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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콘텐츠 해외 OTT [브릿박스]와 K-OTT
영국은 미국, 일본, 인도, 중국 등과 비교할 때 인구는 적지만, 미디어 시장에서 꾸준히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영국 콘텐츠의 높은 수요
Parrot Analytics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미국 TV 시리즈 전체 수요의 약 6%가 영국 TV 프로그램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미국 외 콘텐츠 중 단일 수요 점유율로 가장 높은 수치이며, 한국과 일본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비영어권 콘텐츠의 인기를 살펴보면 한국, 일본, 스페인 콘텐츠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영국 콘텐츠의 수요보다 낮습니다.)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비교해보면, 라이브러리 비중은 영국(6%), 일본(5%), 한국(4%), 스페인(3%) 순입니다.

미국 OTT에 장악된 영국 시장
영국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영국의 스트리밍 시장은 미국 OTT 플랫폼 간의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되었습니다. 넷플릭스는 27%,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22%, 디즈니는 21%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ITVX와 NOW와 같은 자국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15%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영국 콘텐츠 제작에 연간 60억 달러를 투자하며, 영국에서만 22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영국 미디어 시장이 미국 스트리머들에 의해 장악된 상황이지만, 영국 콘텐츠를 자신들의 플랫폼을 통해 확장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BBC 주도 '브릿박스'
브릿박스(Britbox)는 BBC의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2017년, 영국의 공영 방송국 BBC는 상업 방송국 ITV와 합작 회사를 설립하고 브릿박스를 출시했습니다. 2024년 2월, BBC 스튜디오는 ITV로부터 '브릿박스 인터내셔널'의 지분 50%를 3억 2천만 달러에 인수하여 BBC의 독자적인 서비스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ITV는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만 체결하고 영국에서 서비스 중인 자사 OTT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400만 가입자
현재 브릿박스는 약 4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브릿박스는 영국 드라마의 고전 작품과 BBC, ITV의 최신 드라마(영국 방영 후 24시간 이내 제공) 등을 중심으로 한 시리즈 스트리밍 서비스로, 월 8.99달러에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미국, 캐나다,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8개국에서 가입할 수 있습니다.
400만 가입자는 성공적인 수치일까요?
전문 SVOD로 성장 중
Ampere Analysis는 소규모 또는 특정 장르 중심의 OTT를 '스페셜티 SVOD'로 분류하고 이들의 가입 추이를 분석하였습니다. 전문 분야 SVOD는 프리미엄 SVOD의 성장률을 초과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상위 OTT 플랫폼들이 스포츠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줄이면서 전문 분야 OTT의 이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래 표를 보면 2024년 2분기에는 AMC+가 총 추가 시청자 수의 15%를 차지했으며, MGM+가 14%, Crunchyroll이 12%, 브릿박스가 8%를 차지했습니다.

이렇듯 성장하고 있지만, 브릿박스는 넷플릭스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크라운', '브리저튼' 등 미국 스트리머가 제작한 영국 콘텐츠가 더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고전적인 영국 콘텐츠를 선호하며 넷플릭스에서 볼 수 없는 최신 영국 드라마를 애호하는 소규모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See It Differently
하지만 브릿박스의 글로벌 시장 도전은 매우 과감합니다. 최근 "See It Differently"라는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광고에 출연하는 여배우는 시대극, 미스터리, 범죄 등 11가지 다양한 세트와 장르를 넘나드는 장면을, 50명의 제작진이 14시간 45분 31초에 걸쳐 단 한 번의 촬영으로 완성했습니다.
이 광고는 영국 콘텐츠의 다양한 장르와 영국인들의 제작 역량을 강조하며, 브릿박스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자 합니다.
400만에 불과하지만, 브릿박스는 영국 콘텐츠를 유통하는 글로벌 OTT 플랫폼으로서 그 존재 가치가 있습니다.
한국의 토종 OTT와 비교
현재는 BBC가 주도하고 있지만, 브릿박스는 영국 방송사들의 연합 플랫폼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의 웨이브나 티빙과 유사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영국에 진출하기 5년 전인 2007년, ITV, 채널 4, BBC 월드와이드의 합작 스트리밍 사업 계획인 '캥거루 프로젝트(Project Kangaroo)'가 규제 당국의 불허로 무산되었습니다. 이후 2017년경 브릿박스로 다시 가동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넷플릭스에 뒤처진 상황에서 영국의 방송사들은 분열되었고, 브릿박스의 운명은 BBC에 맡겨졌습니다.
BBC는 공영방송국의 정체성에 따라 스트리밍 전략으로 '무료 OTT'를 지향하며, 2007년에 iPlayer를 런칭하여 현재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월 방문자 수가 1천 4백만에 달하는 무료 OTT로서 넷플릭스를 앞질렀다고 자평하지만, 동일한 위치에서 평가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Kocowa 로 글로벌 진출
현재 한국의 대표적인 글로벌 OTT 서비스로는 웨이브의 KOCOWA가 있습니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서비스 중인 '코코와TV'의 가입자 수에 대한 공식적인 보도는 없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의 점유율 순위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미국 내 스트리밍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OTT로 부족
그리고 영국 BBC의 브릿박스만큼 한국 콘텐츠를 대표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지상파 일부에 국한되기 때문입니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하여 한국 방송사들의 단일 OTT 플랫폼이 탄생한다면,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는 '글로벌 OTT 확대' 전략입니다.
코코와 TV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 전략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명실상부한 한국판 '브릿박스'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통합은 곧 분열의 시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일부 지상파 방송사는 넷플릭스의 자사 콘텐츠를 다년 계약하여 자사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통합 과정에서 지분을 매각하고 콘텐츠 라이선스를 비싸게 재판매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판 '브릿박스' 필요
브릿박스와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을 견고하게 구축해야 미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 등 K-콘텐츠가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모든 국가에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습니다.
미국 OTT의 그늘 속에서 K-콘텐츠를 육성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은 중요한 전략 중 하나입니다. 또한, 한국판 브릿박스를 만드는 것도 또 다른 과제입니다.
넷플릭스를 이기거나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국제 스트리머들이 누리는 성공의 잔재를 먹이로 삼는 '스트리밍 버섯'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국만의 글로벌 OTT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통합을 히도하는 토종 OTT 연합체들이 고민해야할 1순위 고민이어야 합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