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애니메이션 OTT <크런치롤> 에서 배울점

소니의 애니메이션 OTT <크런치롤> 에서 배울점

Jeremy
Jeremy

최근 몇년간 애니메이션 장르의 수요는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Parrot Analytics의 데이터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동안 118% 수요 증가를 보였습니다.

출처 : parrotanalytics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들도 애니메이션 장르에 투자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애니메이션 장르를 이끌고 있는 OTT는 따로 있습니다.

전세계 1억2천만명의 등록 가입자와 유료 구독자 1천만명을 보유한 애니메이션 OTT인 <Crunchyroll>입니다. 이 서비스는 소니의 소유입니다.

불법다운로드 서비스였던 '크런치롤'

아이러니하게도 크런치롤은 원래 2006년 이용자들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업로드 하는 불법 다운로드 서비스로 시작되었습니다. 2008년 투자를 받고 2009년 합법적 서비스로 변신합니다. 그 뒤 AT&T의 서비스로 귀속되었는데 2021년 소니가 11억 7천5백만 달러에 인수 합니다.

당시 소니는 2위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인 Funimation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반독점 이슈가 제기되었지만 합병은 승인되었습니다.

2021년 인수 당시 비교표

2021년 소니의 품으로!

2022년 3월 52개국에서 서비스 중인 Funimation와 크런치롤의 통합 작업도 개시되었고 Funimation 의 인기 콘텐츠 및 오리지널들이 대거 <크런치롤>로 편성되기 시작했습니다.

크런치롤은 무료 이용자의 광고 시청 그리고 유료 구독 모델들을 적용해서 스트리밍 수익을 창출합니다. 1억명 이상의 이용자와 10% 이하의 유료 구독자 수는 애니메이션 장르의 직접 지불의향이 높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크런치롤은 4만편 이상의 자막 및 더빙 에피소드를 제공하고 Funimation 에 독점 제공 중이던 드래곤볼 500개 이상의 에피소드를 이전 받았습니다.

크런치롤의 인기 애니메이션은 나루토, 진격의 거인, 카우보이비밥, 드래곤볼 등 한국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품들입니다.

크런치롤은 애니메이션만으로 특화된 스트리밍 서비스로서 어떻게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지 몇가지 시사점이 있습니다.

#1 애니메이션 전문성

소니의 크런치롤은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의 장르 특성과 전문성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시청자들은 단일한 세그먼트가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알고 있습니다.

크런치롤의 타겟층은 35세 미만이 대부분이며 평균 연령은 18세~24세 입니다. 200개 이상의 국가에서 이용이 가능한데 미국의 사용자는 4,500만 정도이고 모바일 기기의 이용량이 52%를 차지합니다.

소니가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Aniplex를 소유하는 등 제작과 유통을 모두 거느린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최 강국 일본 기업 이라는 점도 이 사업에 큰 잇점 입니다.

#2 팬 커뮤니티 구축

크런치롤의 유료 구독 상품들의 명칭은 “~Fan” 입니다. 단순히 애니메이션을 시청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콘텐츠와 시청자를 연결하는 커뮤니티 를 지향합니다.

크런치롤 요금제의 명칭

미국, 호주등 전세계 각지에서 개최되는 <크런치롤 엑스포>는 대표적인 애니메이션과 팬을 연결하는 대중적 행사이고 크런치롤의 충성도를 유지하는 마케팅 수단이기도 합니다.

#3 커머스 사업 확대

이를 기반으로 애니메이션 파생 수집품, 각종 상품들을 판매하는 커머스 사업을 연계합니다.

2022년 8월 크런치롤은 애니메이션 상품몰인 <Right Stuf>를 인수 하고 만화, 홈비디오, 피규어, 게임, 음악 등 애니메이션 파생 콘텐츠를 판매하는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인수 직후 <Right Stuf>에서 성인용 상품 판매를 종료하여 일부 팬들로 부터 비판을 받았습니다. 성인 콘텐츠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소니의 고민이 엿보입니다.

