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디즈니플러스 vs 넷플릭스 승자는?
2021년 한국 스트리밍 전쟁 승자예측 2부
2주만에 디즈니가 최근의 가입자 상황을 다시 업데이트 했다. 2021년 2월, 출시 14개월 만에 디즈니플러스 구독자가 9,490만 명에 도달했다. 이런 속도라면 1억 명에 도달은 금방이다. 디즈니는 당초 2024년까지 가입자 6,000만 명~9,000만 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였는데, 벌써 3년 이상 앞당겼다. 넷플릭스가 8.5년에 걸쳐 쌓아올린 숫자를 1.2년 만에 기록한 것이다. 놀라운 속도다!
훌루는 4,000만 명, ESPN플러스는 1,300만 명을 기록하여 디즈닉 계열사들의 전체 스트리밍 구독자를 합치면 1억 5,000만 명에 육박한다. 다만, 타 국가 대비 가격이 다소 낮은 인도의 ‘디즈니플러스 핫스타’가 포함돼 있어 월 구독자당 매출은 4.03달러로 작년 5.56달러 대비 20% 감소했다.
넷플릭스 구독료는 북미 구독자 당 월 13.41달러, 글로벌 구독자 평균 10달러 수준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 대비 50% 수준을 밑도는 셈이다. 디즈니플러스가 무엇보다 구독자의 빠른 확대에 전략적 무게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2021년 3월 26일, 가격인상(상품별로 1불 씩 인상)으로 구독자당 매출 상승을 추진할 예정이다.
1부 : 팬데믹과 OTT 경쟁 현황
2부 : 디즈니플러스 vs 넷플릭스 차이는 무엇인가?
3부 : 한국인에게 디즈니란? 그리고 2021년 시장 예측
4부 : 글로벌 OTT vs 토종 OTT 경쟁의 해법은?
최근 국내외 미디어 Hot Issue
미국의 Viacom은 자사의 콘텐츠들과 기존의 CBS All Access 라는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합하는 ‘파라마운트+’를 3월에 발표하다고 전했다.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콘텐츠 라이브러리와 CBS, MTV, BET, Nickelodeon, Comedy Central의 프로그램들이 포함된다. 이들의 스트리밍 전략이 CBS에서 Paramount 로 브랜드를 변경함으로써 디즈니, HBO 등 스튜디오 중심의 스트리밍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스트리밍에 들어올만한 사업자는 모두 들어온 셈이다. “플러스” 전쟁이 더욱 활발해졌다. 다만,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의 3강 체제가 미국 스트리밍 시장을 70%가 넘게 점유하고 있다. 그래서 NBCU, 워너 미디어의 합병 등 몸집을 키워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위한 또 다른 인수합병설이 솔솔 나오고 있기는 하다.
최근 국내의 여러 미디어 이슈 중에는 쿠팡 플레이가 있다. 지난주 미국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공개된 쿠팡의 경영 정보를 보면 2월 현재 쿠팡 사용자수는 1,480만 명으로 36%인 470만 명이 쇼핑 멤버십 ‘로켓 와우’ 고객이다. 이 고객들은 매월 2,900원의 멤버십 비용을 지불하는데 ‘쿠팡 플레이’가 무료로 제공된다. 쿠팡 플레이의 콘텐츠는 종편 채널의 방송 콘텐츠와 구작 영화 중심으로 아직까지는 2,000편 내외의 빈약한 라이브러리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현재 멤버십 회원의 25%만 이용하더라도 이용자 수는 100만명에 달한다. 이는 왓챠의 가입자를 앞지른 수치다. 플랫폼 파워에 힘입은 것이지만, 단기간에 이용자수를 확보한 저력이 놀랍다. 자연히 쿠팡플레이에 대한 긍정적 시선도 제법 많아지고 있다. 얼마 전 오디오 소셜 서비스인 “클럽하우스”에서 쿠팡 토론방이 열렸는데, 쿠팡 플레이가 앞으로 웨이브를 넘어 넷플릭스에 대응할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비중있게 제기되기도 했다.
