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날+ 아시아OTT Viu 지분 인수 : 한국에 미치는 영향
홍콩 통신회사 PCWW의 소유인 아시아 7개국, 중동 8개국에 서비스중인 Viu는 한국 방송국들과 콘텐츠 제작회사들에게 훌륭한 거래처입니다.
유일한 생존자 Viu
2~3년전만 해도 아시아 지역에 특화된 스트리밍 서비스는 Viu, iflix, Hooq 등이 있었습니다. 코로나 직전 iflix 는 텐센트에 팔려 we tv가 되었고 Hooq 은 한국의 쿠팡에 팔려 기술 플랫폼만 이전되었습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Viu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생존에 성공했습니다.
2022년말 PCWW가 발표한 데이터에 의하면 Viu는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월간 사용자 기준 6,640만을 넘겼고 유료 가입자는 2022년 상반기 기준 1,22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하였습니다.
월간 MAU는 1위 이고 유료 SVOD 가입자는 넷플릭스, 디즈니+에 이어 3위 입니다. (물론 3위라고 하지만 격차는 매우 심하다)
2022년 말 이들의 매출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2억 600만 달러입니다. 대략 2,700억 수준인데 가입자 대비 매우 낮은 매출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콘텐츠 투자 증가
Viu의 사업 모델은 무료 기반 광고와 SVOD를 이중적으로 제공중이며 동남아시아 국가 대부분 통신회사와 결합상품으로 판매중입니다. 이 지역에서 이 정도 가입자를 확보하며 지위를 누리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콘텐츠’ 때문입니다.
이들은 구작 한국 드라마 들을 무료로 제공하고 광고수익을 창출하며 ‘재벌집 막내 아들’ 등 한국 드라마 투자 및 오리지널 독점 제작, 그리고 아시아 지역별 생중계 음악 쇼 등을 시도합니다. 넷플릭스 등과 비교했을때 상대적으로 젊은 고객들을 더 많이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투자로 확보한 드라마, 오락 콘텐츠를 아시아 점령에 활용하는 사이, Viu도 한국 콘텐츠 판권 확보로 전념했습니다. 지상파, 종편 등에서 방영 직후 Viu에 공급 하고 일본, 대만, 베트남 등에 유통(syndication) 하며 수익을 창출합니다. 특히 재벌집 막내 아들은 넷플릭스와 Viu에 동시 공급한 사례하며 Viu 가입자 확보에 일등공신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티빙, 웨이브가 2022년 말 매출이 각각 2,476억, 2,745억 입니다. 1개국에서 운영되는 OTT도 이 매출로 콘텐츠 및 운영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데 무려 16개국에 매월 6천만명을 네트워크로 운영하면서 벌어들이는 수익의 크기는 생존을 위협합니다.
카날의 지분 확보
최근 이런 Viu에 프랑스 방송국 Canal+ (카날) 은 Viu International 의 지분 26.1%를 3억 달러에 확보 했습니다. 카날은 51% 지분 확보 옵션을 요구한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향후 카날이 Viu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카날은 왜 아시아의 OTT 지분을 구매했을까요?
카날은 사실 프랑스 유료방송 가입자 950만명, 프랑스 이외의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총 50여개 국가에 1,600만명을 거느린 국제 방송국입니다. 아시아는 베트남, 미얀마에 진출해 있습니다.
카날은 매년 36억달러 수준의 콘텐츠에 투자합니다.
글로벌 방송국의 OTT 인수 의지
카날은 급격하게 미국 OTT로 주도권이 기울어진 프랑스를 벗어나 글로벌로 확장했습니다. 물론 프랑스 현지에서는 영화와 스포츠를 전문으로 하는 유료 채널로 독보적 위치를 여전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 영화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넷플릭스, 디즈니+ 등이 15개월 이후에나 OTT 유통이 가능한 영화들을 6개월 후에 방송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는 등 차별화를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 넷플릭스도 투자를 늘리면서 유사한 딜을 만들어 내었죠.)
카날은 Viu에 투자하면서 아시아를 ‘차세대 성장 엔진’ 이라고 평가합니다. 기존 카날의 글로벌 확장은 유럽과 인근 국가들이었습니다. 문화적 동질성이 낮은 아시아의 진출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아시아는 OTT의 격전지 이면서 아직 로컬 OTT의 승부 가능성이 남아있는 지역이라고 평가 하는 것 같습니다. 카날의 아시아 확장은 미국 미디어 기업들의 OTT 지배가 지역별로 점차 가속화 되는 상황에서 미래의 입지를 잡아두는 전략입니다.
아시아는 국가별로 해외 자본의 까다로운 진입 규제가 존재하지만 OTT는 유럽과 달리 규제 무풍지대입니다. 카날의 아시아 ‘알박기’ 인 것입니다. 경영권 확보 까지 염두해진 지분 투자 라니 말이죠.
Viu의 자금 수혈 : 한국 콘텐츠 투자 호재
카날의 이런 움직임들은 한국 미디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얼마난 중국의 아이치이도 긴축 경영에 돌입 하는등 아시아 OTT들도 위기를 맞이하였고 한국의 웨이브, 티빙도 유사한 상황입니다.
우선 카날의 전략적 투자 참여로 Viu는 경영의 여력이 확보되었고 이는 한국 콘텐츠 투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카날이 한국의 콘텐츠 가치를 유럽으로 이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콘텐츠 제작 산업에 수요 확대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몇년전 한국의 통신회사들도 hooq, 아이플릭스의 인수를 검토한 바 있는데 가입자당 낮은 수익이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현재 유일하게 Viu 가 시장을 지키며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의 한국 콘텐츠 수요가 전체 OTT에서 40%가 넘고 있지만 이 수혜는 고스란히 글로벌 OTT와 Viu등 아시아 미디어 기업들의 차지 입니다.
국내 플랫폼의 위상 약화
어떻게 팔든 팔리면 되지? 그럴수도 있지만 콘텐츠와 플랫폼이 동반 성장하지 못하고 해외 OTT에 한국 콘텐츠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장기적으로 좋은 그림은 아닙니다.
Direct to Consumer ! OTT 콘텐츠 유통의 본질은 직접 고객을 대면하는 D2C 이지만 국내 콘텐츠는 자신들의 플랫폼을 글로벌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습니다.
아시아에 이제 유럽의 지분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콘텐츠 제작 산업에는 기회이고 플랫폼에는 자극제 입니다. 챙길것은 챙겨가면서 우물안 개구리에서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