#4 소니의 플라이휠

소니는 뮤직, 영화,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분야의 다양한 장르의 제작 및 배급, 유통을 사업으로 거느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니는 영화 등 주류 영역의 스트리밍 사업을 직접 펼치지 않고 넷플릭스 등 독점 계약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무기 딜러' 전략을 스튜디오 중에서는 가장 먼저 결정한바 있습니다.

그런데 틈생 장르인 애니메이션에는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죠.

소니는 Funimation과 크런치롤을 통합시키고 애니메이션의 야망과 소니의 게임 사업등을 연계하고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제작 등을 통해 확보한 IP를 영화로 확장할 수도 있는 소니의 플라이휠을 만들기 위해 시동을 걸었습니다. 출발은 애니메이션 이지만 결론은 ‘미디어 제국’ 일까요?

소니의 크런치롤은 플랫폼 사업 이외에도 북미 지역의 애니메이션 극장 배급 사업도 펼치고 있습니다. 북미 지역 역대 최고 수익을 올린 상위 20개 타이틀 중 10개를 크런치롤이 담당했습니다.

한국에서 400만 극장 관객을 목전에 두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글로벌 배급 (아시아 제외) 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5 일본 애니메이션의 글로벌 첨병

일본의 애니메이션 장르가 소니의 파이프라인을 타고 글로벌로 더 넓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크런치롤의 자체 조사에 의하면 전세계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한편 이상 시청한 유저는 3억명 이라고 정의하는데 이 숫자는 2020년 대비 2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2020년 경 일본 애니메이션 협회의 발표에 의하면 일본 애니메이션의 글로벌 시장(115억 달러)이 일본 내수 시장(110억달러)을 넘어섰습니다.  3년뒤인 지금 이 수치는 더 크게 벌어지고 있겠죠.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2020년 226억 달러에서2030년 483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여 연평균 7.9% 성장세를 보일것으로 예측 합니다.

일본 기업이 만든 애니메이션 플랫폼 '크런치롤'이 일본 애니메이션의 글로벌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넷플릭스, 디즈니도 동참한 애니메이션 장르

애니메이션은 모든 가족을 대상으로 하기도 하고, 미취약 아동만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며 18~34세의 매우 매니아적 고객들도 불러내는 매우 특별한 장르입니다.

크런치롤은 자신들만의 애니메이션 세그먼트를 정의하고 OTT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HBO MAX 등도 가족, 미취학 어린이, 그리고 성인용 애니메이션에 두루 투자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디즈니는 2022년 11월 일본의 애니메이션 퍼블리싱 회사인 kodansha 와 오리지널 계약을 체결했고, 넷플릭스도 NipponTV 와 비독점 계약을 체결하여 일본 애니메이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2022년 1월에는 AMC네트워크는 후발 애니메이션 OTT인 HIDIVE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TOP 랭커들과 경쟁하는 크런치롤은 애니메이션을 글로벌 대중적 장르로 끌어올릴 수 있을까요?

크런치롤은 특정 장르만으로 OTT 플랫폼이 생존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드문 사례입니다. 시장은 글로벌, 수직계열화된 제작과 유통 역량, 콘텐츠와 팬층을 연결하는 커뮤니티형 서비스 및 수익 모델 그리고 무엇보다 애니메이션 전문성이 결합된 리더쉽이 성공 기반입니다.

💡
일본의 애니메이션 장르가 내수 시장의 수요를 기반으로 글로벌OTT를 통해 유통 수익을 확보하고 소니 처럼 자국 기업이 만든 OTT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도 합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처럼 한국의 드라마는 이런 투트랙 전략을 펼칠 수는 없는 것일까요? 매우 아쉬운 대목입니다

jeremy797@gmail.com

ps :

국내에도 애니메이션에 특화된 스트리밍 서비스인 ‘라프텔’이 있습니다. 일본 및 한국 애니메이션 및 웹툰등을 제공하고 국내 애니메이션 채널들이 TV에 일본 애니메이션을 유통한 뒤 라프텔을 통해 서비스 하고 있습니다. 유료구독자도 수십만명을 확보했고 2019년 리디북스에 인수되었지만 확실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만을 대상으로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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