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멜론이 3조에 인수된 이유
5살 미만의 자녀를 둔 부모가 아니라면 ‘코코멜론’의 존재를 잘 모른다. 3D애니메이션 ‘코코멜론(cocomelon)’ 은 주인공 제이제이, 오빠 톰톰, 언니 요요와 엄마, 아빠가 등장하여 단순한 가사가 동요와 함께 펼쳐지는 영상이다. 국내에는 KT가 독점으로 제공 중이며 영어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는 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3조에 팔린 키즈 콘텐츠 IP
‘코코멜론’은 유투브를 통해 인기를 얻었다. 애니메이션 동요로 유투브에서 가장 많이 본 영어 채널이자 구독자 10억명을 돌파한 세번째 채널이다. 문벅 엔터테인먼트(Moonbug Entertainment) 에 인수 된 직후 넷플릭스에도 공급되기 시작했다. 훌루, 아마존, HBO 와 한국의 KT등 IPTV를 포함전세계 100개 이상의 플랫폼에 27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문벅 엔터테인먼트가 사모펀드 블랙스톤(Blackstone) 의 자금으로 전 디즈니의 COO 였던 케빈 메이어가 주도하는 미디어 회사에 의해 무려 ‘3조’에 팔렸다. 이 정도 금액이라면 디즈니가 인수한 마블의 인수가 (4조)를 떠올라 본다면 어머어마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문벅엔터는 코코멜론 외에도 Blippi, 리틀베이비범(little baby bum) 등의 인기 IP를 보유하고 있다.
비운의 디즈니 가이 '케빈 메이어'
여기저 재밌은 기업사! 케빈 메이어는 사실 디즈니플러스 플랫폼은 만든 주요 임원이다. 2020년 초 밥 아이거 회장이 사임 하면서 차기 CEO 1순위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그러나 CEO는 디즈니의 유통 전문가 밥 차펙에게 돌아갔고 그는 디즈니를 떠나 틱톡 대표, 한국의 게임회사 넥슨 사외이사 등을 역임했다. 그런 그가 전세계 아동들을 장악한 콘텐츠를 인수하는데 앞장 섰다는 것이 이후 OTT 경쟁에서 친정 디즈니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 모를 일이 되었다.
문벅엔터테인먼트의 코코멜론 등 IP가 3조 가치를 할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코코멜론은 유투브와 OTT의 키즈 영역을 장악한 콘텐츠이다. 3분 이내의 짧은 영상이 단편으로 유투브에 제공되고 이것을 중간길이로 묶어 넷플릭스에서 제공 중이다.
위의 표를 보면 코코멜론은 넷플릭스의 성인 콘텐츠와 견주어도 시간 점유 측면에서 top4 에 들만큼 인기 콘텐츠이다. 키즈 콘텐츠의 반복 시청이 지닌 가치이다.
유투브와 OTT는 콘텐츠의 속성이 다르다. 하지만 키즈 영역은 그 속성의 경계가 매우 유사하다. 스토리가 강한 중, 장편 애니메이션이 아니더라도 동요와 율동이 포함된 영상들은 OTT에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비영어권 국가에서 코코멜론은 5살 이하 아이들에게 영어로 상영해 주어 자연스러운 영어 학습 효과로 활용된다. 넷플릭스의 다국어 자막과 자국어 더빙 기능을 교차로 활용하면 한글과 영어 교육을 동시에 누릴 수도 있다.
특히 미국에서 유투브가 키즈 콘텐츠에 부적합한 타겟 광고가 노출되어 부모들의 유투브 위험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의 OTT가 대체 서비스로 활용되고 있다.
OTT가 점차 키즈 콘텐츠 주력 플랫폼으로 성장 중
실제 미국에서 유투브와 넷플릭스가 5세~12세 어린이가 애용하는 상위 2개 플랫폼으로 유투브 65%, 넷플릭스 55% 로 꼽혔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은 니켈로디엔, 디즈니채널, 카툰네트워크와 같은 기존 케이블TV 키즈 채널들이다. 이들의 시청율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아래표 참조)
OTT들도 키즈 콘텐츠에 투자를 높이는 동시에 각종 키즈의 편의적 시청 모드등을 개발하여 부모의 안전 의식을 사로잡았다. 성인과 키즈가 함께 보는 OTT로 낙점 받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 표를 보면 재미있는 결과를 알 수 있다. 유투브는 성인들이 더 많이 보는 반면, 5세 이하는 디즈니플러스를, 5세~12세는 넷플릭스를 더 많이 이용하는것을 알 수 있다. 틱톡,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의 이용 수준이 기존의 케이블 키즈 채널 만큼 높아지는 것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키즈 IP의 다양한 수익화를 추구
문벅 엔터테인먼트의 키즈 콘텐츠들은 이러한 유투브, OTT를 모두 장악하고 있는 코코멜론의 힘에 기반하여 추가적인 라이선싱 기회 및 머천다이징 상품화 와 프랜차이즈 확장을 시도할 것이다. OTT플랫폼들을 경쟁 시켜 특정 OTT에게 독점 기회를 제공하거나 플랫폼에 따라 콘텐츠를 차등 시키는 윈도우 전략도 꾀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 수익화를 노리는 사모펀드의 속성 상 글로벌로 확장되는 OTT들의 줄세우기도 시도할 수 있다.
앞서 넷플릭스의 ‘디즈니 되기’에 대해 아래와 같이 언급한 바 있다.
디즈니플러스, HBO MAX, Peacock등은 자신들이 보유한 고전적 애니메이션 등 키즈 콘텐츠 자산들이 즐비하다. 넷플릭스가 아동 문학 등 장기적 측면에서 키즈 IP를 확보하는데 나선 이유도 원천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코코멜론 등 중립 지대에 있는 콘텐츠의 몸값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국내의 키즈 IP도 이제 OTT에 대한 구체적 고민 필요
국내의 키즈 콘텐츠 제작사들도 삼성출판사의 ‘핑크퐁 아기상어’등 출중한 IP들이 많다. 한국의 키즈 IP들은 유투브를 활용하여 글로벌 확대를 시도해왔다. 최근에는 NFT등 메타버스 영역의 확장을 준비중이다. 코코멜론의 사례에서 보듯 키즈 콘텐츠 IP의 가치가 OTT 영역 때문에 더 커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OTT 활용을 고민하지 않을 키즈 제작사들은 없을 것이다. 다만, 유투브와 OTT를 활용한 다양한 방법과 제안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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