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노라이츠 CEO 인터뷰
그야말로 볼만한 콘텐츠가 넘쳐나는 ‘콘텐츠 과잉’의 시대이다. 콘텐츠를 선택하는 것이 수고스러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 ‘넷플릭스 증후군’ 까지 생겼다. 무엇을 볼지 계속 앱의 리스트를 고르는 시간이 늘수록 ‘현타’를 느끼는 감정을 일컫는다. 에이! 안 봐
멀티구독 시대에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선택하는데 길잡이 되려는 앱이 있다. “키노라이츠’!
지난 5월 ‘디즈니플러스와 대한민국OTT 전쟁’의 책이 세상이 나온 뒤 한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꼭 만나고 싶다. 만나서 OTT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는 내용이 송부되었다. 이렇게 양준영대표와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강남의 작은 공유 오피스 회의실에서 본 그의 첫인상은 ‘야무지고 확신에 찬 반듯한 리더’의 모습이었다. 그가 들려준 과거의 고생담도 ‘사실은 즐거웠어!’ 라고 들릴 정도로 긍정적 인물이다.
5월 당시 30만 월 방문자에 고무되어 있었고 이 서비스가 어떻게 수익을 만들지에 대해 여러사례들을 들어 조언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나 11월 추운 어느날 그를 다시 만났다.
최근의 근황을 묻자, “월 100만 방문자를 달성 했어요” 라며 최근의 사업 성과를 자랑했다. 불과 10개월여 만에 100만가 확보된 것은 고무적이다.
Q : 100만 달성 까지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작년 이 맘때 10만 방문자를 간신히 모았지만 자본이 모두 소진되었다. 몇명 안되는 직원들을 모두 보낼 수 밖에 없었고 나와 공동 창업자만 회사에 남았다. 이 아이템은 반드시 될것이고 우리 둘이 무조건 다시 해보자고 결심하면서 10만 방문자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작성하여 배포했다. 그리고 카카오벤처스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렇게 투자를 받고 다시 직원들을 채용하여 여기 까지 왔다. 최근에는 업력이 높은 슈퍼 개발자들을 채용하여 큰힘을 얻고 있다. 말만하면 뚝딱 만들어준다!
키노라이츠는 글로벌과 토종 OTT의 콘텐츠 리스트를 모두 제공받아 분석하여 큐레이션 한다는 장점이 있다. 콘텐츠를 선택하면 볼 수 있는 OTT 목록을 보여주고 클릭하면 해당 앱의 플레이 화면으로 이동한다.
Q. 원래 키노라이츠는 어떤 컨셉으로 만들었나?
한국의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 가 되고 싶었다. 품질 좋은 평점과 코멘트를 확보하고 스트리밍의 연결 허브를 꿈 꾸었다.
500명의 인증회원들을 모았고 이들의 준 평점으로 ‘신호등 지수’를 만들었다. 리뷰의 양보다 질을 중시했고 이들이 남긴 평가들도 데이터로 활용된다.
키노라이츠는 평점 기반 소셜로 출발한 왓차피디아 (구 : 왓차) 와 유사하다. 하지만 독립 OTT로 변신한 왓차와 달리 플랫폼 중립 지대에서 키노라이츠는 ‘OTT 네비게이터’를 지향한다. 콘텐츠 관련 정보와 평점의 확보 속도 (신작 공개 전, 후로 평점이 누적되는 시간) 면에서는 아직 왓차피디아를 능가할 수준은 아니다. 다만, 키노라이츠는 빠르게 감상 플랫폼으로 연결시키는 단순한 목적이 방문자에게 먹혔다.
Q : 앞으로 키노라이츠를 어떤 방향으로 키우고 싶은가?
우선 키노라이츠를 ‘나만의 콘텐츠 관리’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예를들면 애플TV를 열면 디즈니플러스나 웨이브의 시청 이력을 확인하고 만일 시간이 지나도 시청하지 않으면 이 영상을 다시 보여준다. 모바일안에 각각 앱별로 관리되는 콘텐츠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로 만들면 이용자들은 키노라이츠를 통해서 OTT들로 연결시킬 수 있다. 이용자의 충성도가 높아질수록 여러 서비스들이 붙을 수도 있다.
Q : 어떤 서비스들이 붙을 수 있나?
이용자들이 키노라이츠를 콘텐츠 커뮤니티로 ‘놀 공간’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 회원 들 끼리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기획해볼 수도 있다. 실제로 이용자들이 구독 공유 서비스를 왜 직접 하지 않느냐고 건의 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소셜티비 등 같이 시청하는 서비스는 앞으로 갈 방향이기도 하다
사실 양준일대표는 키노라이츠가 ‘미디어’로 발전해갈 수 있을지 묻고 토론했다. 한국의 로톤 토마토를 꿈 꾸었는데, 그럼 ‘한국의 로쿠’로는 갈 수 없을까 고민들이 이어졌다. 자연스러운 사업의 발전 방향이다.
현재 월 100만 방문자가 모여지면서 OTT들이 키노라이츠를 광고 매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신작 콘텐츠를 소개하는 마케팅으로 수익화도 가능해졌다. 결국 이용자 충성도를 얼마나 높이느냐에 따라 진화 방법은 다양하다.
과거 왓차가 평점 사이트에서 시작해 독립 OTT가 된것도 키노라이츠에겐 반면 교사할 대목이다. 다만, 왓차가 왓차플레이로 진화했던 시기와 현재는 다르다. 구지 고비용 구조의 미디어 플랫폼으로 갈 필요는 없다. 아마존의 IMDB TV 처럼 AVOD나 FAST채널 과 같은 미디어로 진화 하는것은 어떨까? 한국에도 이 시장은 있을까? 2시간여 동안 양대표와의 토론은 나에게도 즐거운 상상을 자극했다.
현재 키노라이츠는 추가적 투자 라운드를 준비중이다. 키노라이츠의 서비스와 수익 모델의 다양한 실험을 위해 UX도 바꾸어야 하고, 지금 보다 더 빠른 개발 작업들이 필요하다. 2~3년전 키노라이츠를 대하던 투자자들의 시각도 달려졌다. 이미 키노라이츠는 구글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창구 프로젝트’에도 선정되었고 인기가 치솟도 있다.
이러한 결과는 양준영대표와 공동창업자 그리고 그의 동료들이 만들어낸 헌실적 노력의 결과이다. 토론의 말미에 양대표는 자신이 출연하는 네이버 오디오 클립(키노라이츠)에 3만 구독자가 생겼다고 자랑한다. 스타트업의 헌신적 몸빵(?)이 만들어낸 소중한 성과이다.
새로운 투자라운드를 성공하여 키노라이츠가 ‘OTT 네비게이터’로 다양한 길을 모색하기를 응원한다. 양준영대표의 수줍은 미소에 당당한 미래가 담겨있다. 만나는 시간 내내 "1천만 방문자에 도달하면" 이라는 말을 계속 반복한다. 1천만,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