쿠팡의 미래를 쉽게 예견하기는 어렵겠지만, 일단 쿠팡의 월 구독료 2,900원의 비용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월 구독료 12.99불에 비해 너무 낮다. 즉 오리지널을 강화하려면 큰 투자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의미있는 미디어서비스로 등극하기에 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하겠다. 3월이면 네이버 멤버십과 티빙이 결합한다. 쇼핑의 길목에 놓인 스트리밍 경쟁도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것이다.
디즈니플러스 vs 넷플릭스의 서비스 차이 1 : 화질은 디즈니 승
넷플릭스는 기본형 요금제에 HD 화질을 제공하는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4K 고화질을 제공하는 큰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는 Dolby Vision HDR 및 Dolby Atmos를 지원한다.
다만, 모든 영상이 4K가 아닌데도 4K 영상만 쉽게 검색할 수 있는 별도 서비스 편의가 없어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리고 TV 앱에서 콘텐츠를 검색할 때 복잡하고 번거롭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4K 화질이라고 표시된 영상이 실제로는 HD급으로 재생되는 등 화질의 품질에 대한 항의도 있다. 하지만, 이용자 피드백에 있어 전반적인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이용자들의 서비스 평가에 대한 분석을 살펴보았다. 고객들은 넷플릭스의 품질 기준으로 눈높이를 맞춰 디즈니 플러스를 지켜본다. 영상 시청중 중간에 멈추고 빠져나갔다가 이후 서비스에 들어와 다시 재생할 경우 중단 지점부터 시청하지 못하고 처음으로 돌아가는 불편함이 지속적인 불만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제공 중인 심슨(The Simpsons) 이 처음 제공되었을 때 리마스터링 된 영상으로 TV 화면비에 맞게 16:9 비율로 제공되었다. 그런데 구독자들은 ‘심슨’ 애니메이션의 프레임 상단 또는 하단에 있는 일부 유머 코드들을 놓친다며 연이어 항의했다. 결국 2020년 5월 19개 시즌을 원래 비율인 4:3으로 볼 수 있는 옵션을 제공했다. 구독자들이 자신들의 기호대로 16:9와 4:3중 선택할 수 있는 ‘토글 버튼’을 앱에 설치한 것. 디즈니가 구독자 불만을 해결하는데 오래 걸리지 않는 것을 보면 적정 수준의 기술대응력을 갖춘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디즈니플러스 vs 넷플릭스의 서비스 차이 2 : 몰아보기 안되는 디즈니
몰아보기(binge watching)는 넷플릭스가 만든 스트리밍의 새로운 소비문화다. 오리지널 드라마 전편을 일시에 공개하고 구독자들은 밤을 새며 한꺼번에 시청함으로써 영상에 대한 몰입과 만족도를 맛볼 수 있었다.
특히 ‘몰아보기’는 기존 TV의 시청 질서인 주간단위 편성 방식의 드라마 제공을 ‘구식’으로 만들어 버렸다. 과거의 방식은 공급자가 주는 대로 소비하는 ‘느린 소비’ 방식이었다면 ‘몰아보기’는 구독자 스스로의 편의에 따라 내러티브의 흐름과 종결을 통제하는 서비스다. 가히 혁명적 시청 방법이다.
넷플릭스의 ‘몰아보기’ 차별화는 구독자들이 TV를 통해 넷플릭스를 시청할 때 기존의 TV가 아닌 ‘뭔가 다른 것’으로 넷플릭스를 인식하게 하는 효과가 생겼다. 콘텐츠의 인기가 좋을 때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입소문이 나면서 신규 회원 유입의 마케팅 효과도 또렷하게 나타났다.
