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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호실적 그러나 매각의 길
파라마운트글로벌은 미국의 미디어 제국 중 가장 소란 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기업을 차지하려는 여러 세력들이 합병 논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2024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파라마운트+ 7천1만명 증가
파라마운트+는 1분기 동안 전세계적으로 370만명의 가입자를 추가하여 글로벌 총 가입자를 7천1만명으로 늘렸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1%, 가입자 수는 20%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가입자 당 수익(ARPU) 도 21%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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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OTT 사업의 손실 규모도 2억 8,600만 달러로 감소했습니다. (2023년 1분기 5억 1,100억 달러 수준)
이러한 호 실적은 2월에 끝난 슈퍼볼 경기를 파라마운트+에서 생중계 한 영향이 컷습니다. 무려 1억 2,370만명이 CBS, 파라마운트+로 몰렸습니다.
CEO 사임 : 합병 임박 신호
그러나 실적 발표 시기에 파라마운트 글로벌의 CEO인 Bob Bakish 가 사임 하는데요, 파라마운트글로벌의 합병 선언이 임박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파라마운트의 새주인으로 유력한 SKYDANCE는 독점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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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댄스 : 전체 매각 추진
최근 소니는 사모펀드 회사와 함께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파라마운트글로벌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힌 바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분할 인수’ 였는데요, 파라마운트의 미션 임파서블, 대부 등 인기 IP를 보유한 스튜디오 인수에만 관심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오라클의 공동 창업자 아들인 David Ellison이 이끌고 있는 제작사 Skydance 가 파라마운트 전체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소식으로는 여전히 소니도 인수 의사를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인수 의향서를 다시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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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글로벌 위기의 본질
2019년 CBS가 Viacom과 합병되면서 지금의 덩치로 커진 파라마운트글로벌은 케이블TV의 쇠퇴와 OTT 경쟁에 필요한 높은 비용의 이중고를 견디지 못하여 결국 매각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탑건 : 매버릭’ 이 2022년 전세계 박스오피스에서 15억달러를 벌어들였지만 파라마운트글로벌의 전체 매출 중 67%는 케이블 및 지상파 TV 부문에서 나옵니다. 이것이 위기의 본질입니다.
부채 덩어리인 스트리밍 사업은 24% 이며 영화는 파라마운트의 8.5%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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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의 경제 실패한 OTT 사업
스트리밍 때문에 케이블TV가 계속 축소되면서 미디어 기업 중 가장 크게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죠.
Ampere Analysis 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OTT 전체 수익이 케이블TV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파라마운트+로 7천만명을 보유하였지만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내는데 실패한 파라마운트는 TV부문의 매출과 이익 하락을 방어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무너져 가는 레거시 사업을 방어할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는데 실패 한 것입니다.
고령화된 TV 네트워크
파라마운트의 TV와 스트리밍 분야의 TV 채널과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분석해보면 위기의 실체를 상세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파라마운트+는 파라마운트글로벌의 TV 네트워크에서 제공된 라이브러리와 자체 오리지널을 통합적으로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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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의 오리지널 프로그램들은 전체 수요의 14.7% 를 담당합니다. CBS는 파라마운트+ 수요의 1/5 이상을 차지합니다. 어린이채널 ‘니켈로디언’이 CBS 보다 높은 22%를 맡고 있는 것은 가족 스트리밍 서비스로 긍정적 자산입니다.
그런데 콘텐츠 포트폴리오들의 인구 통계학적 선호 그룹들을 분석한 아래표를 보면 흥미로운 결과를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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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남녀 모두에 걸쳐 다소 고령층 고객들을 견인하고 있으며 CBS는 더 노년층과 여성 시청자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리얼리티 TV프로그램에 치중하는 MTV와 니켈로디언이 젊은 청중들에게 어필하지만 전체적인 비중은 높지 않습니다.
젊은 계층에서 소구할 콘텐츠가 적은 파라마운트의 한계는 스트리밍 성장에 약점일 수 밖에 없습니다.
넷플릭스를 지탱하는 파라마운트 콘텐츠
필자는 지난 분석에서 미디어기업들의 구작 라이브러리 (넷플릭스에) 판매가 자사의 스트리밍 사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증거들을 열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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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미국내 넷플릭스의 구작 라이브러리 최대 공급 회사가 파라마운트로 전체 TV시리즈 수요 중 8.3%를 차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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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인기가 높은 파라마운트 콘텐츠는 ‘니켈로디언채널’의 제작물들입니다. 특히 2005년 니켈로디언의 인기 애니메이션 ‘아바다 : 라스트 에어밴더’ 는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끌어 2018년 실사 시리즈로도 개발 되었습니다.
파라마운트 IP가 넷플릭스에서 재탄생 하는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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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기업들의 지각 변동
파라마운트의 현재 위치는 미디어 산업의 지각 변동을 상징합니다. 규모가 부족한 OTT 사업은 미디어제국의 본진을 허물어버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100년이 넘은 파라마운트의 콘텐츠 자산을 탐내는 SKYDANCE 등 외부의 새로운 미디어 세력들이 파라마운트의 구조적 모순을 어떻게 헤쳐나가게 될까요?
그리고 파라마운트의 무너져가는 모습이 국내 미디어기업들에게 시사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진지한 성찰이 한국 미디어 산업에도 필요합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