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캐스트는 왜 스마트TV를 만들었나?
OTT 이용자가 증가할수록 유료방송플랫폼은 가입자가 정체 또는 감소하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 현상이다.
한국을 포함한 다수의 해외 유료방송플랫폼들이 OTT앱들을 자신들의 셋톱박스에 제공하여 가입자를 유지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유료방송 상품을 해지하는 ‘코드커팅(cord-cutting)’ 이 증가할수록 스마트TV, 로쿠, 아마존 등은 IPTV, 케이블, 위성방송이 누렸던 게이트키퍼(gate-keeper) 역할을 뺏아 가고 있다.
이용자들이 OTT를 가장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스마트TV이다. 하지만 유료방송을 이용하려면 셋톱박스를 연결해야하고 별도의 리모컨을 사용해야한다.
이 모든것들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가장 편리하고 쉬운 방법이 될것이다. 여기에 컴캐스트가 만든 해법이 있다.유료방송 플랫폼이 직접 스마트TV를 만드는 전략이다. 미국의 1위 케이블 회사이자 영국의 위성방송을 소유한 컴캐스트가 그 주인공이다.
영국 SKY TV의 Glass
영국 최대 위성방송 사업자은 SKY TV는 필립스의 지분을 인수한 TP VISON과 협력하여 ‘Glass ’ 라는 브랜드의 TV를 2021년 10월 출시했다. 모회사인 미국 컴캐스트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만들어졌다. 기존의 SKY TV가 위성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위성 접시를 별도로 집 밖에 설치” 하는 번거로움을 제거했다. SKY는 이 TV를 48개월 약정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 등을 통해 이용자 선택 장벽을 낮추었다. 이들이 강조하는 마케팅 촛점은 아래와 같다.
-SKY 및 OTT 모든 앱들이 내장된 TV (BBC iPlayer, Netflix, Disney Plus, ITV Hub, All4, Spotify, Peloton 및 PlayWorks 등)
-5가지 색상과 3가지 사이즈(43인치, 55인치, 65인치) 로 취향대로 선택
-강력한 내장 스피커와 서브 우퍼가 탑재된 360도 Dolby Atmos 사운드
-Hello sky로 호출하는 강력한 음성인식
-세계최초 탄소 중립 인증 TV
위의 실제 리뷰 동영상을 보면 모션 감지 기능을 통해 방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TV가 켜지거나, 장시간 TV 작동이 없을 경우 예술작품이나 사진등을 TV화면위에 보여주는 기능이 돋보인다. TV에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영화 등에 따라 별도로 화면의 색감을 조절하는 기능을 두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 등 기존 스마트TV에도 있는 기능들이다.
Glass TV를 이용하면 시청 이력을 분석하여 취향에 따른 OTT 콘텐츠들을 하루 6번 새로고침하여 보여준다. 특히 이런 콘텐츠들을 슬라이드 방식으로 보여주고 리모컨을 들면 해당 콘텐츠로 이동한다.
미국 컴캐스트의 XClass TV
스카이의 Glass 출시 몇주 후에 컴캐스트는 미국 시장에도 ‘XClass TV’ 라는 스마트TV를 출시했다. 중국 하이센스(Hisense)가 제조한 TV에 컴캐스트의 자체 TV OS (Comcast X1)를 결합하여 XClass TV를 만들었다. 월마트 매장 및 온라인을 통해 판매한다.
하이센스 XClassTV는 43인치(298불), 50인치(348불)로 Dolby Vision 및 Dolby Atmos를 지원하고 컴캐스트가 보유한 음성 AI가 결합된 통합 음성 검색이 장점이다. 넷플릭스 등 빅 OTT 이외에 유투브TV, 슬링, 훌루+ LIVE TV 등도 제공하여 코드커터들에게도 적합하다. 컴캐스트의 계열 OTT인 피콕 1년 이용권을 부여한다. 컴캐스트가 제공하는 케이블TV와 상관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유료방송 채널은 XFINITY 앱 가입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위 리뷰를 보자. XClassTV의 가장 큰 강점은 통합 검색 기능이다. 컴캐스트의 음성 검색 기능으로 콘텐츠를 검색하면 유투브, 넷플릭스, 피콕 등 모든 OTT들의 데이터를 검색하여 콘텐츠 목록을 보여준다. 무료 콘텐츠를 우선 노출해 이용자 선택 장벽을 낮추고 있다.
컴캐스트는 스마트TV를 왜 만들었나?
컴캐스트는 케이블TV 가입을 촉진하기 위한 상품으로 자체 스마트TV를 출시한 것이 아니라 컴캐스트 제공 이외의 지역이나 글로벌로 판매가 가능한 스마트TV로 출시했다. 코드커터들을 위한 하드웨어를 직접 자기 손으로 만들어 파는 것이다.
컴캐스트는 2022년 부터 하이센스 이외에 더 많은 TV제조사들과 XClass TV를 확대시킬 계획이다.
컴캐스트는 스마트TV 외에도 스트리밍 단말인 Xfinity Flex (미국의 컴캐스트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전용 OTT 스트리밍 셋톱박스) 와 XiONE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스트리밍 OTT 셋톱박스) 을 출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스마트TV 라인업 까지 포함시켰다.
컴캐스트는 케이블, 위성 등 네트워크 중심 사업을 벗어나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OTT 연결 단말을 다양하게 확산 시켜 OTT 게이트웨이 사업자의 주도권을 쥐어 보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시장은 TV제조사, 로쿠, 아마존 등 테크기업, TV OS를 제공하는 구글(구글TV) 등 경쟁이 매우 혼잡하다. 2021년 10월 아마존도 직접 스마트TV로 “아마존 Fire TV OmniSeries” 를 출시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1,2위 TV 제조사들은 타이젠, WEB OS등 각자의 독자 TV OS를 보유하고 있는데 하위 TV제조사들에게 아마존, 컴캐스트 등 선택할 수 있는 TV OS가 늘어난 셈이다.
한편으로는, 컴캐스트는 자사의 자사의 OTT인 피콕의 확산을 위해 스마트TV를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OTT 전체에 대한 콘텐츠 소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OTT들의 데이터가 모두 연동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향후 광고 창구의 통제력도 강해질 수 있다.
SKY의 Glass는 2022년 호주의 위성방송 플랫폼 FOXTEL에도 공급될 예정이라고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저가 스마트TV 시장에서 컴캐스트나 아마존등의 주도력이 커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그렇다면 한국 시장은 어떠할까? 고객들의 니즈는 유사하다. IPTV 사업자 중 누군가는 더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