그런데 디즈니 플러스와 HBO MAX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한꺼번에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만달로리안> 등 오리지널 시리즈는 주간 단위 공개를 하고 있다. 디즈니는 새로운 시리즈가 매주 사람들에 의해 화제가 되고 입소문이 나기를 희망한다. 2021년 2월부터 인기리에 방영 중인 <완다 비전> 시리즈도 매주 1편씩 공개되고 있다.
위의 구글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에 대한 검색 트래픽이 출시한 1주일 사이에 급증했다가 관심이 급격히 하락한 것을볼 수 있다. 반면 디즈니 플러스의 <만달로리안>은 검색 트래픽이 지속적으로 증가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주간단위 공개는 구독자들이 기다려야 하는 단점은 있지만, 한편으론 구독자들이 좋아하는 시리즈의 다음 편을 기다리기 위해 스트리밍을 해지하지 않는 효과(Retention Effect)를 얻는다. 이는 전통적인 TV에서 취한 전략과 동일하다. 에피소드를 일정 시간 동안 매주 방영하면 그 기간 동안 팬들은 시리즈에 대해 이야기하고 흥분하며 그 기간을 기다리기 때문에 만족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논리다.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 사장 리키 슈트라우스(Ricky Strauss)는 “디즈니 플러스는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나오는 에피소드 콘텐츠로 팬층을 구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말한다. 넷플릭스 시청자는 주말이 끝나기 전에 좋아하는 프로그램의 전체 시즌을 시청하고 구독을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가입자 확보에 시간이 더 필요한 디즈니플러스는 해지자를 늘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고객들의 사용 리뷰는 ‘몰아보기’가 안된다는 불만도 있지만 '크게 상관없다'는 반응 등 의견이 분분하다. 고객은 디즈니 플러스의 낮은 가격이 주는 효능감이 크기 때문에 참아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 총량이 넷플릭스에 비해 떨어지는 디즈니 플러스로서는 적은 수의 프로그램으로 구독자의 유지와 유입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일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전략은 고객 친화적이지는 않다. 다만, 콘텐츠를 향유하는 팬 층이 얼마나 두터운가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겠다. 벌써 한국에서도 VPN을 통해 미국의 디즈니플러스를 한글 자막 없이도 시청하는 팬층이 상당수 있다. 이 분들이 <완다 비전>을 매주 1편씩 리뷰를 한다. 특히 <완다 비전>은 MCU(Marble Cinematic Universe)의 갈래이므로 완다 비전 안에 품고 있는 이후 다른 MCU 세계 안에서의 여러 연결 고리를 찾는 재미는 팬들에게 이만저만 재미있는 게 아니다. 디즈니 입장에선 몰아보기가 아니더라도 이런 재미와 함께 팬층의 불만이 잠재워지고, 오히려 매주 고객들의 자발적 입소문 효과가 생기는 것을 원할 것이다.
내친김에 <완다 비전> 1회~6회의 줄거리 요약 영상을 추천한다.(스포일러가 걱정된다면 스킵하시라)
디즈니플러스 vs 넷플릭스의 서비스 차이 3 : 디즈니는 모바일 중심 (팬데믹에는 비대면으로 같이 본다 : Group Watch)
팬데믹 격리 과정에서 누군가 함께 영상을 보고 싶다면 디즈니 플러스가 제공하는 “Group Watch’가 있다. 디즈니 플러스는 2020년 9월에 이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미국과 캐나다, 뉴질랜드에 출시했다. 10월에는 영국까지 확대했다.
이 기능을 통해 디즈니 플러스 구독자는 최대 7명까지 웹, 모바일, TV를 통해 함께 보려고 하는 영상 콘텐츠를 동기화할 수 있다. 시청할 영상을 선택하고 세부 정보 페이지에서 지인들에게 소셜 계정을 통해 초대장을 보내는 방식이다. 시청하는 동안 함께 보는 친구들은 이모티콘을 화면 위에 보낼 수 있다. 현재는 채팅 기능이 없지만 개발을 통해 2021년에 배포할 계획이다.
