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사라진 ‘크롬캐스트’와 AI 셋톱박스
12년전 출시된 구글 크롬캐스트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여러번의 제품 교체가 있었지만 크롬캐스트는 ‘동글’ 디자인을 유지하며 구글의 추산으로 1억대가 판매되었습니다.
스마트TV를 구매하지 않고도 기존 TV를 OTT와 연결 시켜줄 수 있고 50불도 안되는 저렴한 비용과 구글의 생태계와 통합되어 있고 고품질 스트리밍 TV 연결 및 모바일 영상 전송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하지만 구글의 명성과 비교해보면 크롬캐스트의 지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미국의 TV OS 시장의 매출 기준 점유율 비교 (2020년 기준) 를 보면 크롬캐스트를 포함한 구글 TV OS (크롬캐스트, 안드로이드TV, 구글TV)는 7% 수준입니다.
글로벌 판매 기준으로 보면, 3% 수준입니다.
크롬캐스트 생산 중지
이렇게 저조한 실적이지만 구글은 거실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최근 구글은 ‘Made by Google 2024’ 라는 행사에 앞서 새로운 스트리밍 셋톱박스인 ‘Google TV Streamer’ 출시를 알렸습니다.
기존 동글 타입의 크롬캐스트 생산은 중단됩니다.
Google TV Streamer는 HDMI 포트에 직접 장착하는 타원형 홈 팩터를 지닌 Chromecast와는 달리 셋톱박스 디자인으로 변경되어, TV 앞이나 아래에 두어 숨겨진 크롬캐스트와 비교됩니다.
50달러 밑으로 판매되던 저가형 스트리밍 기기에 대한 경쟁에서 패배한 구글이 ‘셋톱박스’ 디자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새로운 기기의 가격은 99.99달러로 크롬캐스트의 2배입니다. 2GB의 저장공간, 4GB의 메모리, 초고화질 4K 스트리밍 기기로 와이파이는 물론 이더넷을 통해 연결됩니다.
홈네트워크 표준 기술인’Matter’를 지원하여 스마트 홈 기기와 연동됩니다. 가정용 보안 및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Nest 제품군과 보다 밀접하게 통합되어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수행합니다.
구글은 Google TV Streamer가 이전 세대 Chromecast보다 22% 더 빠른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메모리 사양이 2배 향상되었으며, 32GB의 저장 공간을 제공해 앱 로드 시간을 단축하고 보다 원활한 탐색 기능을 구현한다고 설명합니다.
AI 셋톱박스로 TV OS 공략
이 정도의 스펙은 애플TV 등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Google TV Streamer의 핵심 무기는 바로 ‘AI’ 입니다.
유투브, 넷플릭스, 디즈니+ 등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 및 앱을 통해 70만개 이상의 영화와 쇼에 액세스할 수 있으며, 미국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800개 이상의 무료 TV 채널을 제공하여 Roku와 같은 주요 스마트 TV 및 스트리밍 기기와 경쟁합니다.
Google TV Streamer는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나이(Gemini)를 전방위로 활용합니다. 콘텐츠를 찾고 선별하는데 제미나이를 구동합니다.
사용자들은 제미나이를 활용하여 콘텐츠 전체 요약, 리뷰, 시즌별 분석 등의 자료를 제공받습니다.
그리고 AI로 사용자 선호도에 따라 개인화된 콘텐츠 제안을 큐레이션하여 한곳에 편리하게 정리합니다. 사용자는 또한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맞춤화된 추천으로 시청 목록을 만들 수 있습니다.
LLM과 GenAI를 활용하여 시청자들은 이전에 제공되던 것보다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것에 대한 더욱 미묘한 프롬프트를 사용하고 콘텐츠를 더 쉽게 찾고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우 어두운 결말이 있는 SF 영화를 찾아줘!” 와 같은 음성 명령으로 콘텐츠는 찾는 것이죠.
항상켜진 TV
구글은 이 제품을 출시하면서 ‘항상 켜진 TV’ 로 소비자를 만족시킬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TV가 켜져 있지 않을 때는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스마트 홈 관리를 위한 중앙 장치 역할도 수행합니다.
주변 모드(ambient mode)를 사용하면 사용자는 사용하지 않는 TV를 예술 작품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음성을 사용하여 Google Photos에서 가장 좋아하는 추억을 불러오거나(예: 마지막 가족 휴가) 생성 AI로 독특한 스크린세이버 아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구글홈도 제미나이를 활용해 업그레이드되며, 'Help me create' 기능을 도입해 자연어 입력 기능을 통해 홈 오토메이션 생성 과정을 손쉽게 만들어줍니다.
예를들면, "취침 시간에 문을 잠그고 불을 꺼줘"와 같이 원하는 일을 설명하면 자동으로 루틴을 생성해 실행하는 방식입니다.
프리미엄 홈 지향
구글이 크롬캐스트를 버린 이유는 분명합니다. 12년전 제품 폼펙터로는 스트리밍 기기 경쟁을 더이상 이끌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AI의 도움으로 스트리밍 기기의 프리미엄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차별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미국 인터넷 가구의 46%가 최소한 하나 이상의 스트리밍 기기를 소유하고 있고 34%는 이런 스트리밍 기기가 주요 비디오 시청 장치의 첫번째 옵션이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Hub Entertainment Research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시청자의 38%는 TV를 켯을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앱’ 이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케이블TV가 제공하는 채널 목록을 보는 시청자는 19%에 불과합니다.
AI가 바꾸는 거실
가정의 스트리밍 허브를 장악하기 위한 경쟁에서 구글이 자사의 생성형 AI를 가장 먼저 경쟁 무기로 꺼내들었습니다.
로쿠, 삼성전자등 기존 TV OS 시장의 경쟁자들, 케이블TV, IPTV 등 레거시 미디어들의 셋톱박스 시장 등 거실 TV와 연결된 스트리밍 기기 속에 AI가 작동되는 경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구매자와 시청자들은 생성형 AI 기술이 셋톱박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릅니다. AI가 작동한 콘텐츠 추천 결과들과 소비자의 다양한 음성 명령들을 어떻게 TV 위에 보여주느냐가 소비자의 경험을 바꾸는 계기가 될것입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