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영국 공영방송 ‘무료 OTT’ [Freely] 출시
최근 영국의 주요 방송사들이 ‘Freely’ 라는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합니다.
Freely 에는 BBC, ITV, 채널4 및 파라마운트글로벌 소유의 채널5 가 포함되고 스코틀랜드, 웨일즈의 공영 방송사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TV 앱
Freely는 스마트TV 앱으로 출시되며 실시간 방송 채널 위주의 OTT 입니다. 최초의 Freely 가 출시되는 스마트TV 파트너는 Hisense 입니다. (삼성과 LG도 순차적으로 공개되겠죠.)
영국의 TV 수신 가구의 70%는 스마트TV를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 LG의 FAST 및 아마존 Freevee, 파라마운트글로벌의 PlutoTV 등 900개 채널이 대중적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방송채널을 시청하지 않고 인터넷만 이용하는 가구도 영국 전체 가구의 15%인 400만 가구인데 1차 공략 시장으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방송사들이 무료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넷플릭스의 지배력
영국은 넷플릭스, 아마존, 디즈니, 애플 등 미국의 OTT가 스트리밍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영국 TV 시청 가구의 60%, 아마존은 4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Kantar의 조사에 의하면 영국 전체 SVOD 가입자 중 52%는 새로운 콘텐츠를 찾을때 가장 먼저 넷플릭스를 방문합니다.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큰 국가입니다.
영국 방송국 OTT 의 낮은 점유율
BBC, ITV 등 지상파 방송국들이 디지털 전환과 스트리밍 전략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 방송사들의 OTT들은 10% 미만에 불과합니다.
무료 실시간채널 스트리밍
BBC가 2007년에 출시한 ‘BBC iplayer’ 는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세계 지상파 방송국들의 벤치마킹 대상이었습니다. 이 서비스는 2022년 기준 오프콤(Ofcom)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가 사용경험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2008년에는 BBC, ITV, 채널4가 합작회사로 만든 ‘프로젝트 캥거루(Project Kangaroo) : 통합 VOD 서비스’ 도 있습니다. 한국의 지상파 3사가 스트리밍 연합을 결성하기 전 눈여겨 본 이 서비스는 결국 실패했습니다.
Britbox 로 글로벌 진출
그리고 BBC와 ITV가 합작회사로 만든 ‘Britbox’는 2017년 출시되어 영국 및 미국, 스웨덴 등 유럽 몇개국, 남아프리카 등에서 서비스 되고 있습니다.
Britbox International 은 2023년 2월 기준 8개국에서 3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하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 ITV는 합작 파트너 BBC Studio 에게 Britbox International 지분 50%를 매각하였습니다. BBC는 글로벌에 집중하고 ITV는 영국 시장에 자사 OTT인 ITVX로 집중하기로 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영국 방송국들의 스트리밍 전략 실패
영국의 방송국들은 2012년에 영국에 상륙한 넷플릭스를 효과적으로 제압하지 못하였습니다. BBC, ITV 등의 스트리밍 전략에서 SVOD는 유의미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내지 못하였고 합작 프로젝트들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Freely 의 의미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연합체 ‘Freely’ 는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요?
영국은 2002년 ‘Freeview’ 라는 이름으로 무료의 디지털 지상파TV 플랫폼을 출범합니다. 2022년 기준 영국 TV 수신 가구의 37%가 Freeview를 이용합니다. 하지만 별도의 셋톱박스가 필요한 이 서비스는 기술적으로는 구식이 되었습니다.
한국도 영국의 사례를 참고하여 ‘Freeview’ 와 같은 디지털 지상파 플랫폼 정책을 수립했으나 실패했습니다.
#1 Freeview 대체 또는 보완
Freely 는 ‘Freeview’ 를 대체 또는 보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마트TV 보급율이 70%를 넘어선 영국 시장에서 ‘탈 네트워크’화 된 ‘무료 지상파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향합니다.
Freely 에는 향후 SKY, UKTV 등 대표적 상업 방송국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협의중입니다. 이렇게되면 공영 방송으로 한정된 Freeview와는 다릅니다.
영국의 핵심 방송 채널들을 무료로 제공하여 스마트TV 에서 FAST 들과 경쟁하고 수익 모델도 활성화시킬 수 있게 됩니다.
영국의 방송국들이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들과 유료 구독자 경쟁을 ‘지양’ 하고 광고 기반 스트리밍 경쟁 지형으로 이동하겠다는 것일까요?
#2 공영방송 이용 범위 확대
영국의 방송 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은 영국 공영방송을 영국 국민들에게 광범위하게 전파하는 정책을 꾸준히 지지해왔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Freely’는 정부 정책에도 부합되는 흐름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영국의 OTT 이용 가구는 80%를 넘었습니다. 2027년 90% 가 넘을 수 있다고 예측합니다. 그리고 아래표에서 보듯이 유료방송 가입은 미국 처럼 하락세를 뚜렷합니다.
이 시점에 스마트TV 기반의 무료채널 스트리밍이 출시된 것이죠.
#3 영국 규제 정책에 부합
영국은넷플릭스등 글로벌 OTT들을 영국의 방송국들과 동등한 규제 플레임안에 넣으려는 지속적 시도가 있습니다.
영국의 방송국들이 스마트TV용 무료채널 스트리밍을 시작하고 이용자 기반을 넓혀가면 기존 SVOD는 물론 스마트TV 에 서비스 중인 FAST 영역 까지 규제 범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Freely’는 글로벌 OTT 경쟁에서 SVOD 시장 자체를 지배당한 영국의 미디어 시장이 보여준 독특한 시도입니다.
BBC iplayer, Freeveiw 등 무료 기반 실시간 방송 채널 서비스가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시장의 특성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미디어 시장과 비교해볼까요.
지상파 3사, 케이블채널, 종합편성 채널 등 한국의 모든 방송 채널들은 웨이브, 티빙의 SVOD 플랫폼 안에 유료화 또는 부분 무료화 되어 있습니다. 영국과는 매우 다르죠. SVOD에 귀속됨으로써 독립 스트리밍 서비스로 발전될 기회를 잃었습니다.
현재 한국 미디어 시장에선 웨이브, 티빙의 합병이 뜨거운 이슈입니다. 만일 티빙이 웨이브를 품고 단일 플랫폼이 된다면 지상파 3사의 OTT 전략은 유통사업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보편적 시청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는 공영방송의 스트리밍 전략은 빈약합니다.
글로벌 현장의 미디어 지각 변동은 국가별 미디어 소비 특성에 기반하여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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