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헐리우드의 애증 관계
중국의 극장,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엄청난 크기 입니다. 10억 인구의 크기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박스오피스 이죠.
미국 헐리우드가 중국의 극장에 진출한것은 1994년 ‘도망자’가 첫 작품입니다. 1997년 타이타닉은 중국 박스오피스의 20%를 차지하는 ‘대박’이 납니다.
2012년 아바타는 정점을 찍게 되는데요 무려 중국 극장 티켓 판매의 45%가 미국산 영화가 차지하게 됩니다. 중국은 영화관을 수를 늘리고 영화관람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영화 산업은 급 성장합니다.
감소하는 헐리우드 영향력
그런데 지난 10년간 중국은 자체 영화 제작 산업을 키우면서 중국산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출시하고 해외 수입 영화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면서 점유율 변화가 발생합니다.
2017년 46% 까지 상승하던 헐리우드 영화의 점유율은 2022년 8% 까지 하락했습니다. 아래표를 보면 팬데믹 직후 하락 추세가 뚜렷합니다.
2020년 까지 중국이 제작한 영화와 해외 영화의 박스오피스 비교를 보면 여전히 해외 비중이 높다가 2020년 부터 전체 상영 숫자가 감소하지만 특히 해외 영화의 매출이 급감하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헐리우드의 대작 영화 제작이 중단되는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OTT 경쟁으로 극장 영화의 생산량 자체가 감소하는 이슈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헐리우드 : 중국 없이 글로벌 흥행 기록
그런데 팬데믹은 중국과 미국 헐리우드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변곡점이 됩니다. 팬데믹 이후 중국에 상영하지 않는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글로벌 흥행을 기록합니다.
파라마운트의 ‘탑건 매버릭’은 중국 없이도 15억 달러를 벌어드립니다. 소니의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 도 19억 달러를 기록하는데요, 이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미국 자유의 여신상을 제거하라는 중국의 검열을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파라마운트는 매버릭이 입고 있는 자켓의 일본과 대만 국기를 제거하여 중국의 검열을 피하고자 했지만 결국 중국 상영이 불가능해지자 대만 국기를 다시 원복 시키는 해프닝을 겪었습니다.
중국은 오히려 탑건 매버릭을 복제한 자국영화 ‘Born to fly’ 제작을 추진합니다. 중국 국경일 전날인 9월 30일 개봉 예정이었던 이 작품은 무기한 연기되었습니다.
탑건 매버릭은 미국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간접적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몇 장면 바꾼다고 중국의 검열을 통과할 수는 없는 영화인데, 중국의 도움 없이도 흥행에 성공했다는 미국 언론들은 주목합니다.
2008년 부터 중국에 상영되기 위해서는 19가지의 규칙을 포함한 검열 과정을 통과해야 합니다. 헐리우드는 10억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중국의 검열과 타협해왔습니다. 하지만 탑건 매머릭을 계기로 중국의 ‘헐리우드 길들이기’ 가 삐걱 거리가 시작합니다.
중국에 타협한 헐리우드 비판
미국의 언론인 Erich Schwartzel가 2022년 2월에 발간한 책 <Red Carpet: Hollywood, China, and the Global Battle for Cultural Supremacy> (레드카펫 : 헐리우드, 중국 그리고 문화 패권 전쟁> 에는 미국 헐리우드가 어떻게 중국에 길들여져 가고 있는지에 대해 상세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헐리우드 제작자들이 중국을 위해 무엇을 제거해야할지 배우면서 결국 중국의 민족주의를 미묘하게 강화하는데 일조하다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그리고 미국의 중국 진출이 결국 중국 문화 산업이 헐리우드를 베끼는 것을 용인했다고 정리합니다. 중국 스스로 스토리텔러가 되고자 하면서 헐리우드 인프라를 복제했고 자신들의 문화 패권을 강화시키고 있다는 지적합니다.
물론 이 시각은 중국의 입맛을 맞춰 가며 수익을 낼 수 밖에 없는 헐리우드 산업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담겨 있는 것이죠.
헐리우드는 중국을 포기할 수 있을까?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2000년 이후 DVD 의 수익력이 넷플릭스 등장으로 급격하게 쇠락하고 중국의 10억 인구는 헐리우드의 금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팬데믹이 끝나가지만 여전히 극장은 예전 수익력을 찾지 못하고 OTT 경쟁의 자본 투입으로 미디어제국들은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물론 중국의 영화 산업은 중국산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쏟아내고 상치와 텐링즈의 전설, 스파이더 맨 노웨이홈, 닥터 스트레인저 인 멀티버스 매드니스 등 마블 영화들의 상영도 금지하는 등 긴장 관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미국 헐리우드가 중국 없이 글로벌 히트를 계속 만들어낼 수 있다면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있을까요?
중국과 미국의 문화 패권 전쟁 이면에는 ‘경제’가 숨어있습니다. 넷플릭스도 진출하지 않는 중국에서 OTT 영향도와 상관없이 극장 매출은 급감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헐리우드 영화 없이 극장 산업을 끌고가는 어렵습니다.
아바타2의 중국 흥행 중요
이런 복잡 미묘한 관계에서 현재 디즈니의 아바타2는 헐리우드의 힘을 다시 입증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아바타2는 1억5,280만 달러로 최근 1년간 최고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전세계 20억 달러를 벌어야 하는 거대 투자로 아바타2의 최종 성공을 낙관할 수 없지만 중국에서의 성적이 미국과 미국 헐리우드 관계를 재설정 하게 만들 것 같습니다.
중국과 헐리우드 관계는 한국에도 영향
중국과 미국 헐리우드의 복잡한 애증 관계는 나비효과가 되어 한국 콘텐츠 산업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중국이 미국 헐리우드를 멀리하면 할수록 이들의 콘텐츠 시장에 한국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발생합니다. 헐리우드가 계속 중국에서 실패하면 OTT 산업에도 좋지 않는 영향을 주어 한국의 OTT 오리지널 제작 주문량이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그 반대는 좋은 효과이겠죠)
무엇보다 이런 복잡 미묘한 문화 전쟁에서 한국은 중국을 더 많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헐리우드가 표현의 자유 까지 스스로 꺽어가면서 까지 중국 시장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은 오로지 ‘돈’ 때문입니다.
우리는 미국의 콘텐츠 산업 만큼 중국을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요? 한국과 중국사이에 잠겨 있는 콘텐트 시장의 빗장이 열리면 중국으로 달려가기 위해 중국을 공부할 필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콘텐츠 산업의 확장은 문화 패권의 영향력 확대와 연결되기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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