이러한 ‘소셜’ 기능은 디즈니플러스가 처음 도입한 것은 아니다. 아마존 프라임, 넷플릭스, 훌루 등이 다양한 방법으로 자사 구독자들의 ‘소셜 시청’을 서비스로 발전시켜가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PC에서 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데 추가 비용 없이 영상 소개 화면에 붙은 ‘watch party’ 버튼을 눌러 참가자들을 모아 함께 시청하는 방식이다. 디즈니 플러스와 마찬가지고 시청 중에 시작과 중지, 일시 중지를 할 수 있고 이런 변경 사항은 모든 참가자의 장치에 즉시 동기화된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무려 최대 100명의 참가자가 지원할 수 있다. 참가자는 프라임 멤버십을 가지고 있고 미국 내에서 시청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비디오를 재생하는 동안 이모티콘은 물론 채팅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도 ‘netflix party’라는 서비스를 PC의 크롬 브라우저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Teleparty’라는 서비스로 변경되었다. 텔레파티는 넷플릭스 이외에도 HBO MAX, HULU, 디즈니 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도 이용이 가능하다. PC를 통해서만 제공된다는 측면에서 다소 불편하다.
디즈니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전략 차이
디즈니와 넷플릭스는 기업의 규모와 비전에 큰 차이가 있다. 넷플릭스는 DVD 온라인 대여 사업에서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확장했는데, 사업의 정체성은 여전히 콘텐츠 수집자(Aggretator)였다. 2013년 직접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그 정체성은 점차 제작자(Creator)로 확대되었다. 디즈니는 태생적으로 제작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고객과의 유통 접점을 소위 D2C(Direct to Consumer) 방식으로 디즈니 플러스로 강화하면서 넷플릭스와 경쟁자가 되었다.
넷플릭스는 ‘수평적’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다. 아래의 그림처럼 넷플릭스는 디즈니의 콘텐츠를 다른 스튜디오의 모든 콘텐츠와 똑같이 취급한다. 디즈니는 넷플릭스를 통한 판매 수익 이외에 시너지 효과를 활용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디즈니는 넷플릭스에서 자신들의 콘텐츠를 제거하여 직접 제어할 수 있는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로 이동함으로써 ‘수직적’ 활용에 집중할 수 있다.
디즈니는 자신들이 제어할 수 있는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콘텐츠의 소위 ‘수직 통합적 활용’이 더욱 빨라지고 강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극장이나 유료방송 플랫폼이 대외적 환경과 소비문화 변화에 따라 침체 상황을 맞이하더라도 직접 통제가 가능한 디즈니 플러스로 엔진을 지속 가동할 수 있다는 점이 전략 변화의 가장 큰 수혜 포인트다. 디즈니가 보유한 기존의 IP와 디즈니 플러스로 만들어질 수 있는 새로운 IP를 활용한 '깊은' 수익화가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디즈니 플러스와 넷플릭스는 각각의 목표가 다르다.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자체가 유일한 원동력이다.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직접 콘텐츠를 고객에게 전달함으로써 스트리밍 자체의 수익을 창출함과 동시에 고객과의 강력한 유대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
디즈니 플러스로 창출된 콘텐츠와의 고객 연결은 테마파크, 장난감 및 상품, TV, 비디오 게임 등 다른 사업부로 전이된다. 기존의 극장이나 방송 네트워크, TV 채널을 통한 고객 관계는 데이터가 없는 느슨한 연결이었다. 디즈니플러스는 정확한 고객의 취향과 인구통계학적 분석, 콘텐츠를 통해 만들어지는 팬 커뮤니티 등을 확보할 수 있다.
