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메타버스 조직을 없앤 이유

디즈니가 메타버스 조직을 없앤 이유

Jer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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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1차 해고가 단행되었습니다. 디즈니의 미래 전략을 직접 실행하고 있는 메타버스 조직 50명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디즈니는 55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세우고 전세계 디즈니 인력의 3%인 7천명을 구조조정키로 결정하였죠. 첫번째 칼날은 신규 사업 쪽으로 향했습니다.

메타버스 조직 전원 해고

통채로 정리된 조직의 명칭은 “Next Generation Storytelling & Consumer Experience 그룹” 입니다. 메타버스는 디즈니가 보유한 콘텐츠 IP 와 디즈니랜드 등 오프라인 공간을 가상세계 안에 구현할 새로운 먹거리였습니다.

신기술을 빠르게 적용하는 것이 디즈니 기업 철학의 계승이라고 밝혔던 밥 아이거가 미래를 정리할 만큼 디즈니의 현실은 암울한 것일까요?

2023년 1분기 디즈니의 소비자 직접 판매 매출은 53억 달러로 증가한 반면 영업 손실은 11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디즈니플러스 가입자는 1억 6,180만 명으로 240만명 감소했습니다.

속도 둔화 미국 SVOD 시장

현재 미국의 OTT산업은 성장이 정체되고 있고 TOP 3 (넷플릭스, 디즈니+, 훌루) 스트리머들의 속도는 확실히 느려졌습니다.

최근 Antenna의 데이터를 볼까요. 미국의 SVOD 전체 구독자는 2022년 14.1% 증가했습니다. 여전히 성장은 하고 있지만 2021년 28.9% 성장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2022년 2분기 이후는 가장 낮은 수치를 보입니다.

TOP 3 OTT의 신규 구독자 감소

Antenna의 데이터는 취소율을 보여주어 역동적인 분석이 가능한데요, 2022년에 1억 1,700만건의 해지가 발생했는데 이 수치는 2021년 보다 49%가 늘어난 수준입니다. 이에 반해 신규 구독자 수는 1억 4,300만명으로 2021년 대비 18% 증가한 상황입니다. 순구독자가 확연하게 줄었다는 거죠.

사업자별 데이터로 다시 볼까요. 넷플릭스, 훌루의 시장 점유는 1% 감소, 디즈니플러스는 0%를 유지하고 후발 OTT들의 점유율이 높아졌습니다.

야속한 사이클링 유저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OTT의 다양성은 고객들을 좋아하는 콘텐츠를 따라 스트리머들을 번갈아 이용하는 ‘사이클링 유저’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돈을 내지 않아도 시청할 수 있는 AVOD와 FAST의 품질은 계속 좋아지고 있으니 고객들의 발걸음은 가벼울 수 밖에 없습니다.

OTT 딜레마 : 사이클링 유저 증가
구독자 여러분. 좋아하실만한 특정 콘텐츠 때문에 OTT에 가입하고 몇 개월 안에 해지하신 경험이 있으시죠? 보고싶은 오리지널 1편 때문에 OTT 가입 All About Cookies 의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64%가 단지 한편의 오리지널 또는 영화를 보기 위해 특정 OTT에 가입한 경험이 있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구독자 여러분들과 저도 이런 경험이 있죠. 특정

콘텐츠 투자 최소화

하지만 미디어기업들이 OTT의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콘텐츠 비용을 과격하게 줄일 수 없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측에 의하면 전세계 미디어기업들의 콘텐츠 비용은 전년 대비 2% 증가하여 10년만에 가장 낮습니다. 하지만 사업자별로 보면 지출 수준은 모두 다릅니다.

디즈니는 증가, 넷플릭스는 동결, WBD, NBCU는 지출을 감소시킵니다. 스포츠 투자가 많은 디즈니는 경쟁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 전체 콘텐츠 투자를 줄일 수 없습니다.

OTT는 아직 겨울

결국 경쟁에 대비한 적정 수준의 콘텐츠 투자는 불가피하고 줄일 수 있는 대상은 ‘인력’ 입니다. 가장 보수적인 WBD는 뉴스, 스포츠, 리얼리티TV 조직의 수백명을 이미 감원했고 작년 실적 악화로 넷플릭스도 300여명을 해고했습니다.

미디어기업의 겨울은 길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기존 레거시미디어의 비즈니스 모델이 점점 허물어지고 있고 미래를 담당할 스트리밍 사업은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팬데익 이후의 거시 경제 역풍, 광고 경기 침체등이 유연성이 강한 미국 기업들의 해고 열풍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겨울을 이겨낼 리더쉽

미디어기업들이 해고하는 조직의 면면은 모두 다릅니다. WBD는 콘텐츠 제작 인력, NBCU는 광고 영업 인력, 넷플릭스는 마케팅 조직 그리고 디즈니는 우선 신규 사업 조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재산인 미디어 기업에서 해고는 자사의 경쟁력 하락과 이어질 수 있고 결국 이를 극복할 과제가 ‘리더쉽’의 핵심일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디즈니의 역사에서 신기술을 경시한 뒤에는 반드시 콘텐츠 경쟁력이 따라서 떨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더 큰 위험을 맞이했습니다. 기업의 역사도 돌고 도는 것일까요. 메타버스를 버린 디즈니의 결정이 과거 역사를 반복하는것도 같습니다.

예전과는 다를까요! 디즈니의 살생부에 적힌 6천 9백 50명은 어떤 조직이 될까요?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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