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만들고, 유튜브는 폐기하는 이유
소비자들이 OTT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보고싶은 콘텐츠’ 입니다. 지난주 분석에서 ‘단 1편의 시리즈’ 때문에 특정 OTT에 가입하는 비율이 64% 인점을 지적했죠.
스트리머들은 자신들의 OTT 서비스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까? 미국도 한국도 OTT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스트리밍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인지도는 매우 높을 것입니다.
OTT 브랜드 충성도의 차이
하지만 OTT 브랜드들의 차이를 고객들이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미국의 조사회사 hub research 가 최근 조사한 “2023 EVOLUTION OF VIDEO BRANDING” 를 볼까요.
이 데이터에 의하면 OTT의 기본적인 인지도는 90% 이상으로 모두 높게 나타납니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해당 OTT의 차이점을 설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넷플릭스가 가장 높은 79%, 애플TV+가 46%로 매우 낮게 나타납니다.
물론 이런 결과는 가입자의 수와 비례할 수 있죠. 애플TV+는 ‘애플”의 모 브랜드(mother brand)가 후광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OTT로서의 정체성을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인지도와 브랜드의 친숙도 또는 충성도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소비자의 인지 수준은 올라가지만 특정 OTT가 무엇을 잘 하고, 무엇이 명확하게 이해하는 소비자들은 적습니다.
시청 환경 개선 노력의 차이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과 플랫폼을 잘 운영하는 것은 매우 다릅니다. 플랫폼 운영은 고객에게 편리한 시청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주느냐의 이슈입니다. OTT의 시청 환경은 화질, 로그인 방법, 결제 유지와 해지 방법, 로딩 속도, N-Screen 접근성 등 매우 다양한 요소들로 이루어집니다.
고객들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브랜드를 기준으로 1위를 추격하는 후발 브랜드를 평가하게 됩니다. OTT를 편리하고 특별하게 시청하기 위한 ‘가치 제안’에서 후발 사업자들은 늘 넷플릭스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차이가 브랜드 충성도르 연결되는 것이죠.
#1 넷플릭스 : 자막 옵션 기능 강화
지난 주 넷플릭스는 새로운 옵션 기능을 일부 국가에 출시하고 곧 글로벌 전체로 확장키로 했습니다. TV 사용자들에게 자막 및 자막의 크기와 스타일들을 사용자가 변경할 수 있는 옵션입니다.
가입자들은 3가지의 크기 (소, 중, 대) 와 기본 흰색 텍스트, 음영 텍스트, 밝은색 (흰색 배경에 검은색 텍스트) 등 4가지의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용자 지정은 웹 버전에서 사용할 수 있던 기능이었는데 업데이트를 통해 스마트TV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용성 개선은 TV 스크린이 N-Screen 중 가장 사용이 많은 단말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입니다. 커넥티드TV, 스마트TV, 게임콘솔 등 TV 화면을 통한 OTT 시청 시간은 2022년 1분기 기준 전 세계 스트리밍의 77%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시각, 청각, 난청 장애인들의 사용성 개선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미국인들의 50%는 대부분의 스트리밍 시청 시간에 자막을 활용하고 특히 Z세대는 더 자주 사용 (70%)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 영어권 콘텐츠가 증가하는 것도 이유입니다.
이런 꾸준한 사용성 개선이 OTT 브랜드의 충성도를 고착화 시키고 추격자들과 차별화 시키게 됩니다.
#2 유투브 : 오버레이 광고 배너 폐기
두번째 사례는 유투브 입니다. 유투브는 최근 자신들의 동영상에 포함되어 고객들에게 노출 하는 ‘오버레이 광고’를 없앨 것이라고 결정 했습니다.
이런 오버레이 광고는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광고 게재 방식 이죠. 이런 구식 광고 부착 방법을 없앤 것은 전체 화면의 시청을 방해하는 배너를 제거하여 ‘시청자 경험을 개선’ 하려는 목적입니다.
물론 그만큼 PC 단말에서 탄생한 오래된 광고 배너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큽니다. 하지만 매출 까지 포기해가면서 광고 배너를 제거하겠다는 결정은 박수칠만 합니다.
2가지의 사례는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사업자들의 고민을 보여줍니다. 소비자들은 이런 작은 변화에 반응하고 이런 사례들이 누적되어 충성도를 만들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국내 토종OTT들이 펼치는 오리지널 경쟁의 노력 만큼 ‘사용성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jeremy797@gmail.com