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match’를 없애고 ‘tag’를 강화하는 이유

넷플릭스가 ‘match’를 없애고 ‘tag’를 강화하는 이유

Jer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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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구독자들이 콘텐츠를 선택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정보들을 다양한 기능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92% 일치

영화의 아트워크 (포스터) 아래 붙어 있는 “일치율” 은 그 중 하나입니다. 영화나 시리즈에 녹색 라벨로 표기됩니다. (아래 이미지)

비율로 표기되는 이 수치는 영화 평론가나, 넷플릭스 리뷰를 기반으로 한것이 아닙니다. 백분율은 영화나 시리즈의 품질과 관련이 없습니다. 이 비율은 콘텐츠가 특정 구독자에게 얼마나 적합한지를 분석한 넷플릭스의 동적 알고리즘입니다. 이 기능은 개인화된 추천 시스템입니다.

데이터의 종합 '일치율'

“일치율”을 제시하기 위해 과거 시청 기록, 프로그램에 부여한 평가 (맘에 안들어요, 좋아요, 최고예요!) 와 시청 취향이 유사한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활용합니다.

일치율은 2017년 이전의 평가 시스템 이었던 별점 (5개 스타) 을 밀어내고 등장하였습니다.

일치율 효과는 미지수

‘일치율’은 사용자 행동과 선호도에 기반한 맞춤형 추천이고 검색 시간 절약, 효율적 콘텐츠 검색 등을 돕습니다. 개인화된 예측 점수인 일치율은 잘 작동하고 있을까요?

넷플릭스는 사용자들의 반응을 점검 하며 추천 시스템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일치율은 2017년 이전의 평가 시스템 이었던 별점 (5개 스타) 을 밀어내고 등장하였습니다. 그리고 2021년 도입되었던 ‘Surprise Me’ 기능 (무작위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버튼)은 2023년 제거되었습니다.

2021년 사라진 'suprise me 기능'

콘텐츠 시청 이전 또는 이후 시청자가 콘텐츠를 평가할 수 있는 <thumb up, thumb down> 버튼도 2단계에서 3단계로 수정되었습니다.

match 제공 중단

그런데 최근 넷플릭스가 ‘일치’ 데이터를 중단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Indiewire의 보도에 의하면 ‘일치’ 수치가 유용하지 않다는 점을 넷플릭스 관계자로 부터 확인했습니다.

필자의 경우에도, ‘일치’ 수치를 보고 콘텐츠를 선택한 경험은 한번도 없습니다. 대부분 콘텐츠가 91% 이상으로 표기되고 있고 왜 이런 수치가 나왔는지 모르기 떄문에 신뢰할 수도 없는 수치로 기억합니다.

tag 에 집중

뉴욕 타임즈의 분석에 의하면 넷플릭스는 ‘일치(Match)’ 수치 보다 ‘태그(tag)’ 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수천개 콘텐츠의 포스터 하단에 표시되는 ‘단어’ 들은 해당 콘텐츠와 연관된 명사와 형용사 들로 국가별 언어로 표기됩니다.

넷플릭스의 분석에 의하면 어떤 구독자라도 53초 이내에 재생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시청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특정 영상에 첨부된 포스터 이미지, 태그 등의 정보는 콘텐츠 선택에 가장 핵심적 정보입니다. 넷플릭스는 구독자들의 취향에 기반하여 동일한 콘텐츠라도 각기 다른 포스터(아트워크)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기묘한 이야기' 구독자 마다 다른 포스터 제공

사실 태그는 넷플릭스의 DVD 시절에 시작되었습니다. 넷플릭스 이후 다른 스트리밍 회사들도 콘텐츠의 태그 정보는 콘텐츠를 분류하거나 추천 기술에 활용될 때 필수적 항목입니다.

그런데 거의 25년 이상 시간이 지난 지금도 ‘태그’ 데이터를 고객이 확인하기 좋은 위치에 서비스 중인 스트리머는 넷플릭스가 유일합니다.

tag를 만들어내는 tagger

콘텐츠별로 3개 정도의 단어로 표기되는 태그는 어떻게 만들어 질까? 이 단어들은 태거(tagger) 라는 이름의 조직으로 국가별로 수십명의 직원들이 만들고 있습니다.

tagger의 공식 명칭은 'Editorial Insights Content Analyst' 입니다.

구글에서 ‘tagger’를 검색하면 “영화를 보면서 돈을 버는 직업” 이라는 소개들이 많습니다. 넷플릭스 초창기 때에는 실제 영화광들이 태그를 만드는 일에 종사했다고 하지만 현재 국가별로 ‘태거’ 채용 공고를 보면 시나리오 지망생, 언어 관련, 데이터 이해 능력들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최근에는 과학 분야의 이해도를 기준으로 태거를 채용하기도 합니다.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tag

넷플릭스의 ‘태그’는 아직 까지 수작업으로 다듬어 지고 만들어 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뉴욕타임즈의 기사를 보면, 넷플릭스가 태거들을 채용하기 위한 인터뷰에서 ‘칵테일 파티 테스트’ 를 본다는 언급이 있습니다. 칵테일 파티에서 만난 사람에게 영화를 어떻게 설명하느냐는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몇개의 단어로 특정 영화를 얼마나 정확하게 소개하느냐의 순발력을 본다는 의미겠죠.

총 3,000개의 태그를 입력한 넷플릭스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태그는 ‘로맨틱’ ‘신나는’ 서스펜스’ 입니다. 이들은 유사한 태그를 통합할것인지 유지할 것인지 격렬하게 토론하고, A/B 테스트를 통해 태그의 유용성을 검증합니다.

tag 생성 기술 보다 수작업 선호

특정 콘텐츠에서 태그를 생성하는 기술은 꾸준히 발전해 왔습니다. 영상 속의 컨텍스트를 읽어내어 태그를 자동생성 하거나, 콘텐츠 출시 이후 검색어, SNS의 구전 단어들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태그를 업데이트하는 기술 등 태깅 기술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사람이 직접 콘텐츠를 관람하고 ‘태깅’하는 수작업을 통해 추천 기술의 기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뉴욕 타임즈에서는 이 기술이 결국 원조 스트리머로서 넷플릭스가 다른 스트리머들과 차별화된 노하우라고 분석합니다.

‘일치’ 데이터를 버리고 ‘태그’를 더 강조 하고 부각 시키기 위한 서비스 장치는 더 발전되어 갈 것입니다. 예를들면 모바일 앱에서 태그는 잘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신작 콘텐츠에 태그가 다소 늦게 붙기도 하고, 미국 콘텐츠의 태그들은 너무 비슷해서 한국인 입장에서 보면 변별력이 없어 보입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의 홍수속에서 넷플릭스 영상을 선택하도록 만들기 위한 여러 추천 기술 중 가장 오래되고 고전적 기법인 ‘태그’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합니다.

53초안에 시청자를 붙잡아 두기 위한 치열함에서 로컬 스트리머들이 배울점이 많습니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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