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결제의 53%는 남의 플랫폼

OTT 결제의 53%는 남의 플랫폼

Jeremy
Jeremy

우리는 보고싶은 콘텐츠가 너무 많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OTT가 다양해지면서 시청자들이 가입과 탈퇴를 반복하고 여러 OTT들을 번갈아 이용하는 ‘사이클링 유저’도 늘고 있습니다.

이런 궁금증이 생깁니다. 유저들은 어디에서 OTT 서비스를 가입하는 걸까? 물론 서비스의 웹 사이트나 특정 앱을 열고 가입한다고 생각하시겠죠?

OTT 결제 절반은 외부 플랫폼

흥미롭게도 최근 미국의 조사회사 Antenna의 분석에 의하면 53%의 유저가 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애플, 아마존, 로쿠 등 어그리게이터 (aggregator)를 통해 결제(billing relationship) 가 발생한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물론 이 데이터 년도별로 총 증가한 신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한 미국 대상의 분석입니다.)

이 수치에는 스마트TV, MVPD, 통신회사들의 가입자는 제외되었습니다. 이 분야까지 포함되면 53%는 더 늘어나겠죠.

외부 플랫폼 중에서는 애플, 아마존, 로쿠 순으로 높게 나타납니다. 특이하는 것은 직접 결제하는 서비스에 디즈니+ 가 가장 높습니다.

절반이 넘는 가입자가 직접 자기 서비스에서  결제 하지 않고 외부 유통점을 통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수치입니다.

어그리게이터의 커지는 영향력

외부 플랫폼을 통해 가입자가 유치되었을때 OTT들은 결제 수수료 또는 마케팅 비용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직접 고객을 연결하는 Direct-to-Consumer’ 의 의미가 퇴색됩니다.

특히 애플 등 앱스토어를 통해 결제 될때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유저가 늘면 사업자도 고객도 손해이지만 꾸준히 앱스토어의 영향력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 정도로 유통 플랫폼들의 힘이 커지고 있는 것은 미국의 OTT 산업의 경쟁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방송 채널과 케이블 또는 IPTV플랫폼들간의 거래 관계와도 유사합니다.

신규 OTT들은 유통 플랫폼의 입점 없이 안정적인 가입자 확보가 어렵습니다. OTT 경쟁의 가입자 확보와 수익성에 ‘어그리게이터’과의 관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만 서비스 중인 유투브TV는 오랜기간 애플 앱스토어에 앱을 올리지 않고, 아마존의 채널 스토어에서 HBO MAX가 2년간이나 삭제 되었던 적도 있습니다. 로쿠는 일방적으로 유투브TV를 자사의 앱스토어에서 제거하여 고객들로 부터 비난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원인은 OTT 다양성

이렇게 외부 플랫폼의 힘이 커지는 것은 ‘OTT 다양성’ 때문입니다. 고객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단 하나의 루트를 통해서 모든 OTT를 이용하고 싶어합니다.

이전 조사결과를 종합해보면, OTT 고객들의 72%는 보고싶은 콘텐츠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55%는 선택할 수 있는 영상의 숫자가 너무 많아 고민을 겪습니다. 아울러 68%는 원하는 콘텐츠를 찾기 위해 외부 검색 엔진을 이용한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트리밍 이용자들의 86% 는 모든 OTT 구독과 비용을 한군데 청구서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단일 플랫폼을 희망합니다.

OTT 경쟁의 승자는?

이런 소비자들의 반응 때문에 애플TV, 아마존, 로쿠, 스마트TV의 힘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콘텐츠의 과잉, 통합 결제 등에 대한 고객들의 욕구를 반영하여 어그리게이터들은 큐레이션과 검색에 더 집중합니다.

특히 경기불황이 지속되어 지불 의향이 점점 낮아지면서 무료 OTT들에 대한 접근이 가능한 어그리게이터들의 ‘홈 화면’의 접근이 늘고 있습니다. 당연히 어그리게이터들의 FAST, AVOD 등의 이용이 늘게 되고 넷플릭스 등 SVOD들과의 시간 경쟁은 치열해집니다.

OTT 경쟁에 승자는 누구 입니까? 이는 마치 콘텐츠과 플랫폼 중에 누가 ‘왕’ 인가 라고 물었던 과거의 미디어 플랫폼 논쟁을 다시 깨우는 것과 같습니다.

미국과 다른 한국의 IPTV

53%인 미국에 비해 한국은 이 수치가 얼마나 될까요? OTT 산업의 성숙도와 TV 스크린의 이용 수준으로 보면 53% 보다 높지 않을것 같습니다.

다만 미국과 달리 한국은 IPTV 2개 회사가 넷플릭스, 디즈니+ 등 해외 OTT를 모두 제공하여 이들의 집객력이 높고, 티빙은 네이버등과 제휴 하여 포탈의 가입자 접점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중 IPTV는 OTT 이용 시간이 증가하는 만큼 VOD 수익이 감소하여 스스로 자체 플랫폼 사업 모델에 손상을 입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IPTV는 스스로 OTT를 연결하는 통로(gateway)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IPTV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쉬운 리모컨 결제를 늘리면 OTT들에게 수수료 수익을 받고 OTT 이용자들을 IPTV와 초고속인터넷 번들 약정에 오랫동안 묶어둘 수 있겠죠.

이미 미국의 컴캐스트는 이 전략으로 선회한 것인데 한국의 IPTV들도 유사한 전략을 취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다만, 미국과는 달리 IPTV를 지탱하는 가장 고수익 사업은 바로 ‘홈쇼핑 수수료’ 인데요, ‘OTT 연결자’가 되어갈수록 실시간 채널 점유율은 떨어지기 때문에 홈쇼핑 수익에 손상이 갑니다. 진퇴양난 상황이 오게될 수 밖에 없는것이죠.

향후 OTT 산업은 ‘플랫폼(OTT) vs 플랫폼(aggregator)’ 의 경쟁입니다. 누가 왕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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