될 정도입니다. 이들은 합병 법인의 이름을 '콕스 커뮤니케이션즈(COX Communications)'로 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귀속된 회사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 것은 과거 케이블 TV 업계를 형성한 가족 기업에 대한 '헌사'일까요?
이번 합병을 통해 콕스의 지분 26%를 보유한 리버티 브로드밴드의 최대 주주이자 미디어 재벌인 존 말론은 막대한 투자 수익을 얻게 되었습니다.
의미 없는 1위
지난 10년 전, 당시 1위 케이블 TV인 컴캐스트의 타임워너 케이블 합병이 불허되었습니다. 이후 2016년 차터가 타임워너 케이블을 인수하였고, 2025년 현재 콕스를 품어 1위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1위의 지위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기존 레거시 미디어의 성장이 멈추고, 통신 사업으로 회사의 미래 전략이 전환되었습니다. 과거 미디어 산업을 주도했던 케이블 산업이 쇠퇴하고 있습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