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닫은 프랑스 OTT ‘SALTO’ 에서 배울점

문을닫은 프랑스 OTT ‘SALTO’ 에서 배울점

Jeremy
Jeremy

프랑스의 방송국 연합 OTT인 ‘SALTO(이하 살토)’ 가 출시 후 2년이 조금 지난 2023년 3월 말 서비스를 종료키로 결정했습니다. 이 시점에 구독자는 100만명에 불과합니다.

프랑스의 웨이브 '살토'

살토는 프랑스 전체 방송의 29%를 점유하는 1등 방송국 ‘France Televisions’ 와 2,3위 상업 방송국인 TF1, M6 그룹의 연합으로 결성되었습니다. 외형으로 보면 한국의 웨이브 (지상파 중심 연합) 와 티빙 (케이블 채널 연합) 과 유사합니다.

프랑스의 OTT 시장 점유는 미국의 OTT들이 무료 86%를 차지할 정도이고 살토는 2년 동안 3%의 점유 수준을 확보하는데 그쳤습니다.

아래 표를 보면 살토와 글로벌 OTT가 제공하는 콘텐츠 들의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프랑스 지역 콘텐츠의 제공 비중은 높지만 프랑스의 시청자들은 자국의 콘텐츠 보다 국제적 콘텐츠의 시청을 더 선호합니다.

프랑스 OTT의 콘텐츠 유형 비교

살토는 왜 실패했을까요? 실패의 과정안에는 미국 중심의 OTT플랫폼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는 모든 국가들이 겪고 있는 미디어 기업들의 딜레마가 담겨있습니다.

#1 뒤늦은 진입

살토의 아이디어는 2018년에 시작되어 2020년 합작회사로 결실을 이루게 됩니다. 하지만 2021년 기준 미국 OTT들의 프랑스 점유율은 75.3%에 이릅니다. (넷플릭스 37%,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22.9% , 디즈니플러스 15.4%)

19개 프랑스 채널의 캐치업 VOD (방송 후 공개) 서비스로 시작한 살토가 의욕적으로 가입자를 모객 하였지만 3% 점유도 얻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국내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통신회사 Bouygues와만 계약이 되었습니다. 넷플릭스가 Canal+, Orange , SFR 등 모든 통신회사의 셋톱박스에 유통되는 것과 비교됩니다.

2020년 7백만 가입자 였던 넷플릭스는 2년 사이 1,300만 가입자를 확보했습니다. 이 시기가 팬데믹 기간인 것을 감안하면 프랑스 콘텐츠 중심의 OTT로 역부족이었습니다.

#2 서비스 오너쉽 부재

3개의 방송국 연합은 주인 없는 회사를 의미합니다. 2021년 주주 3개사 중 상업 방송국인 TF1, M6이 합병을 고려하면서 회사 운영이 균열이 발생합니다.

서로 콘텐츠를 삭제하겠다는 주장을 지속하면서 서비스 운영의 효율성은 떨어지고 콘텐츠 투자도 주춤해집니다.

그리고 TF1, M6는 살토에만 집중해도 버거운 상황에서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별도로 준비합니다.

살토는 2022년 12월 시점, 프랑스 OTT 중에서 세번째로 콘텐츠가 많고 프랑스 콘텐츠의 타이틀도 가장 많았습니다. 현지 콘텐츠의 차별화를 살리지 못한 채 ‘넷플릭스의 대안’ 이 되겠다고 외친 이들의 주장은 방송국간의 이견만 노출한 채 정체에 빠집니다.

#3 보수적 규제 철학

미국의 미디어 기업들에게 문화 정체성을 빼앗긴 프랑스가 OTT들의 콘텐츠 쿼터제 도입 등에 골몰하는 사이 프랑스의 국내 미디어기업들의 합종연횡은 불가피한 움직임입니다.

그런데 두 방송국의 합병은 프랑스 규제당국의 검토에 의해 ‘불허’ 진단을 받게 됩니다. TF1, M6는 합병 계획을 취소하고 합작회사의 지분도 처분키로 결정합니다. 이것이 살토 폐쇄에 결정타가 됩니다.

규제당국은 방송 광고 시장의 시장 지배력이 너무 높아진다는 ‘반독점’ 철학을 자사의 방송 시장에도 동일하게 적용함으로써 국내 방송국들의 시장 통합을 가로막게 됩니다.

구독형 OTT 시장이 기존 방송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방송 광고 시장의 미디어 소유권이 집중되는 것 또한 경계 대상으로 본 것입니다.

시장 통합의 기회 상실

결국 프랑스의 현지 스트리밍 서비스 살토는 문을 닫고 글로벌 OTT와의 경쟁 깃발을 스스로 내렸습니다. 현지 콘텐츠를 선호하는 시청 계층은 각 방송국들의 독자적 OTT롤 별도로 가입해야 합니다.

프랑스는 이제 프랑스의 문화 정체성을 살릴 프랑스 콘텐츠 제작의 주도권을 미국 기업들에게 점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파라마운트+, HBO MAX도 차례로 프랑스 런칭을 준비중입니다.

프랑스, 한국의 공통점 : 미국 OTT의 의존성

이런 프랑스의 미디어 환경과 한국은 다릅니다. 지난번 분석에서도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은 ‘한국 콘텐츠’로 미국과 한국 OTT들이 경쟁하는 시장입니다.

K콘텐츠 아시아 지배의 불편한 진실
한국의 콘텐츠가 글로벌로 위상을 높이는 것은 환영할 일입니다. 작년 말 넷플릭스의 발표에 의하면 넷플릭스 고객의 60% 이상이 한국 콘텐츠를 1편 이상 시청했습니다. 넷플릭스가 미국 다음으로 투자 금액이 높은 나라가 한국이기도 합니다.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 이후 콘텐츠 제작 산업의 시장 규모와 종사자 수 등은 모두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한국 콘텐츠 제작

그렇기 때문에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등이 30%~40%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지킬 수 있습니다. (미국 OTT 점유가 75%가 넘는 프랑스와 비교되죠)

하지만 글로벌 고객을 위해 투자하는 넷플릭스의 높아지는 영향력 때문에 의존도가 높아지는 문제(미국 OTT 의존성은 한국이나 프랑스나 마찬가지 주제입니다) 와 국내 OTT들의 플랫폼 경쟁력 (콘텐츠, 서비스, 수익력) 은 후퇴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현지 미디어 기업들은 살토가 문을 닫고 방송국들의 합병도 무산되면서 시장 통합의 기회를 놓쳤습니다. 한국의 미디어 산업은 어떤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지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고 예측하면서 거시적 정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살토가 남긴 교훈입니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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