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의 겨울 : 혁신적이지 못한 5가지 극복전략
최근 실적 발표를 마친 파라마운트글로벌도 지난 4분기 990만 가입자가 증가하였고, 총 글로벌 가입자는 5,600만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경영 실적 악화로 주가는 곤두박질 칩니다.
1년전 보다 거의 1천만 가입자가 늘었습니다. 파라마운트글로벌이 보유한 OTT는 파라마운트+, SHOWTIME, BET+, Noggin 등 총 4개이고 이들을 모두 합치면 7,700만 입니다.
컴캐스트와 NBCU의 OTT인 피콕도 지난 분석에서와 같이 년간 유료 구독자를 2배 이상 늘려 1,100만명을 추가했습니다.
아래표를 보면 2022년 순증 가입자 증가 수치로만 보면 파라마운트+는 2등입니다.
넷플릭스에 대응하기 위한 기존 미디어 기업들의 OTT 가입자의 양적 성장은 순조롭게 보입니다. 하지만 시장의 바라보는 수익성의 기준은 엄격해졌고 넷플릭스를 쫓고 있는 추격자들 대부분은 수익에 적신호가 커졌습니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이죠.
넷플릭스를 무너뜨리기 위한 광란의 질주는 멈추어야 하는 것일까요?
미디어기업들의 DTC (Dicret-to-Consumer) 사업의 손실액을 모두 합쳐서 110억 달러 (14조) 에 이릅니다.
- 파라마운트+ : -18억 / 피콕 : -25억 / 디즈니 OTT -44억 등
그야말로 OTT의 겨울입니다.
모든 D2C 서비스들의 수익성이 턴어라운드 되는 시점은 2024년 이후로 발표하고 있습니다.(한국의 OTT들은 예측조차 어렵습니다.)
OTT 전략의 핵심 재료는 콘텐츠이고 성공이 증명된 프랜차이즈 IP가 무기입니다. 미국 기업들의 성장은 글로벌에 달려 있습니다.
이들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극복 전략은 그리 혁신적이지 않습니다. 미국의 OTT들이 공통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5가지 전략을 살펴볼까요.
#1 삭감, 삭감
디즈니는 7,000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NBCU, 로쿠, AMC 등은 7%~20% 까지 구조조정을 결정했습니다. 콘텐츠 제작 삭감, 제작 중이던 프로그램 중단, 사무실 공간 축소, 회사 비용 절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비용을 통제 합니다.
미디어 기업들의 정리해고 대상은 특히 경기 악화로 인한 광고 사업의 수익성 저하로 광고 영업 및 마케팅 인력들이 많습니다.
#2 약해지는 OTT 콘텐츠 전략
콘텐츠를 OTT에만 독점하던 미디어기업들이 비핵심 콘텐츠나 과거 라이브러리 콘텐츠를 외부에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디즈니로 복귀한 밥 아이거는 자신들의 콘텐츠를 외부 경쟁사에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BD)도 무기딜러 전략을 택하였고 디즈니만 남았는데 이들의 선택도 이익을 위해 스타워즈등 자신들의 콘텐츠를 케이블채널, 경쟁 OTT에 팔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넷플릭스는 판매 명단에 없겠죠?
그리고 최근 디즈니는 ‘더 나은 큐레이션(better at curation)’ 언급하며 디즈니+ 콘텐츠 배치에 속도 조절을 하겠다고 선언 합니다.
마블, 스타워즈 등의 콘텐츠의 편성과 런칭 주기를 줄이고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들은 극장 상영 일수를 더 늘린다는 것입니다. OTT 우선 전략을 폐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OTT 콘텐츠의 차별화는 그만큼 희석 될 수 밖에 없습니다.
# 3OTT 통합을 통한 비용 절감
디즈니는 3개의 OTT, WBD는 2개, 파라마운트+, 피콕등도 각각 2~3개 의 OTT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디어기업들이 쌓아올린 브랜드 채널들 (디스커버리, HBO, SHOWTIMES , ESPN) 을 독립 OTT로 키웠기 때문입니다.
최근 파라마운트글로벌은 HBO의 경쟁 채널인 SHOWTIME을 파라마운트+와 통합하여 <paramount+ with showtime> 으로 리브랜딩합니다.
(이런 브랜드로 런칭을 한다는 것도 신기합니다. '티빙과 시즌' ~ 이것도 가능할까요?)
아래 표를 보죠. 파라마운트글로벌의 미디어 자산에서 SHOWTIME의 점유율이 12.5% 정도 됩니다. SHOWTIME OTT를 합치면 그만큼 시너지가 예상되는 것이죠.
