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청의 출발지점은 어디입니까? (미국 vs 한국)

TV 시청의 출발지점은 어디입니까? (미국 vs 한국)

Jeremy
Jeremy

구독자 여러분. TV를 켜고 리모컨을 이용하여 가장 먼저 도착하는 채널이나 서비스는 무엇인가요?

과거의 TV 시청 패턴으로 보면 ‘어제 시청한 마지막 TV 채널’ 로 부터 시작하여 리모컨의 번호를 입력하여 채널을 이동하여 보고싶은 콘텐츠를 선택합니다.

하지만 TV채널과 OTT 시청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시청 환경 안에서 소비자들은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미국의 Hub Entertainment Research는 지난 5년간 동일한 조사방법으로 소비자들의 시청 행태를 분석했습니다.

TV 시청의 시작지점

5년 간의 조사결과, 모든 시청자들의 46%는 TV 시청을 시작할때 가장 먼저 찾는 곳이 5개의 OTT 앱 (넷플릭스, 디즈니+, 훌루, MAX,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입니다. 5년 전 62%를 차지했던 유료방송, 안테나를 통한 지상파TV 시청은 38%로 낮아졌습니다.

영상 시청 시 첫번째 도착 지점 분석 / Hub Hub Entertainment Research

유료방송의 급격한 하락

5개의 OTT들과 유료방송를 개별로 분석한 결과는 더욱 흥미롭습니다. 넷플릭스는 시청자의 5분의1 (26%)이 가장 먼저 찾는 콘텐츠 ‘소스’ 입니다.

케이블TV등 미국의 유료방송 전체 채널들이 기본 소스라고 답한 시청자 그룹의 26%와 동일합니다. 단일 SVOD인 넷플릭스와 수백개의 방송 채널이 동등 수준이라는 의미입니다.

플랫폼별 추이 분석 / Hub Hub Entertainment Research

스트리머 중에서 넷플릭스를 제외한 4개의 OTT들은 모두 10% 이하 수준으로 가입자 규모에 비해 다소 낮게 나타났습니다. 넷플릭스의 구독자 시청 시간등 플랫폼 충성도가 높은 결과입니다.

레거시 미디어 : 스포츠와 뉴스

시청자들은 왜 첫번째 도착지로 OTT와 TV채널을 선택하는 것인지도 조사결과에서 알 수 있습니다. 시청자들의 42%는 “좋아하는 콘텐츠” 때문에 5개의 OTT를 선택합니다. 반면 TV채널을 선택하는 시청자들의 절반인 50%는 “스포츠, 뉴스 등 생방송 프로그램” 때문입니다.

첫번째 목적지 선택 이유 분석 / Hub Hub Entertainment Research

흥미로운 점은 ‘FAST OTT’ 로 이동하는 시청자들은 “다양성”이 큰 매력이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레거시미디어 쇠퇴 추세

미국 미디어 시장의 시청자들의 이런 움직임은 OTT 산업의 성숙 수준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유료방송이 점차 가입자를 잃어가면서 마지막 남은 보루는 스포츠와 뉴스 정도입니다. 라이브 스포츠가 점차 OTT를 통해 온라인에서 더 쉽게 제공됨에 따라 케이블TV는 더 빨리 쇠퇴할 수 밖에 없습니다.

Ampere Analysis 에 의하면 2029년 미국의 유료방송 가입자는 3천만명 이하로 수직 낙하합니다.

미국 유료방송 가입자 추이 예측 / Ampere Analysis

스마트TV vs TV셋톱박스

유료방송을 밀어내는 경쟁 아닌 경쟁자가 있습니다. 스마트TV !

수십개의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선택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 입니다. 스마트TV 에 내장된 앱들을 선택하거나 케이블TV와 IPTV가 제공하는 스트리밍 앱을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어떤 방식이 우세할까요?

Hub Entertainment Research의 또다른 조사 결과에 의하면 2년 동안 TV셋톱박스와 스마트TV의 지위가 역전되었습니다.

시청자들의 32%는 동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준비가 되었을 때 스마트TV를 켠다고 답하였는데 이 수치는 2년전 22% 였고, 당시 TV셋톱박스를 선택한 시청자들은 41% 였습니다.

스마트TV와 TV셋톱박스 변화 분석 / Hub Hub Entertainment Research

로쿠, 애플TV 등 ‘커텍티드 디바이스’는 19% 수준으로 3년간 큰 변화가 없습니다.

미국의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코드커팅’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은 스마트TV나 커넥티드 디바이스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이와 비교하면 한국 시장은 어떨까요?

한국 시장의 다른점

한국의 유료방송 가입자는 여전히 증가 추세를 보여 국제적 트렌트와는 반대입니다. 2024년 상반기 시점에 ‘IPTV 가입자 증가율 둔화’ 수준의 시그널을 보였습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간한 ‘2023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를 살펴보면 OTT 이용률은 77.0%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유료 OTT 이용률 역시 57.0%로 증가 추세입니다.

하지만 OTT 이용 증가가 ‘코드 커팅’ 으로 연계되는 점이 다소 느립니다.

유료방송 가입 비용이 매우 저렴하고 초고속인터넷, 모바일 요금제 등과의 통신 요금 결합이 큰 잇점으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5월 유일하게 넷플릭스를 자사 셋톱박스에서 서비스 하지 않았던 SK브로드밴드의 BTV도 넷플릭스, 애플TV등 OTT 이용이 가능한 셋톱박스를 출시하였습니다.

이로써 한국의 통신회사 3사는 넷플릭스 시청이 가능한 셋톱박스를 출시하였고 대략 전체 IPTV 가입자 2천만명 (23년 하반기 기준) 의 50~60% 는 OTT를 쉽게 연결하는 셋톱박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 TV셋톱박스가 주력 경로

미국의 데이터와 비교해보자면 한국 미디어 시장은 IPTV 셋톱박스가 OTT로 이동하는 주력 경로인 셈 입니다.

IPTV 등 유료방송 플랫폼의 가입자 활력은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IPTV의 자체 홈화면에서 제공하는 VOD 사업 매출이 꾸준히 하락하여 전년대비 20% 이상 낮아졌습니다.

이런 추세는 미국 미디어 시청 환경과 유사합니다. ‘고육지책’(OTT를 원하는 시청자의 욕구를 수렴) 과 넷플릭스의 ‘이간계’ (넷플릭스가 통신회사 3사를 경쟁하게 만들어 결국 3사 전체와 제휴) 가 합쳐져 한국 시장의 유료방송은 플랫폼 활력을 잃고 결국 가입자 마저 서서히 잃어가고 있습니다.

TV셋톱박스에서 독주하는 넷플릭스

다만, 한국의 IPTV 에는 미국 처럼 모든 OTT 앱들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SK브로드밴드의 셋톱박스에는 디즈니+, 티빙, 웨이브 등이 없습니다.

지상파, 케이블TV 채널에서 파생된 토종OTT들은 자사의 방송 채널 시청률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로 IPTV 셋톱박스에 스트리밍 앱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1,2위 OTT들의 이런 어정쩡한 전략은 넷플릭스의 독주를 방어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TV 화면을 통한 OTT 시청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시청 환경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죠.

여전히 유료방송 시장이 건재하고 OTT와 결합하여 그 시장을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은 그 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착각입니다.

TV 화면을 켯을때 고객들이 선택하는 첫번째 출발지점은 ‘OTT’ 입니다. 미국도 한국도!

이 변화 속에 숨어 있는 산업의 역동성을 이해해야합니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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