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의 독립형 스포츠 OTT 추진 전략
디즈니는 케이블TV의 스포츠 채널인 ESPN과 스트리밍 서비스인 ESPN+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SPN+는 일부 생방송 중계를 제공하지만 실시간 스포츠 채널인 ESPN을 보완하는 OTT로 월 9.99 달러입니다. ESPN+는 케이블채널의 실시간 방송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ESPN은 4개의 채널 (ESPN, ESPN2, SEC Network) 을 제공 중이며 컴캐스트등 케이블네트워크 회사들로 부터 가입자당 가입비로 9불을 제공 받습니다. ESPN의 시청자는 30~49세가 49.67%로 남성 시청자들이 많습니다.
ESPN의 지속적 가입자 하락
현재 ESPN의 시청가구는 7,400만 인데 케이블TV 시청 가구보다 높습니다. 그 이유는 유투브TV, 훌루 Live 등 4개의 VMVPD 들이 기본 패키지로 ESPN 을 제공 중이기 때문입니다.
2013년 9,900만 가구에 도달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케이블TV 시청 가구의 감소와 함께 하락 추세를 멈추기는 어렵습니다.
ESPN+ 성장 but 수익성 부족
2018년 출시한 ESPN+는 꾸준히 가입자가 증가하여 2,220만명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2022년에는 800만명이 증가하여 ESPN 가입자 하락을 방어하고 있습니다. UFC 이벤트와 일부 MLB 생중계 및 NHL 독점 중계 등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ESPN+의 직접 지불 가격도 4.99불로 시작해서 현재 9.99불로 인상하여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ESPN+의 ARPU는 5불 이하입니다. ESPN+의 시청자들의 대부분이 디즈니+, 훌루 등 디즈니 OTT와의 번들 상품으로 유입되어 ARPU 를 낮추고 있습니다.
결국 ESPN의 가입자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ESPN+가 대체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Flagship 프로젝트 가동
디즈니는 이제 케이블채널로 ESPN 을 독립적 OTT로 전환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디즈니 내부에서 ‘Flagship” 이라는 코드명으로 몇년안에 ESPN의 OTT 전환을 계획 중입니다.
여전히 미국의 케이블TV 가입자가 남아있고 케이블플랫폼이 매월 지불하는 가입자당 9불 수준의 제휴 수수료가 제공되는데 한순간에 스포츠채널을 없앨 수 없기 때문에 스포츠 채널의 OTT 독립은 매우 어려운 결정입니다.
만일 케이블TV에서 ESPN이 사라지면 케이블TV 가입자 감소는 더욱 거세질것이고 이는 디즈니의 전체 TV 네트워크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TV 네트워크의 이익 규모 하락이 디즈니의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으니 말이죠.
ESPN의 OTT 전환은 미룰 수 없는 과제
구조적으로 미국의 스포츠 채널의 경쟁은 아마존, 구글등 빅테크들이 NFL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스트리밍 판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ESPN , FOX 스포츠 등 네트워크들은 스포츠 리그의 권리 확보를 위해 매년 155억 달러 (20조) 이상을 지불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래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휴 수수료의 상승보다 가입자 하락이 더 크기 때문에 ESPN의 이익은 2023년 부터 한자릿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진퇴양난’인 상황에서 독립 스포츠 OTT 추진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디즈니가 정한 ESPN의 OTT 전환 디데이(D-Day)는 2025년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 환호
미국의 주식 시장은 영리합니다. 디즈니가 ESPN을 OTT로 독립 시키면 광고 없는 시청을 위해 월 22달러를 받을 수 있고 이는 “적은 위험과 충분한 보상” 으로 디즈니와 ESPN의 수익이 모두 증가할 것이라는 사탕발림식의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ESPN의 스트리밍 전환은 디즈니의 주식 가치에 주당 20달러를 추가할 수 있다는 것이죠.
NFL, NBA , MLB 전략적 제휴 타진
CNBC는 최근 흥미로운 디즈니의 움직임을 보도하였습니다. ESPN이 NFL, NBA, MLB 와 ESPN의 독립OTT 추진을 위해 전략적 파트너쉽을 논의했다고 하는데요, ESPN에 지분 투자 등이 오고갔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높은 스포츠 리그의 협회들에게 지분을 제공하고 안정적인 판권을 확보하려는 시도인데 성사여부는 미지수입니다.
디즈니만의 자본으로 스포츠 스트리밍 경쟁을 이겨낼 수 없다는 디즈니의 고충이 읽혀집니다.
애플과 ESPN
그리고 이번주 NEW YORK POST는 애플이 ESPN 파트너쉽을 위해 애플에 구원의 손길을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이폰의 애플TV 앱에 ESPN 앱을 삽입하는 요청을 했다는 루머입니다.
애플TV 앱에서 ESPN 앱을 호출하여 각종 스포츠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도록 ‘앱과 앱’을 연동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애플도 애플TV+를 통해 MLS와 MLB 금요일 경기등을 독점 중계하는 등 스포츠 리그의 판권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애플과 디즈니의 관계가 여전히 돈독하지만 애플의 자신들의 스트리밍 서비스 안에 타사의 앱을 삽입하는 것은 불가능한 제휴라는 것이 ‘맥루머’ 사이트의 평가입니다.
애플이 디즈니를 인수했을 경우 디즈니와 애플 디바이스의 유통 시너지를 예측했던 바로 그 전략이 실제 논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ESPN의 미래
케이블TV의 스포츠 채널 맹주였던 ESPN은 OTT 경쟁에서는 ESPN 이라는 브랜드 파워 만으로는 더이상 자리를 지킬 수 없습니다.
ESPN의 OTT 전환은 파트너쉽 모색으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자신만의 돈과 인프라만으로 스포츠 스트리밍 경쟁을 이겨낼 수 없다는 고민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ESPN의 매각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디즈니의 플랫폼 전략은 급변하는 OTT 전환 환경에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까요?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