OTT 통합으로 콘텐츠 제작 비용을 효율화 할 수 있는 강점이 있습니다. 파라마운트글로벌은 통합 효과로 7억불의 비용 절감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입자의 총 수는 단기적으로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HBO와 디스커버리+ 를 합쳐 <MAX> 의 통합 OTT를 탄생시키려 했던 WBD가 최근 통합을 번복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2천만 가입자를 잃는 두려움!
디즈니는 외부로 부터 훌루 매각 또는 훌루와 디즈니+의 통합을 압박받고 있습니다. 통합이 메인 스트림은 아니지만 ‘돈’을 필요로 하는 사업자들에게 매력적 대안입니다.
#4 불가피한 가격 인상
OTT의 가격 인상에는 명분이 있습니다. 오리지널 투자, 고화질 향상 등의 명분으로 넷플릭스는 수차례 가격을 올렸고 디즈니는 광고 상품을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상품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파라마운트도 <파라마운트+ with 쇼타임>을 통합하고 2불 인상합니다. 미국의 전체적으로 프리미엄 OTT는 15불 선에서 정리됩니다.
파라마운트글로벌은 몇개월 뒤 통합 OTT의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으면서도 최근 파라마운트+와 SHOWTIME의 번들 상품 가입자들의 이용료를 2불 인하했습니다. 통합 OTT가 출시되었을 때 가입자가 남아있기를 기대하는 것이겠죠.
OTT 가격이 싯가 인가요? 이런 잦은 상품 가격 변경은 소비자 친화적 정책이 아닙니다.
#5 AVOD, FAST OTT 는 필수
FAST로 달려가는 OTT들의 목적은 콘텐츠 재활용이자 광고 시장 수성 전략입니다. 아직 FAST가 없는 WBD가 가장 적극적입니다. WBD가 가진 콘텐츠와 케이블 채널들로 최소 10개의 FAST 채널을 만들 수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디즈니, 넷플릭스가 FAST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FAST 시장이 커지면 누가 돈을 벌게 됩니까? 스마트TV와 로쿠 등 CTV 진영입니다. 로쿠가 스마트TV를 직접 생산키로 결정한것도, 컴캐스트가 2위 케이블회사 차터와 함께 XUMO Play를 들고 CTV 를 키우려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결국 큰놈만 살아남게 될까?
물론 이런 5가지 전략과 함께 미디어기업들이 자신들의 프랜차이즈 IP에 투자를 게을리 하지는 않습니다. Parrot Analytics의 아래 데이터를 보시죠.
케이블채널, OTT를 합치면 여전히 레거시 미디어들이 가진 콘텐츠 수요는 높습니다. 핵심 프랜차이즈 콘텐츠의 독점은 지키고 팔 수 있는 것들을 수익화 하면서 시장을 지키는 전략!
하지만 이 전략의 가장 위험한 결론은 이들보다 막강한 체력을 지닌 넷플릭스가 얼마큼 시장을 키우느냐, 누군가 몸집을 키워 잡아 먹는 게임이 펼쳐지느냐에 있습니다.
아래 2022년 6월 시점의 market cap을 볼까요. 빅테크와 others , 고만고만한 미디어 기업들의 시총! 2023년~2024년 동안 빅뱅은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OTT 전략
5가지 전략으로 한국의 OTT들을 평가해볼까요.
우선 미국의 미디어기업들은 그들의 OTT로 콘텐츠를 집중하며 넷플릭스를 무섭게 몰아부쳤습니다. 넷플릭스의 미국 가입자는 정체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동안 한국의 OTT들은 넷플릭스 활동 공간을 크게 좁히지 못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를 키우기 위해 티빙과 시즌의 합병이 큰 이벤트 중 하나였죠.
토종OTT들은 콘텐츠를 계속 늘리면서도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여 비용만 커지고 있습니다. 티빙은 파라마운트+를 입점 시켰고 시즌이 보유한 오리지널을 대거 영입하면서도 가격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파라마운트+가 공짜로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았겠죠.
필자의 지속적 주장인데요, TV 스크린 이용 요금을 별도로 책정하지 말고 넷플릭스, 디즈니+ 처럼 TV까지 포함된 가격 단일 상품을 남기고 이를 명분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도 필요합니다.
미국 OTT들이 처절하게 겨울나기를 하는 반면 아직 한국의 OTT들은 절박함이 부족합니다. 여전히 가입자 성장 (티빙은 2023년 5백만, 웨이브는 5년내 1천만 이라고 합니다.) 만을 외치는 토종OTT들의 외침은 다소 공허하게 들립니다. 아직 겨울이 아닙니까?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