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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등 K-콘텐츠] 글로벌 제작량 감소 '위험신호' 인가?
최근 미국의 1,700개 극장 스크린에서 개봉된 '케데헌' 싱어롱 버전의 영화는 넷플릭스에게 '박스오피스 1위'의 영예를 안겨주었습니다. 넷플릭스 창업 후 최초의 성과입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엄청난 성공은 다시 한 번 K-콘텐츠의 광범위한 확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케데헌’ 이전에도 한국 콘텐츠가 넷플릭스에서 점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증거가 많았습니다.
넷플릭스에서 2번째 인기
지난 4월, 영국의 조사기관 암페어(Ampere Analysis)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 콘텐츠는 넷플릭스에서 두 번째로 인기 있는 콘텐츠로 나타났습니다.
총 시청 시간을 분석한 결과, 한국 콘텐츠가 8~9%를 차지하여 미국 콘텐츠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아울러, K콘텐츠는 넷플릭스에 이어 가장 인기 있는 비영어권 작품 500개 중 85개를 차지하여 전체의 17%에 달합니다.
2021년 대비 55% 증가
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2위 그룹에 속한 글로벌 OTT들도 동남아시아 지역의 콘텐츠 투자를 줄이고 있지만, 한국, 일본, 인도 등의 콘텐츠 투자는 지속하거나 오히려 늘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암페어가 발표한 데이터를 보면, 2021년 부터 2024년까지 글로벌 OTT에서 제공하는 전체 K-콘텐츠 편수는 2021년 대비 55% 증가했습니다.

암페어(Ampere)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외 지역 시청자 중 한국 TV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가끔’ 또는 ‘매우 자주’ 시청한다고 답한 비율이 2020년 1분기 22%에서 2025년 1분기 35%로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2025년 제작 주문 감소
이러한 긍정적인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OTT 경쟁이 심화되면서 넷플릭스의 독주가 굳어지고, 2024년부터 오리지널 제작량이 점차 감소하는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필자도 지난 6월, 이러한 분석을 종합하여 K콘텐츠의 신규 제작이 감소할 수 있다고 정리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경향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위험 신호가 최근 데이터에서 확인되었습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한국 드라마와 영화(Scripted) 등 콘텐츠의 제작 편수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2023년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2025년 제작 주문(commission)은 43% 감소하였습니다.

2023년 넷플릭스가 4년간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25억 달러의 집행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으나, TV 시리즈와 영화 등 대본이 필요한 콘텐츠 제작 편수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제작 투자 방향은 기존 작품 라이브러리 구매나 대본이 없는 콘텐츠, 버라이어티 및 오락 콘텐츠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디즈니+, 아마존 등 주요 글로벌 OTT의 콘텐츠 투자 전략 변화가 K-콘텐츠 TV 시리즈 공급망에 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입니다.
현재 OTT 산업은 단순한 스트리밍 플랫폼 간의 경쟁을 넘어, 레거시 미디어와의 전면적인 경쟁 구도로 전환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광고 사업에 필요한 콘텐츠 우선
광고 기반 상품 가입자가 증가함에 따라, 후발 주자인 넷플릭스는 광고 사업에 기여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실시간 중계, 음악 경연 대회, 음악 라이브 이벤트 등 비스크립트 콘텐츠 제작에 점차 제작비를 늘리고 있습니다.
2024년 역사상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스포츠 경기였던 <제이크 폴 vs 마이크 타이슨> 복싱 경기 이후, 2025년 7월에 열린 여성 복싱 경기 <테일러 vs 아만다 세라노 3>는 600만 명의 시청자를 모았습니다.

넷플릭스 투자 소폭 감소
이들의 성공 사례는 지속적인 이벤트성 스포츠 라이브 경기 판권 구매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넷플릭스의 콘텐츠 투자는 2025년 말 기준으로 16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어, 2024년의 170억 달러보다 다소 감소할 전망입니다.

넷플릭스는 여전히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겠지만, 글로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드라마 장르에 대한 투자는 다소 감소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 투자 증가
넷플릭스와 빅테크를 포함한 주요 미디어 기업들의 콘텐츠 투자 추이를 분석한 표를 보면, 넷플릭스의 투자는 유지되거나 다소 감소하는 반면, 유튜브, 아마존, 디즈니의 투자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콘텐츠 투자를 증가시키는 요인은 스포츠 콘텐츠입니다.
레거시미디어 사수 = 스포츠 투자
최근 디즈니는 ESPN 단독 앱을 출시하고, NFL 협회와의 대규모 계약을 통해 REDZONE 등 독점 콘텐츠를 확보하였으며, NFL은 ESPN 지분 10%를 확보하는 데 합의하였습니다.

스포츠 판권은 레거시 미디어가 케이블 TV와 OTT를 연결하는 번들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활용되며, 넷플릭스와 빅테크 기업들에게는 레거시 미디어의 가입자를 빼앗는 수단으로 이용됩니다.

이 경쟁에서 넷플릭스는 아직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으며, 전체 스포츠 판권의 약 5%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스포츠 판권에 투입되는 비용이 증가하면 다른 장르에 대한 투자는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전히 높은 수요 그러나..
스포츠 분야에 대한 투자금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등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서는 여전히 대작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상대적으로 제작 단가가 낮은 한국의 공급망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스트리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K-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기대요인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제작 환경은 넷플릭스 등장 이후 배우 출연료가 급등하는 등 제작 단가가 크게 변동하였으며, 넷플릭스는 배우들의 ‘출연료 상한선’을 설정할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글로벌 OTT 의존 탈피
글로벌 OTT 생태계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졌지만, OTT 경쟁 환경의 변화로 제작 편수가 감소하면서 제작 산업이 입을 타격은 불가피합니다.
국내 OTT 플랫폼이 K-콘텐츠의 글로벌 확장에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는 어려운 과제입니다.
(최근 부산에서 개최된 미디어 업계 현장 간담회에서 "K플랫폼 지원을 통해 '케데헌' 같은 작품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 내야한다"는 주제가 토의되었습니다. 현실성이 있다고 믿는 것일까요?)
‘케데헌’이 오징어 게임 이후 다시 한 번 K-콘텐츠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하지만 산업에 대한 진단과 대응은 보다 냉철해야 합니다.
글로벌 OTT들의 산업 논리에 K-콘텐츠의 미래가 좌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jeremy797@gmail.com
독자 여러분.
9월 16일 부터 개최되는 <BCWW 2025> 에서 글로벌 미디어의 흐름과 콘텐츠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보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