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애플TV+가 손잡은 이유
최근 아마존의 프라임비디오와 애플이 긴밀한 제휴에 합의했습니다. 10월 말 부터 아마존의 프라임비디오에서 애플TV+를 별도로 구매할 수 있는 계약입니다.
한국에 서비스 되지 않는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는 단순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쿠팡플레이가 유사한 모델로 평가되고 있지만 프라임비디오는 지향점이 다릅니다.
원스톱 엔터테인먼트 허브 지향
이 서비스는 자신들이 제작하는 오리지널을 방영하는 SVOD 모델이면서, NFL, NASCAR 등 라이브 스포츠도 제공합니다. 그리고 특이하게 무료 AVOD인 Freevee 및 MAX, 파라마운트+, AMC+ 등 외부의 유료 SVOD 를 “Prime Video Channels”를 통해 판매합니다.
이들은 아마존의 고객들을 위한 ‘원스톱 엔터테인먼트 허브’를 꿈꾸고 있습니다. 채널 아울렛 모델인 케이블TV와 IPTV와 유사합니다.
이제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구독자들은 “Prime Video Channels”에서 애플TV+ 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왜 아마존을 선택했을까요?
정체된 애플TV+
애플TV+은 지난 3년 동안 성장이 정체된 유일한 스트리밍 서비스 입니다. 애플의 아픈 손가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애플TV+는 3년 동안 10-11% 침투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래 표에서 보는바와 같이 NBCU의 피콕도 3년 동안 10% 미만에서 21%로 증가했고 파라마운트+는 14%에서 26%로 증가했습니다. 아이폰 보유자의 부가 서비스 라고 하더라도 처참한 수준입니다.
그리고 애플TV+는 미국의 전체 SVOD의 월 평균 해지율인 5% 보다 높은 7%로 높은 이탈 수치를 보일 정도로 충성도도 높지 않은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애플의 아픈 손가락
애플의 애플뮤직, 아케이드(게임), 뉴스+, 애플북스 등 여러 부가 콘텐츠 사업들이 외부의 제휴 파트너의 도움 없이 자리를 잡고 있지만 유일하게 스트리밍 분야는 예외입니다. 애플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도움으로 가입자를 늘리려고 빅테크 간의 협약이 맺어진 것입니다.
프라임비디오에서 애플TV+를 구독할 수 있다는 것은 마치 컴캐스트 가입자들이 넷플릭스, 피콕, 애플TV+ 번들상품을 가입할 수 있는 것과 유사합니다.
그럼 프라임 비디오에서 외부의 OTT들이 얼마나 판매되길래 애플이 아마존에게 구애를 했을까요?
강력한 스트리밍 어그리케이터 '아마존'
최근 발표한 Antenna의 분석에 의하면 아마존은 소규모 전문 SVOD 서비스 구독의 58%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대단한 영향력이죠.
넷플릭스, 디즈니 등 상위 그룹 스트리머들은 직접 판매 비율이 60%가 넘지만 소규모 SVOD들은 90%가 외부 제휴 플랫폼을 통해 판매됩니다. 애플TV+가 아마존을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입니다.
아마존은 “Amazon Channels” 와 “Prime Video Channels” 를 통해 소규모 전문 SVOD 들의 가입을 촉진시키는 역할로 ‘어그리게이터’의 위상을 넓혀왔습니다. 콘텐츠 다양성을 확대하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고객들을 유지하는데에도 큰 역할을 한것입니다.
이번에는 아마존 전략을 살펴보죠.
광고 OTT의 선두
아시는바와 같이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는 올해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광고 상품을 확대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비디오가 아마존 쇼핑 사업을 지원하는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독립적 미디어 사업으로 성장시키려는 전략입니다.
현재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고객의 85%가 광고 상품 가입자로 전환되어 미국 OTT 중 가장 큰 광고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 것입니다.
최근 아마존 CEO는 프라임비디오가 ‘크고 수익성 있는 사업’ 될 것이라고 하며 최근 분기 광고 수익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음을 밝혔습니다.
아마존이 프라임비디오 고객들의 숫자를 정확히 밝힌바 없습니다. 다만, 아마존 프라임 고객의 수가 미국에서만 1억 6천만명이고 이들은 프라임 비디오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대략 글로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고객들을 2억명으로 추산합니다. 최근 2억 8천명을 넘어선 넷플릭스와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스트리머인 셈입니다.
광고 상품 글로벌 확장에 속도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는 최근 2025년 부터 인도, 브라질, 일본, 네덜란드, 뉴질랜드로 광고 상품 확대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넷플릭스가 신흥 세력으로 스트리밍 광고 시장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아마존은 ‘가입자 수’를 무기로 OTT 광고 시장을 점령해가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존의 ‘스트리밍 야망’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애플과의 제휴는 아마존의 영향력을 확인시켜준 이벤트입니다. ‘원스톱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아마존의 배에 승선할 다음 제휴 상대는 누가 될까요?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