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비용절감, 해고로 만들어진 주가 부양! 미진한 전략

[디즈니] 비용절감, 해고로 만들어진 주가 부양! 미진한 전략

Jeremy
Jeremy

2월 8일 2022년 4분기 실적 발표 후 오랜만에 디즈니의 주식 가치가 미소를 띄고 있었습니다. (장중 상승하던 주가가 종가에는 -1.27%로 하락)

선방한 실적

디즈니의 분기 매출 (235억 달러 1,000만달러) , 주당 순이익(EPS)는 0.99 달러로 집계되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인 233억7천만달러와 eps 0.78달러를 웃 돌았습니다. 한마디로, ‘선방했다’ ! (전망치 자체가 낮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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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상승은 테마파크 (분기 대비 21% 상승한 87억 달러) 및 아바타2 의 극장 매출 (20억 달러 이상) 이 견인했습니다.

시장외 거래에서 주가가 5% 이상 치솟았는데 주가 상승의 이유는 컨센서스 부합이 아닙니다. 올드맨 밥 아이거는 55달러의 비용 절감과 7,000명의 정리해고와 3개 부문으로 축소된 조직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시장은 이 발표에 반응했습니다.

아이거는 실적 발표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비용을 줄이면서 창의성을 높여 스트리밍 비즈니스의 지속적 성장과 수익성을 만들 것이다. 글로벌 경제 문제를 더 잘 견뎌내어 주주 가치를 제공할것이라 믿는다”

55억달러의 비용 절감 중 스포츠를 제외한 콘텐츠에서 30억 달러를 줄입니다. 이렇게 비용을 줄이면서도 창의성을 높인다? 그것도 디즈니 글로벌 전체 인력의 3%를 해고 하면서 까지 !

저조한 스트리밍 실적

OTT 실적을 볼까요.

디즈니+는 240만명의 가입자를 잃어 총 가입자는 1억 6,180만 입니다. 인도 디즈니+핫스타 가입자가 크리켓 리그 생중계 중단 (판권상실) 때문에 무려 380만명이 감소한 영향입니다. 훌루는 +80만, ESPN은 +60만을 기록했습니다.

넷플릭스가 750만명이 지난 분기 대비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가입자 실적입니다. 스포츠 권리 상실로 인도가 무너질 것이라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밥 아이거도 이건 막을 수 없었다 봅니다.

OTT 사업의 손실 규모는 15억 달러는 지난 분기 CEO를 중도 사퇴시킬 만큼 컷고, 이번 분기 손실 규모도 10.5억달러 수준으로 전년대비 2배 증가했습니다.

OTT 사업이 손실 규모를 유지하는 가운데 디즈니의 탑라인은 엔데믹의 도래에 따라 테마파크와 극장이 지켰습니다. (ABC, ESPN 등 방송 매출은 1% 감소한 수준으로 선방)

요란하게 등장한 올드맨 밥 아이거는 총대를 메고 디즈니의 구조조정에 나섰고 월스트리트는 우선 이 의사결정에 박수를 보낸 것입니다.

그런데 디즈니가 처한 상황이 단순한 구조조정으로만 해결 가능할까요?

행동주의 투자자의 조언

최근 억만장자이자 행동주의 투자자인 Nelson Peltz와 그가 이끄는 헤지 펀드Trian이 디즈니 이사회 자리를 요구하며 강경하게 부딪히고 있습니다. 이들이 주장한 “Disney Restore the magic” 원문을 보면 디즈니 기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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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의 8년 주가는 최저치로 하락 중. 실망스런 영업실적
- 넷플릭스와 유사한 매출 규모와 엄청난 IP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수익을 내지못하는 OTT 전략의 결함
- 이사회의 승계 계획 실패와 비 상식 규모의 CEO 보상 문제 : 이사회 리더쉽 결여
- 지난 비용 지출로 FOX 를 인수 (당시 EBITA 26.5배 평가) 로 디즈니 레버리지 증가와 주주 배당 중단을 초래
- 결국, 현재 구조라면 3년 이내 현금잉여흐름(FCF)는 2018년 이전으로 회복되지 못함
- 모든 책임은 이사회. 그러니 이사회 멤버로 넣어달라. 내가 바꾸겠다!

* Nelson Peltz 의 주장 요약

실제 Nelson Peltz는 제조 산업 분야에서 소수 지분으로 이사회에 참여하여 기업 경영을 바꾼 여러 사례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긍정적 자극이 될수도 있는 이들의 주장에 디즈니는 ‘미디어 사업을 모르는 경험 부족’ 이라며 반박 합니다. 디즈니가 주장한 보고서도 함께 보시죠.

최근의 디즈니를 둘러싼 이런 논쟁은 미디어 기업이 처한 전반적 위기 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비단 행동주의 투자자 Nelson Peltz 가 아니더라도 디즈니를 둘러싼 여러 제언들이 있었습니다. 크게 보면 2가지 주장이 있죠.

==> 함께보면 좋을 콘텐츠 : 디즈니투자자들의 주장

ESPN을 떼내고, 훌루를 팔아라!

1.     ESPN을 디즈니에서 떼내야 한다         2.     훌루 지분을 컴캐스트에 팔아야 한다

왜 이런 주장이 나오고 있을까요? 우선 디즈니 기업 가치가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것은 fact 입니다. 이 표를 보시죠.