1957년 월트 디즈니가 구상했던 디즈니 기업의 플라이휠(flywheel)은 ‘콘텐츠’를 중심에 두고 디즈니가 소유한 사업 영역들이 상호 시너지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디즈니플러스는 ‘플라이휠’을 구동시키는 온라인 접점이자 고객과 직접 만나는 채널이다. 디즈니플러스 자체는 2024년에 수익성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디즈니’ 전체 사업의 지원군으로서의 역할이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플러스의 가격이 넷플릭스의 월정액 가격인 12.99달러에 근접하게 책정될 수 있었지만 이 보다 싼 가격으로 결정된 것도 디즈니플러스의 역할 때문이다. 7.99달러의 낮은 가격으로 많은 가입자를 빠른 속도로 확보하여 팬데믹 이후의 디즈니 사업들의 시너지를 만들고자 한다.
디즈니플러스의 신규 오리지널 <만달로리안>이 좋은 사례이다. 팬데믹이 끝난 후 <만달로리안>은 테마파크의 새로운 시설과 상점 등으로 연계될 것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시스템을 강화하고 확장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2020년 12월 25일 픽사의 <소울(soul)>을 디즈니플러스 구독자에게 무료로 제공한 것은 소울의 무료 시청 이후에 벌어질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염두에 둔 결정이다.
넷플릭스는 1개 디즈니는 3개의 스트리밍을 보유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 훌루, ESPN플러스를 단일 서비스(offering)로 통합하지 않았다. 3가지의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유료방송 플랫폼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상품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우선 ESPN플러스는 디즈니 온라인 서비스 중 가장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스포츠는 실시간으로 소비되고 그 가치는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전통적인 TV로 유통하는 것이 스트리밍보다 선호되었다. 그리고 스포츠 채널은 컴캐스트 등 플랫폼 사업자들과의 제휴 수수료 협상에서 항상 우위에 있다. 스포츠는 광고에 적합한 자연스러운 휴식 시간이 있기 때문에 사업의 수익 모델도 다양화가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ESPN플러스는 독자적인 스트리밍으로 TV 채널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여기에다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서비스될 때 ‘뱀 테크(BAM Tech)’가 보유하고 있는 위치 기반 스트리밍 기술을 활용하여 지역 스포츠의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차별화된 OTT로서의 장점 발휘가 가능하다.
훌루는 2021년 1분기 현재 3,600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모았다. 그리고 2020년 기준으로 훌루의 사용자 중 400만 명이 라이브 TV를 포함한 상품에 가입되어 있다. 훌루의 상품은 디즈니 플러스와의 번들로도 제공된다. 오리지널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해서, 에미상을 수상한 드라마 The Handmaid 's Tale과 같은 인기 작품들도 출시한 바 있다.
디즈니에게 훌루는 어떤 의미일까?
2019년 NBCU로부터 지분 확보를 발표하면서 밥 아이거 회장은 ‘훌루는 최고의 TV를 대표한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훌루는 디즈니가 보유한 TV 채널을 중심으로 한 ‘TV 스트리밍 플랫폼’의 선두주자를 지향한다는 의미이다. 기존 방송 플랫폼의 가입을 해지하고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이동하는 코드 커터(cord-cutter)들을 위한 온라인 상품인 것이다.
훌루 라이브 TV는 유튜브 TV 등을 제치고 동종 서비스 중에서는 35%의 점유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훌루는 디즈니가 보유한 방송 네트워크를 지켜주는 보루인 셈이다.
디즈니는 디즈니 플러스 출시와 함께 ESPN플러스와 훌루까지 3개 서비스를 묶는 트리플 번들 상품을 출시했다. 디즈니의 온라인 스트리밍 상품 전체의 파이를 키우려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마치 음악 산업이 CD에서 MP3로 산업적 전환을 맞이했을 때처럼 TV산업은 점차 어려운 시기에 직면할 것이다.
디즈니의 전략은?
현재로선 디즈니의 온라인 스트리밍 형제들이 이러한 변곡점에서 자연스럽게 미래형 사업으로 대체시켜 나가는 것에 무게가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