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거시 미디어의 5년 ‘스트리밍 성적표’와 반격 카드

레거시 미디어의 5년 ‘스트리밍 성적표’와 반격 카드

Jeremy
Jeremy

최근 미국 아이다호에서 개최된 연례 Sun Valley Conference 에는 디즈니, 파라마운트글로벌, WBD컴캐스트, 넷플릭스 등 미국 미디어 기업들의 CEO들이 참석하였습니다.

이 행사는 매해 미디어와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OPEN AI의 샘 알트먼도 이 자리에 초대되었습니다.

제휴와 통합의 길

2024년 연례 컨퍼런스의 핵심 이슈는 ‘제휴와 통합’ 입니다. 2억 6,960만명의 글로벌 가입자를 거느린 넷플릭스에 맞서는 경쟁 해법은 ‘이것’밖에 없다는 절실한 대표자들의 고민이 묻어 있습니다.

디즈니가 2019년 11월 디즈니+를 런칭하며 스트리밍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가 합병하여 MAX가 출발했고 파라마운트는 CBS All Access 를 파라마운트+로 확장 개편하며 미국의 모든 미디어 기업들이 스트리밍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레거시 미디어들은 넷플릭스로 부터 콘텐츠 판매를 중지하고 OTT 플랫폼 강화에 나서면서 넷플릭스의 위기가 예상 되었습니다.

디즈니+ 이후 5년

그렇지만 5년이 지난 현재, 미국의 미디어기업들은 스트리밍 사업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고 그들의 캐시카우 공간인 극장 사업도 침체되어 주식 가치는 유례없이 하락하였습니다.

위의 넷플릭스와 미국의 스트리머 전체를 비교한 손익 분석을 보면 지난 5년간 넷플릭스는 2022년을 견조하게 이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경쟁자들은 2022년 최고 수준의 손실을 기록하고 2023년 부터 점차 만회하는 상황입니다.

OTT 수익이 유료TV를 추월

TV 방송채널을 보유한 레기서미디어들은 스트리밍 사업이 선형 TV의 이용자 기반을 점차 무너뜨릴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2023년 부터 선형 TV의 시청점유율이 50% 이하로 떨어졌지만 레거시 진형의 OTT 가입자와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였습니다.

파라마운트글로벌의 TV 사업부는 회사 전체 수익의 68%를 차지하고, WBD는 51%를 TV 수익에 의존합니다. 선형 TV 의 의존도가 높으면 그만큼 전체 사업에 해로울 수 밖에 없죠. 파라마운트 글로벌 매각의 원인!!

억만장자의 손으로 만들어질 ‘뉴 파라마운트’
1914년 영화 배급회사로 설립된 파라마운트는 헐리우드에서 가장 오래된 스튜디오 중 하나입니다. 파라마운트의 우산 아래 방송 네트워크 CBS, BET,, Comedy Central, MTV, Nickelodeon 등 TV 채널과 파라마운트+와 PluoTV 등 OTT 플랫폼을 거느린 파라마운트글로벌의 주인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스카이댄스 80억불 인수 80억불의 큰 자금으로 파라마운트글로벌을 인수한 새 주인은 아이러니 하게도 영화 탑건

미디어 전문 연구회사인 Ampere Analysis에 의하면 2024년 3분기 부터 전체 OTT 사업의 수익이 유료 TV 수익을 추월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는 광고 지원 상품 때문인데요, 레거시 미디어들이 이 예측의 수혜를 볼 수 있을까요?

팬데믹 변수

그리고 ‘팬데믹’ 변수는 이들이 예사하지 못한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팬데믹은 OTT 사업에 호재였고 모든 OTT 플랫폼의 가입자는 양적으로 성장하는 계기로 작동했습니다.

하지만 극장을 기반으로 한 박스오피스 수익은 직격탄을 맞습니다. 컴스코어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7대 헐리우드 스튜디오의 글로벌 박스오피스 수익은 2018년 275달러에서 2023년 189달러로 31% 급락합니다.

아래표에서 보듯이 팬데믹 이후 헐리우드 파업 까지 겹치며 박스오피스 수익은 예전 상황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보급률이 90%에 육박하는 미국 시장의 특성 때문에 국내 박스오피스 수익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극장 지위 추락

레거시 미디어들은 팬데믹이 스트리밍의 빠른 전환을 만들어 냈지만 집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시청 행태가 극장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못했습니다.

디즈니, HBO MAX가 주도했던 극장 영화의 스트리밍 동시 개봉, 스트리밍 독점 개봉, 극장 상영 후 스트리밍 홀드백 단축 등의 시도는 원하는 만큼 수익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극장의 가치를 떨어뜨리는데 일조했습니다.

결국 레거시 미디어의 스트리밍 사업이 수익성을 증명하지 않으면 기업 가치는 회복될 수 없는 지경이 이르렀습니다. 물론, 디즈니를 필두로 2024년 말 부터 2025년 까지 모든 스트리머들의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고 예측하기도 합니다.

지연되고 있는 스트리밍 수익

Ampere의 예측에 의하면 2028년 이후 디즈니, WBD 순으로 OTT 사업이 매년 10억~20억 규모의 수익을 예측합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수익으로 하락하는 선형TV와 극장 수익을 만화하기 어렵다는 것이 월가의 분석입니다.

엇갈리는 시가총액

넷플릭스의 주식 가치는 지년 5년 동안 83% 상승했습니다.시가총액은 2.5배 증가하여 2,955 달러입니다. 디즈니의 주식가치는 5년 동안 31% 하락했습니다. 시총은 넷플릭스에 못미쳐 1,769억 달러 수준입니다.

WBD는 2022년 합병 이후 주가가 무려 70% 하락했습니다. 컴캐스트의 주가도 5년 동안 15% 하락 했습니다. 그마나 초고속 인터넷 등 네트워크 사업의 수익력 때문에 디즈니보다 하락폭이 작습니다.

파라마운트는 78%의 가치를 5년 동안 잃었습니다. (미국의 WBD 기업 구조와 유사한 한국의 CJ ENM을 보니 지난 5년간 55% 하락했군요)

5년 동안의 성적표는 넷플릭스의 ‘승리’로 귀결되었습니다.

레거시 미디어의 반격카드

그렇지만 레거시 미디어 진영의 ‘반격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광고 기반 스트리밍 사업을 더 과감하게 펼치기 위한 레거시 진영의 ‘연합’이 남아 있습니다.

2위 케이블TV 플랫폼인 차터 커뮤니케이션즈의 스펙트럼TV와의 ‘케이블TV-스트리밍 번들’ 과 디즈니-WBD의 번들, 스포츠 대연합 venu 의 출범 등이 그 일환입니다.

파라마운트글로벌를 인수한 스카이댄스는 파라마운트+를 경쟁 OTT들과 통합시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지난 5년은 자신들의 OTT 플랫폼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면 앞으로의 5년은 제휴와 통합만이 살길 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레거시 미디어의 광고 시장을 통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휴를 통해 시청자를 묶어 두고, 인수 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움으로써 아직 광고 시장에 초보자인 넷플릭스를 견제할 수 있습니다.

제휴와 통합이 미디어 기업들의 위기를 구할 해법입니다. 한국은 다를까요?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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