출처 : Marketwatch 

디즈니는 미디어/엔터 기업 중 막강한 IP를 보유하고 있고 유통망으로는 방송 네트워크와 OTT를 모두 거느리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를 제외한 모든 미디어 기업들은 매년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고, 동시에 방송네트워크에게 수익을 안겨주는 케이블TV의 이용자들은 매해 수백만명씩 감소하고 있습니다.

레거시미디어와 OTT가 자연스럽게 교체 되는것이 아니라 OTT가 안정적 규모의 수익을 내기도 전에 방송네트워크도 완만하게 무너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ESPN는 방송 뿐 아니라 ESPN+가 속한 OTT로 사업 영토를 넓혔는데 이 시장에는 아마존, 애플이 뛰어들어 스포츠 판권이 천정부지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디즈니가 출혈 경쟁을 할수록 디즈니의 곳간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이는 결국 디즈니+ 등 추가적 스트리밍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ESPN을 떼 내라는 주장이 있는 것입니다.

ESPN 을 독립 조직으로 강화한 디즈니

이런 의견의 가장 과격한 주장은, ESPN, ABC등을 모두 떼내고 디즈니를 브랜드 IP의 핵심만 남겨 OTT로 올인해야 한다는 전략이 깔려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실적발표에서 ESPN을 별도 사업부문으로 편재해 스포츠 전략에 올인할 것임을 시했습니다. 일단 밥아이거의 선택은 ‘방송네트워크’를 계속 끌어안는 전략을 택한것이죠.

또 하나의 주장은 ‘훌루’에 관한 전략입니다. 2024년 컴캐스트의 지분을 사거나, 아니면 우선 매각권리를 컴캐스트에 내 주어야 합니다. 2가지 의견은 팽팽합니다.

다만, 두 의견에는 공통 지대가 있습니다. 훌루가 미국 국내용 스트리밍 사업 이라는 것이기 때문에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것이죠. 컴캐스트의 지분을 인수해 100% 자회사로 만들어놓고 훌루와 디즈니+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니 말이죠.

다시 무기딜러를 택할까?

밥 아이거는 이에 대해 아직 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미국 언론에 나온 기사로 보면 디즈니가 자신들의 콘텐츠를 경쟁회사들에게 재판매 하는 ‘무기딜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넷플릭스와 OTT 경쟁을 위해 콘텐츠 권리를 모두 회수한 디즈니가 다시 콘텐츠를 경쟁 스트리머들에게 팔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지 돈 때문이긴 하겠지만 만일 디즈니가 이렇게 의사결정을 한다면, 결국 이는 ‘훌루’를 매각할 수도 있는 시그널로 볼 수 있습니다. 디즈니가 마블, 스타워즈, 픽사 등 핵심 IP를 팔지는 않을것이고 결국 훌루에 포함된 성인 대상 콘텐츠들을 팔게 될텐데요, 외부에 팔려나간 만큼 훌루의 사업에는 치명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디즈니의 정체성 : 가족 엔터테인먼트 + 그 이상 (?)

디즈니가 훌루를 버리지 못하는 것은 ‘디즈니’ 가진 정체성 때문입니다. 회사 명이자 IP 브랜드인 ‘디즈니’는 가족과 키즈를 포괄합니다.

그런데 밥 아이거는 지난 수십년간의 재직 시절 마블, 픽사, 루카스필름을 인수하여 본래 정체성을 강화하는데 활용했고, FOX, Star, 등을 인수하여 성인 모두를 포함하는 IP로 사용합니다.

아래 표를 보시죠. (이 표는 Nelson Peltz 에 반박을 위한 디즈니의 주장입니다.)

이 주장에 따르면 디즈니는 훌루를 매각해서는 안되고 오히려 지분을 확보해서 강화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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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장에 반대하는 분석도 많습니다. 가족 엔터에 디즈니 정체성이 있으니 디즈니+에만 집중해야한다는)

기존 전략을 고수하는 디즈니 : 성공 확신 vs 전략 부재

이번 실적발표에서는 외부의 여러 조언들을 물리치고 기존 전략을 고수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습니다. 당분간 조직을 슬림하게 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경영활동을 통해 현재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정도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IP 자산과 유통 네트워크도 하나도 버리지 않고 모두 끌고 간다고 선언한 것이죠.

밥아이거의 복귀 이후 뚜렷한 전술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다고 봐야겠지만, 분주한 구조조정만 요란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결국 디즈니는 자신들의 회사 전략은 무엇인지, 집중과 선택을 위한 포트폴리오와 새로운 스트리밍 전략은 어떤 것인지 전혀 밝혀야 합니다. . 월스트리트는 밥 아이거의 쥐어짜기를 환호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전략의 부재’ 입니다.

넷플릭스의 단순한 사업 모델이 장점이라면 디즈니는 여러 사업군이 시너지를 창출하는 플라이휠을 갖추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 플라이휠이 각각 성장하지 못하면 시너지 행진이 속도를 내기 어렵죠. 현재 그런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디즈니의 향후 전략은 한국을 포함한 미디어 기업들에게 귀감이 됩니다. 레거시 미디어와 OTT 사이에서 콘텐츠 IP를 어떻게 배분하고, 과감하게 버리고 취할것을 정리하는 전략적 선택을 어떻게 해 나갈지 주목해보도록 하죠.

아, 7천명을 해고하고 콘텐츠 비용도 줄이면서 창의력을 발휘하겠다는 올드맨 밥 아이거의 매직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디즈니! 매직!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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